이강인(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이강인(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11월 명단에 발탁된 대표팀 스트라이커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이강인과 좋은 호흡을 보인 경험이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1월 A매치 일정으로 국내 평가전 두 경기를 치른다.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볼리비아,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차례로 맞대결한다.

이번 11월 명단 중 가장 눈에 띄는 포지션은 공격수다. 오현규가 전문 9번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는 가운데 홍 감독은 1년 8개월 만에 또 다른 스트라이커 조규성을 대표팀에 불러들였다. 오현규는 홍 감독이 지난 2024년 7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꾸준히 발탁된 자원이다. 오현규는 오세훈, 주민규 등과 경쟁에서 소집 때마다 남다른 득점 감각을 뽐내며 우위를 점했고 홍 감독 체제에서 A매치 12경기 6골을 기록했다. 조규성은 첫 발탁이다. 오현규 등장 전 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였던 조규성은 무릎 반월판 부상으로 장기간 대표팀을 떠나있다가 이번 일정을 통해 1년 8개월 만에 복귀했다.

월드컵을 7개월 앞두고 최후의 대표팀 스트라이커 경쟁이 점화됐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대표팀 핵심 자원인 이강인과 좋은 호흡을 펼친 바 있다. 이강인의 정교한 왼발 킥으로 걸출한 득점을 뽑아낸 기억이 있는 오현규와 조규성이다. 과연 이번 11월 A매치에서 이강인의 킥이 어떤 선수의 머리로 향할지 대표팀의 스트라이커 경쟁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강인(왼쪽), 오현규(오른쪽). 서형권 기자
이강인(왼쪽), 오현규(오른쪽). 서형권 기자

먼저 오현규는 최근 들어 2001년생 절친 이강인과 남다른 케미를 선보이고 있다. 오현규는 지난 9월과 10월 일정에서 이강인의 정교한 공간 패스를 받아 골맛을 봤다. 9월 멕시코와 후반전 이강인이 쇄도하는 오현규에게 뒷공간 패스를 보냈고 오현규가 돌파해 귀중한 역전골을 기록했다. 10월 파라과이전에서도 후반 시작과 동시에 사이좋게 교체 투입된 두 선수는 이강인의 공간 패스와 오현규의 마무리로 팀의 두 번째 골을 합작했다.

파라과이전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도 함께한 두 선수다. 오현규는 “(이)강인이하고 눈이 마주치든 안 마주치든 공을 잡는 순간 확신이 있다. 움직임을 가져가면 그쪽으로 공이 오더라”라며 텔레파시 같은 호흡을 이야기했다. 이강인은 “항상 (오)현규가 너무 좋은 움직임을 해 주는 것 같다. 그래서 좋은 패스를 할 수 있었다”라며 오현규의 오프 더 볼 덕분에 좋은 장면이 나왔다며 공을 돌렸다.

조규성(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조규성(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오현규의 경쟁자 조규성도 이강인과 호흡하면 빼놓을 수 없다. 특히 11월 A매치 두 번째 상대인 가나전에서 환상적인 기억을 갖고 있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가나에 2-3으로 패했다. 당시 한국은 전반전 2실점을 내주며 끌려갔는데 후반전 투입된 조규성이 후반 13분과 16분 이강인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받아 헤더를 폭격하며 멀티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강인의 왼발이 누구를 향할지 기대되는 가운데 지난 10일 천안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NFC)에서 진행된 홍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짐작할 때 오현규에게 먼저 향할 가능성이 높다. “조규성 선수는 피지컬적인 측면은 어느 정도는 많이 준비 돼 있다. 다만 경기 감각적으로는 아직 완전하지 않은 것 같다”라며 “이번에 너무 많은 것들을 기대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선수한테 부담이 될 거다. 어느 정도 출전을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조규성 선수한테 이해를 구하겠다”라며 조규성에게 많은 출전 기회는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암시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벤치에서 출발한다면 어느 선수가 먼저 기용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홍명보 감독이 활용 중인 3-4-2-1 전형에서 최전방 1옵션은 단연코 손흥민이다. 주축인 해외파들로 구성된 스리백 전형이 본격 가동된 지난 9월 이후 4경기 중 3경기에서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됐다. 나머지 한 경기는 오현규가 맡았다. 만일 볼리비아전 손흥민이 선발로 나온다면 홍 감독이 후반 교체 카드로 오현규 혹은 조규성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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