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엠블럼. 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축구협회 엠블럼.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공정성을 기하기 위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탁이 불발됐다.

16일 축구협회는 “15일 종로구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관리 위탁신청 검토결과’를 전달받아 내용을 알려드린다”라며 “종로구선관위는 ‘해당 선거를 미수탁한다’라고 전달해왔다”라며 중앙선관위 위탁 선거가 불가능함을 알렸다.

축구협회는 지난 8일 중앙선관위에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 관리를 위탁해줄 수 있는지 검토를 요청했다. 이에 종로구 선관위는 3월 5일 최초로 실시되는 ‘전국동시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 관리 업무를 이유로 선거 미수탁을 공고했다.

축구협회장 선거를 중앙선관위에 위탁하자는 아이디어는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있어왔다. 지난해 12월 허정무 후보와 신문선 후보는 정몽규 후보가 제54대 축구협회장으로서 축구협회와 긴밀하게 연결돼있음을 지적해왔다. 또한 선거운영위원회 구성 후 위원 명단을 제대로 공유하지 않아 불공정 선거 논란이 일었고, 허 후보는 지난달 30일 축구협회장 선거에 대해 선거운영위 불투명성 및 불공정성을 근거로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신청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인용되며 선거가 무기한 연기됐다.

가처분 신청 인용 후 축구협회는 중앙선관위에 선거 위탁을 요청하는 한편 선거운영위가 23일을 선거일로 하는 선거 일정을 공지했다. 허 후보와 신 후보는 이에 불공정성의 근본적 원인을 해소하지 않고 선거를 진행하려 한다며 반발했고, 지난 10일 선거운영위가 총사퇴를 하며 축구협회장 선거는 미궁 속으로 빠졌다.

선거운영위는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이달 내로 선거운영위를 구성해 2월 초 이사회 승인을 받아 재선거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선거운영위 해체로 선거무효가 된 상황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회장선거관리규정 제38조와 제40조에 따라 1월 10일로부터 60일 이내로 치러져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중앙선관위 위탁이 불발되면서 불공정 선거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중앙선관위 위탁 불발은 축구협회의 아쉬운 행정을 또다시 보여줬다. 선거운영위 구성 당시 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 점, 194인 선거인단을 굳이 173명으로만 구성해 논란을 야기한 점, 선거운영위원 구성 당시 축구협회와 연관성을 등한시한 점 등 선거 파행의 책임은 선거에 대해 반발한 후보들이 아닌 선거운영위와 축구협회에 있다. 만약 처음부터 중앙선관위에 위탁을 요청했다면 깔끔하고 공정한 선거에 한 발 다가섰을 텐데, 무리한 행정으로 논란을 자초한 뒤 부랴부랴 공정성을 기하려 하니 모든 일이 어그러지는 것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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