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손흥민의 푸스카스상 기념 가족사진에도 인종에 대한 편견이 담긴 댓글은 빠지지 않았다.

'2020 국제축구연맹(FIFA) 풋볼 어워즈'가 18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FIFA 본부에서 열렸다. 손흥민은 푸스카스상의 최종 후보 3인에 올라 수상자로 선정됐다. 헝가리의 전설적인 공격수 페렌츠 푸스카스의 이름에 따 제정된 이 상은 1년간 열린 모든 축구 경기에서 나온 가장 아름다운 골에 수여된다. 

지난해 12월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번리를 상대로 약 70미터를 홀로 질주한 뒤 득점에 성공했다. 2019-2020시즌 EPL 사무국이 선정한 최고의 골이기도 하다.

토트넘 구단 SNS는 손흥민의 가족 사진을 게재하면서 손흥민(Heung-Min Son)의 부모를 'Heung-Min Mum, Heung-Min Dad'로 표현하는 농담을 했다. 아버지 손웅정 씨의 표정이 굳은 것이 화제를 모았다. '왜 웃지 않는 거야' '리버풀전 패배 때문에 언짢으신 듯'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논란이 불거진 건 상당수 댓글이 인종에 대한 편견을 반영하면서였다. 손웅정 씨의 표정에 대해 "손흥민이 은퇴하고 의사가 되어야 웃을 것," "왜 엔지니어나 의사가 되지 않은거야?" "아직 의사는 못 됐잖아," "아버지는 손흥민이 의사가 되길 바랐을 것" 등의 댓글들이 달렸다. 이 '좋아요' 수백 개가 따랐다.

아시아인은 학업성적을 바탕으로 엔지니어와 의사 등 이과 전문직을 지망한다는 고정관념에 따른 농담이다. 미국 방송사 'NBC'는 지난 2017년 보도를 통해 실제 아시아인의 성적이 좋은 건 사실이지만 고정관념으로 굳어지는 건 문제가 있으며, 실제로 여러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상처가 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 코미디언 크리스 락은 2016년 시상식 진행 도중 아시아계 어린이들을 가리키며 "앞으로 훌륭한 회계사가 될 분들을 소개한다. 내 농담이 불쾌했다면 트위터에 올려라, 물론 스마트폰도 이 아이들이 만들었다"라고 말했다가 비난을 받았다. 

댓글 행태가 국내에 소개된 뒤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스포츠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선수에게 '의사나 했어야지'라는 투의 농담이 달리는 건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다.

사진= 토트넘 인스타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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