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구 조타(리버풀). 게티이미지코리아
디오구 조타(리버풀).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리버풀 주전 자격이 충분한 로테이션 멤버 디오구 조타가 합류하면서 위르겐 클롭 감독의 ‘플랜 B’ 4-2-3-1 포메이션이 완성도를 높였다.

리버풀은 25일(한국시간) 홈 구장 안필드에서 가진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에서 셰필드유나이티드에 2-1 신승을 거뒀다.

리버풀은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그동안 단독 선두를 달리던 에버턴이 6라운드에 시즌 첫 패배를 당한 반면 리버풀이 승리를 거두며 4승 1무 1패로 두 팀의 승점이 같아졌다. 에버턴이 골득실에서 앞서며 1위다. 리버풀은 지난 4라운드 애스턴빌라전에서 5골 차 대패를 당했기 때문에 현재 골득실이 +1에 불과하다.

클롭 감독에게는 로테이션 시스템이 필요했다. 최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리버풀은 22일 아약스 원정에 이어 3일 만에 셰필드전을 치렀다. 다음 경기는 단 3일 뒤인 28일 열리는 미트윌란과의 홈 경기다. 비교적 쉬운 미트윌전에서 주전을 대거 제외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셰필드전에서 클롭 감독은 선수 구성의 변화보다 전술 변화를 택했다. 이번 시즌 영입한 조타를 선발로 기용했다. 기존 스리톱 역시 모두 선발에 포함되면서 공격진이 4명으로 늘었다. 포메이션이 4-3-3에서 4-2-3-1로 바뀌었다. 모하메드 살라가 최전방을 맡고, 2선은 왼쪽부터 사디오 마네, 호베르투 피르미누, 조타로 구성됐다.

최근 당한 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이번 시즌 복귀가 힘들어진 버질 판다이크의 공백은 확연히 눈에 띄었다. 판다이크를 대신한 센터백은 원래 미드필더인 파비뉴였는데, 초반부터 파비뉴의 무리한 태클로 페널티킥을 내줬다. 산더 베르게가 전반 13분 킥을 성공시키면서 셰필드가 앞서갔다.

전반 30분까지는 셰필드가 슛 횟수에서 4회 대 3회로 앞섰다. 유효슛도 셰필드가 2회 대 1회로 더 많았다. 중원 장악력을 낮추고 테크니션을 더 기용한 리버풀은 점유율은 높았으나 공격의 효율이 떨어졌다.

리버풀 공격진의 위력은 전반 41분 동점골 상황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조던 헨더슨의 크로스를 마네가 특유의 낙하지점 포착 능력을 살려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이 슛은 애런 램스데일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피르미누가 흘러나온 공을 밀어 넣었다. 득점력 부족으로 비판 받아 온 피르미누의 시즌 첫 골이다.

후반 16분 살라가 환상적인 동작으로 골을 터뜨린 듯 보였으나 오프사이드로 무효 처리됐다. 살라는 이날 경기 최다인 4회 슛을 시도했고, 골대를 한 번 맞히는 등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으나 간발의 차로 득점은 실패했다.

후반 19분 역전골은 마네의 크로스, 조타의 헤딩을 통해 터졌다. 역시 공격 숫자를 늘린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

조타는 동료 공격진의 부담을 나눠 부담했다. 풀타임을 소화하지 않고 후반 38분 교체됐음에도 불구하고 선발 공격진 중 가장 많은 개인 점유율(3.5%)을 기록했다. 드리블 돌파 성공 3회도 경기 최고였다. 키 패스나 슛 시도는 거의 없었지만 유일한 헤딩슛을 역전골로 완성하며 높은 결정력을 보였다.

경기 후 클롭 감독은 “조타는 누구나 좋아할 만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 사람과는 뭘 하든 쉽다. 선수로서는 빠르고, 신체적으로 강인하고, 제공권도 있다. 우리가 원하는 능력을 정확히 갖고 있다”고 호평했다.

조타 영입을 통해 클롭 감독이 2018-2019시즌부터 구사해 온 ‘플랜 B’ 4-2-3-1 포메이션이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클롭 감독은 활동량과 전방압박에 비중을 둔 4-3-3 포메이션만으로는 한계가 보이자, 약팀 상대로 더 위력적인 지공을 펼칠 수 있는 4-2-3-1 포메이션을 병행했다. 경기 중 교체 없이 포메이션을 바꿀 때면 중앙 미드필더 중 한 명이 공격진에 전진 배치되곤 했다. 처음부터 4-2-3-1로 경기를 시작하면 제르당 샤치리를 오른쪽 윙어로 기용하는 경우가 잦았는데, 팀 플레이가 서툰 샤치리의 성향 때문에 시너지 효과는 나지 않았다. 조타는 샤치리와 달리 팀 플레이를 충실히 하면서 공격숫자를 불려줄 수 있는 선수다.

다만 4-2-3-1 포메이션이 자주 가동되면 그만큼 공격수들의 체력 부담은 커진다. 미나미노 다쿠미가 좀 더 기대에 부응하면서 주전의 출장시간을 가져 갈 필요가 있다. 셰필드전 막판에는 공격자원을 빼고 미드필더 제임스 밀너를 투입하며 4-3-3 포메이션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리버풀의 4-2-3-1 전환은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었다. 티아고 알칸타라와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은 부상으로, 나비 케이타는 컨디션 난조로 빠져 있었던데다 파비뉴가 수비로 내려가 중앙 미드필더 숫자가 부족했다. 앞선 아약스전에서 유망주 커티스 존스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일찍 교체해야 했다. 미트윌란전에서 유망주들이 기용되고 그중 주전 자격을 증명하는 선수가 나타난다면, 클롭 감독의 선수단 운용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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