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리버풀(영국)] 김동환 기자= 리버풀이 ‘숙적’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더비를 앞두고 있다. 두 도시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지만, 위르겐 클롭 감독은 여유가 넘쳤다. 리버풀을 보기 위해 멀리 한국에서 발걸음을 한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과 자부심을 선사했다. 

클롭 감독은 지난 14일 오전(현지시간) 1군 훈련장인 멜우드 트레이닝 그라운드에서 10여명의 한국 팬들을 만났다. 훈련장 견학을 하던 팬들을 발견하고 발걸음을 멈춘 것이다. “Where are you from?(어디서 왔는가)”라는 그의 질문에 “South Korea(한국)!”라는 답변이 나오자 그는 망설임 없이 외쳤다

“Duri Cha, Bumkun Cha!”

클롭 감독의 외침에 한국 팬들은 일제히 탄성을 질렀다. 클롭 감독에게 한국은 ‘차범근과 차두리의 나라’였다. 한국 축구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차범근 전 감독과 차두리 코치 부자는 클롭 감독과 나름의 인연을 맺고 있다. 클롭 감독의 어린 시절 차범근 전 감독의 활약을 지켜보며 자라났다. 차두리는 마인츠 시절 스승과 제자로 만났던 사이다. 당시 차두리는 클롭 감독의 조언으로 수비수로 전향했다. 

여유가 넘친 것은 클롭 감독 뿐만이 아니다. 리버풀 구단도 여유가 넘쳤다. 리버풀은 당시 리그 1위를 지키며 숙적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의  더비를 앞두고 있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지만 리버풀 구단은 한국에서 경기를 보기 위해 멀리 날아간 한국의 ‘축덕원정대’를 훈련장에 깜짝 초청했다. 평소 일반인들의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는 곳이다.

한국 팬들은 그라운드, 실내 훈련장, 1군 식당, 스포츠과학실, 훈련장 기자회견장 등 훈련장 곳곳을 돌아봤다. 당초 견학만 예정되어 있었지만, 조 고메즈, 옥슬레이드 채임벌린, 벤 우드번 등 1군 선수들과 만나는 특별한 시간까지 가졌다. 

클롭 감독은 당시 맨유전 대비 기자회견과 훈련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멀리서 날아온 팬들을 향해 함박웃음을 지으며 일일이 사진을 찍고, 사인을 선사했다. 리버풀 관계자는 “아무리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더라도, 리버풀 구단과 클롭 감독에게는 소중한 팬 한 명, 한 명이 커다란 의미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클롭 감독의 화끈한 팬 서비스를 설명했다.

명장의 여유와 자신감, 팬 서비스는 경기 결과로도 이어졌다. 리버풀은 맨유를 3-1로 꺾고 리그 1위를 지켰다. 22일 울버햄튼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사진, 영상=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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