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뼈대와 선제골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경기였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17일 저녁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말레이시아와 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C조 2차전에서 1-2로 졌다. 전반에만 2골을 내줬고 황의조가 후반에 1골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후반에 아껴뒀던 손흥민까지 투입했으나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1차전에 냈던 선발 선수 11명 가운데 6명을 바꿨다. 골키퍼 송범근을 비롯해 황희찬, 이진현, 김건웅, 김정민, 이시영을 선발로 기용했다. 전술 점검과 함께 체력까지 안배하려고 했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로테이션 규모가 너무 컸고, 전체적인 선수단 집중력도 1차전과는 차이가 있었다.
전반 4분만에 송범근 골키퍼가 공중에서 착지하며 공을 놓쳐 실점했다. 한국은 이내 반격을 시도했으나 말레이시아 수비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이진현, 김정민 등이 내주는 패스는 날카롭지 못했고 황희찬과 황의조도 결정적인 슈팅을 날리지 못했다. 당황한 한국 선수들은 심리적인 안정을 찾은 말레이시아가 펼친 수비를 제대로 허물지 못하고 계속해서 시간만 허비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미드필더였다. 김 감독은 공격진과 수비진은 어느 정도 그대로 유지했으나 미드필더를 거의 모두 교체했다. 김정민과 이진현 그리고 김건웅은 경기를 풀어내기에는 부족했다. 김 감독이 의욕적으로 사용한 양쪽 윙백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바레인 경기 전반전과 말레이시아 전반전은 완전히 달랐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추가골까지 허용했다. 선제골을 넣었던 라시드에게 다시 한 골을 내줬다. 최종 수비 황현수가 라시드 드리블에 무너지며 슈팅을 허용했다. 슈팅은 골대에 맞고 들어갔다.
한국은 후반에 경기를 뒤집기 위해 황인범과 손흥민 그리고 이승모를 차례로 투입했으나 말레이시아 수비진을 격파하지 못했다. 운도 따르지 않았으나 공격을 만드는 작업 자체를 제대로 하지 못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수비진은 서둘지 않고 조직적이지 못한 한국 공격을 막아내면서 버틸 수 있었다.
황의조가 한 골을 만회했으나 패배를 모면할 수는 없었다. 한국은 패배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는 데 만족해야 했다. 전력 차이가 큰 팀을 상대로도 너무 여유를 부리면 질 수 있다는 점, 선제골을 허용하면 뒤집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 수비에서 실수가 나오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게 됐다.
손흥민이 있어도 질 수 있다. 이날 패배는 아쉽지만, 우승으로 가는 길에 맞은 예방주사가 될 수도 있다. 문제점을 고쳐서 키르기스스탄과 3차전에 임해야 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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