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폭 넓게 로테이션을 하며 때이르게 여유를 부린 김학범호가 험한 길로 들어섰다.

 

한국 아시안게임대표팀은 17일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말레이시아와 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조 2차전에서 1-2로 패했다. 김 감독은 1차전에 선발로 나서지 않았던 선수 6명을 투입했으나 전반에만 2골을 내주고 무너졌다. 조별리그에서는 아끼겠다고 공언했던 손흥민까지 투입했으나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김 감독은 “너무 일찍 로테이션을 썼다”라며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한국은 남은 키르기스스탄과 경기에서 이겨도 조 2위밖에 할 수 없다. 자존심이 아닌 일정과 대진이 좀 더 어려워지는 게 문제다. 한국은 조 2위로 16강에 오르면 23일 F조 1위와 붙는데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과 붙을 가능성이 크다. 두 팀은 사실상 21세 이하 대표팀이기에 전력적으로는 크게 인상적이지 않지만 한국이 상대하기 쉽지 않은 특징을 지녔다.

 

더 문제는 8강이다. F조 1위를 이기고 올라가면 우승후보로 꼽히는 우즈베키스탄과 붙을 확률이 크다. 우즈베키스탄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결정지은 나라로 2경기에서 9골을 넣으며 이겼다. 특히 16일에 한 카타르 경기에서는 6-0으로 이겼다. 우즈베키스탄은 자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로 와일드카드도 2명 채웠다. 우즈베키스탄은 빠르고 힘 있는 플레이가 강점이다.

 

토너먼트는 변수가 많다. 아무리 약한 팀과 해도 확실히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상대가 밀집수비로 나오면 부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진을 두고 머리 싸움을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조금이라도 쉬운 상대를 찾기 위해서다. 한국은 말레이시아에 예기치 않게 패하면서 가질 수 있었던 여유를 스스로 없앴다.

 

패배에서 배워야 한다. 한국은 전력으로만 보면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나라 중 가장 좋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만 4명이다. 이는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다. 이런 선수단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1위인 말레이시아에 졌다. 김 감독은 이번 패배를 예방주사로 삼겠다고 했다. 키르기스스탄과 하는 3차전부터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확실하고 경제적으로 승리를 챙기고 16강을 준비해야 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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