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2018 러시아월드컵’ 각국 엔트리가 발표되면서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더 고조되고 있다. 한국의 축구 팬들에게 한국 대표팀 다음으로 관심이 가는 팀은 역시 우승후보들이다. 월드컵 우승 확률 3강으로 지목되는 독일, 브라질, 프랑스 모두 최종 엔트리의 윤곽이 나왔다. 이들 국가들은 저력이 엄청나지만 한편 풀지 못한 숙제가 하나씩 남아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풋볼리스트’가 세 우승후보의 불안요소를 짚어본다.

독일은 간판 골잡이 없이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한 팀이다. 4년 만에 러시아에서 ‘챔피언 방어전’을 갖는 지금, 공격진 상황은 더 나빠졌다.

독일이 발표한 27명 예비 엔트리에서 가장 약해 보이는 진용은 최전방 공격수다. 공격수로 분류된 선수는 티모 베르너, 마르코 로이스, 토마스 뮐러, 마리오 고메스, 닐스 페테르센이다. 이들 중 세계적인 골잡이는 한 명도 없다.

가장 믿을 만한 선수는 ‘2010 남아공월드컵’과 브라질월드컵에서 두 대회 연속 5골을 기록한 뮐러다. 뮐러는 2선에서 경기를 시작해 수시로 최전방을 파고들며 골을 노리는 특이한 스타일의 소유자다. 패스, 드리블 등 2선 공격수에게 필요한 일반적인 능력이 떨어지는 대신 득점 감각이 정상급이다.

뮐러가 지난 2년 동안 그리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다. 뮐러는 2016/2017시즌 독일분데스리가 5골에 그치며 본격적인 프로 데뷔 이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2017/2018시즌에는 분데스리가 8골, 모든 대회 15골로 득점이 늘었지만 여전히 ‘월드클래스’ 득점원이라기엔 부족한 수치다. 독일 대표팀에서도 2017년에 1골, 2018년에 1골 득점에 그치며 최근 득점력 불안을 노출했다.

독일 공격수들은 모두 한 가지씩 부족하다. 주전 기용이 가장 유력한 베르너는 국제 경험이 부족하다. 페테르센도 마찬가지다. 터줏대감 고메스는 월드컵이나 유로 같은 대형 국가대항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로이스는 2선으로 분류하는 게 더 맞는데다 여러 차례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몸 상태가 아쉽다.

독일은 브라질월드컵에서도 특급 원톱 없이 우승했다. 그러나 당시 독일에는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있었다. 클로제는 21세기 독일이 배출한 가장 뛰어난 공격수다. 2014년 이미 노장이었던 클로제는 단 2골 득점에 그쳤지만 2선 자원들의 공격력을 배가시켜주는 특유의 팀 플레이 능력을 발휘했다.

2014년에는 ‘가짜 9번’ 역할이 익숙한 마리오 괴체도 있었다. 괴체는 결승전 결승골을 비롯해 2골을 득점했다. 당시 독일은 뮐러를 중심으로 안드레 쉬얼레(3골), 클로제, 괴체, 수비수 마츠 훔멜스(2골) 등 다양한 선수들이 골을 나눠 넣는 팀이었다. 클로제는 은퇴했고, 괴체는 컨디션 문제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독일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온 메수트 외질은 브라질월드컵 이후 점점 더 기복이 심해졌다.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 율리안 드락슬러, 르로이 자네, 율리안 브란트 등 2선 자원들의 2017/2018시즌 경기력은 최상이 아니었다.

독일은 모든 포지션에 특급 선수를 가진 우승후보다. 그러나 공격진 중 어느 선수도 ‘초특급’은 되지 못했다. 공격을 믿고 맡길 만한 선수가 없다는 건 월드컵에서 큰 단점으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

독일이 잘 풀리지 않는 대회마다 늘 공격수가 말썽이었다. 독일은 유로 2012부터 세계 정상급 전력으로 올라선 팀이다. 그러나 유로 2012와 2016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두 대회의 공통점은 요아힘 뢰브 감독이 고메스를 주전으로 기용했고, 고메스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뢰브 감독은 선수로서 하락세인 고메스를 굳이 러시아월드컵까지 선발했다. 고메스가 마침내 뢰브 감독의 신뢰에 보답하고 독일의 우승을 이끌 수 있다면 그만큼 극적인 드라마도 없겠지만,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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