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허인회 기자= “아들이 아빠 현역으로 복귀하면 위건애슬래틱 가는 거 아니냐고 묻더라고요.”

2018년 수원삼성에서 은퇴식을 가진 조원희는 1년 8개월 만에 현역으로 복귀했다. 지난달 입단테스트를 거쳐 김도균 수원FC 감독 부름을 받았다. 1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입단 과정을 밝혔다. “선수로 다시 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때 김도균 감독님께서 연락을 주셨다. 울산대학교를 상대로 한 연습경기에서 70분가량 뛰었다. 결과를 듣기까지 2~3일 정도 걸렸는데 정말 초조한 시간이었다.”

과거 조원희는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뛸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았다. 2009년 당시 EPL 소속이던 위건애슬래틱에 몸담은 바 있다. 울산현대, 수원삼성 등 K리그부터 오미야 아르디자(일본), 광저우헝다(중국)까지 다양한 무대를 경험한 가운데 위건에서 뛴 경력은 특히 돋보인다. 은퇴 후 유튜브를 시작한 조원희 본인 역시 방송을 통해 ‘위건 시절’을 자주 언급한다.

아들조차 아빠 조원희의 현역 복귀 팀을 위건으로 착각했다. 은퇴 후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 조원희는 “아빠와 함께 있는 걸 좋아하는 첫째 아들은 내가 바빠지니 섭섭한 것 같다. 근데 복귀하는 팀이 위건인 줄 알더라”라고 말해 기자회견장이 웃음바다가 됐다. 이어 조원희는 “수원으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고 나서 아내가 가장 많이 걱정했다. 쉽게 할 수 있는 결정이 아니란 걸 알기 때문이다. 지금은 응원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원희는 지난 1일 ‘하나원큐 K리그2’ 12라운드 안산그리너스전을 통해 감격스러운 복귀전을 치렀다. 주전 라이트백 최종환이 부상을 당해 빠진 자리를 대신해 전반 40분까지 뛰고 교체아웃 됐다. 복귀전은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조원희는 “첫 경기에서 동료 선수들이 나를 많이 도와줬다. 앞으로는 짐을 덜어줘야 한다. 빠른 시일 내에 팀에 녹아들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훈과 번갈아 라이트백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원희가 결심을 굳히도록 응원한 사람 중에는 수원삼성 시절 은사 서정원 감독이 있었다. 조원희는 “처음으로 하는 이야기다”라고 입을 연 뒤 “사실 서정원 감독님 아니었으면 나도 이 자리에 없었다. 현역에 대한 갈망으로 힘들어할 때 서정원 감독님께서 용기를 주셨다. 재능이 많은 선수니까 꿈을 잃지 말라고 조언하셨다. 그때 얘기했던 게 현실로 이뤄져 꿈만 같다.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프로선수는 몸이 생명이다. 몸관리를 위해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아졌다. 그럼에도 조원희는 지금 생활이 매우 행복하다고 말한다. “쓰는 근육이 달라지기 때문에 마그네슘, 크레아틴, 프로틴, 글루타민을 다 섭취해야 된다. 비타민 같은 영양제는 기본이다. 공복에 먹어야 할 영양제도 있다. 일어나자마자 영양제 먼저 먹고 하루를 시작한다. 육류와 탄수화물 양도 다시 늘렸다. 오른쪽 종아리와 아킬레스건 피로를 줄이기 위해 운전도 최대한 피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다시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고 감사하다.”

사진= 수원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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