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레비 전 토트넘홋스퍼 회장. 게티이미지코리아
다니엘 레비 전 토트넘홋스퍼 회장.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토트넘홋스퍼 수뇌부가 최근 현지에서 떠도는 구단 매각설은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8일(한국시간) 토트넘은 공식 성명을 통해 “토트넘 이사회는 최근 언론의 추측을 인지하고 있으며, 최대 주주인 ENIC 그룹이 PCP와 파이어호크 홀딩스를 통해 로저 케네디, 윙페이 등이 이끄는 투자 컨소시엄으로부터 ENIC 지분 전체를 인수하겠다는 관심 표현을 받았다. ENIC 그룹은 이 제안을 명확히 거부했다”라며 “구단 이사회와 ENIC 그룹은 토트넘이 매각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구단 지분 인수를 위한 제안을 수락할 의사가 없다”라고 밝혔다.

토트넘은 최근 다니엘 레비 회장이 물러나며 구단 수뇌부가 전면 개편됐다. 지난 5일 토트넘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레비 회장이 25년 가까이 맡아온 총괄 회장직에서 사임했음을 발표한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 3월 ENIC 그룹을 통해 토트넘에 부임한 피터 채링턴이 비상임 회장으로 올랐고, 실질적인 구단 경영은 아스널 출신으로 지난 4월 선임된 전문 경영인 비나이 벤카테샴 CEO가 맡는다.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 전경. 게티이미지코리아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 전경. 게티이미지코리아

레비 회장의 경질은 ENIC 그룹의 주인 루이스 가문이 토트넘 운영 전면에 등장한 상징적인 사건이기도 하다. 당시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레비 회장 경질은 구단 최대 주주인 루이스 가문에서 내렸다”라며 “루이스 가문은 벤카테샴 CEO, 토마스 프랑크 감독, 채링턴 비상임 회장 체제가 우승 목적을 달성할 적임자들이라 보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기존에는 루이스 가문의 조 루이스 구단주가 토트넘 경영을 레비 회장에게 맡기는 형태로 구단이 운영됐으나, 2022년 자녀 비비안 루이스, 찰리 루이스와 손자사위 닉 부처 등에게 구단 지분과 경영권을 물려주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특히 조 루이스보다 축구에 관심이 많은 걸로 알려진 비비안 루이스가 토트넘 운영에 의욕을 드러내며 구단 행사에 자주 얼굴을 비추는 등 루이스 가문이 토트넘 역사에 전면 등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루이스 가문이 구단 가치가 오른 토트넘을 매각하기 위해 수뇌부를 개편한 것이라는 시선도 있었다. 레비 회장은 2001년 부임 당시 8,000만 파운드(약 1,503억 원)에 불과하던 토트넘의 가치를 2025년 26억 파운드(약 4조 8,859억 원)로 끌어올렸다. 런던 부지에 신구장을 건설해 콘서트, 미식축구 등을 개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지속가능한 경영 환경도 조성했다. 루이스 가문이 토트넘의 고점을 지금이라고 판단하고 구단을 매각한다고 해도 크게 이상한 상황은 아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성명은 루이스 가문이 토트넘을 판매할 생각이 없다는 걸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구단 인수 루머가 짙어지면 구단 운영은 물론 선수단과 경기장 내 성적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 우선은 그 풍파를 피하게 됐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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