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바이어04레버쿠젠은 패배를 잊었다.

15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2023-2024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을 치른 레버쿠젠이 가라바흐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던 레버쿠젠은 1, 2차전 합계 5-4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레버쿠젠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레버쿠젠은 가라바흐와 유로파리그 조별리그에서 맞붙은 바 있는데, 당시 아제르바이잔 원정에서는 1-0 신승을 거뒀지만 레버쿠젠 홈에서는 5-1 대승을 작성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그런 흐름이 되는 듯했다. 레버쿠젠은 지난 16강 1차전 가라바흐와 2-2 무승부를 거뒀다. 서유럽과 상당히 먼 거리에 있는 아제르바이잔 원정이 모든 구단에 껄끄럽다는 점에서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하고도 무승부를 기록한 건 충분히 수용할 만한 결과였다.

제레미 프림퐁(바이어04레버쿠젠). 게티이미지코리아
제레미 프림퐁(바이어04레버쿠젠).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렇기에 레버쿠젠이 2차전에서 고전하는 건 거의 모든 이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레버쿠젠은 지난 경기보다 로테이션을 적게 가동했다. 사실상 로베르트 안드리히가 센터백으로, 요나스 호프만이 미드필더로 나온 걸 제외하면 최상의 전력을 쓴 것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가라바흐에 내내 곤란을 겪었다. 레버쿠젠은 주도권을 잡고 가라바흐를 강하게 밀어붙였으나 가라바흐는 끈질긴 수비와 안드레이 루네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득점하지 못했다. 그 사이 압델라 주비르와 주니뉴에게 연달아 실점하며 1, 2차전 합계 2-4로 끌려갔다. 후반 18분에 상대 수비 1명이 퇴장당하는 행운에도 후반 27분 제레미 프림퐁이 1골 만회하는 데 그치며 후반 45분까지 득점이 나오지 않아 패색이 짙었다.

후반 추가시간 기적이 일어났다. 지난 1차전에서도 극적인 동점골을 안겼던 파트리크 쉬크가 다시 한 번 주인공이 됐다. 후반 추가시간 3분 교체로 나온 알레한드로 그리말도가 왼쪽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수비 사이로 적절한 침투를 가져간 쉬크가 넘어지면서 오른발로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루네프 골키퍼가 팔을 쭉 뻗어봤지만 공을 그대로 골라인을 넘어갔다.

쉬크는 역전골까지 넣어 레버쿠젠에 승리를 안겼다. 후반 추가시간 7분 에세키엘 팔라시오스가 왼쪽 페널티박스 바로 바깥에서 골문 쪽으로 올린 크로스를 쉬크가 수비 뒤로 돌아나간 뒤 헤더로 마무리했다. 이 역시 루네프 골키퍼의 손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고, 쉬크는 득점과 동시에 레버쿠젠 벤치로 달려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이렇게 레버쿠젠은 유로파리그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파트리크 쉬크(바이어04레버쿠젠). 게티이미지코리아
파트리크 쉬크(바이어04레버쿠젠). 게티이미지코리아

레버쿠젠은 극적인 역전승으로 무패행진을 37경기로 늘렸다. 올 시즌 샤비 알론소 감독은 중앙에서의 전개를 중시하는 축구로 윙백 그리말도와 프림퐁의 파괴력을 극대화시켜 독일은 물론 유럽 전역에 돌풍을 몰고 왔다.

핵심 스트라이커였던 빅터 보니페이스의 부상으로 이른 시간 승부를 결정짓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쉬크가 중요할 때마다 골을 넣어주면서 질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이기는 우승팀 같은 면모를 발휘하는 중이다.

사진= 바이어04레버쿠젠 X(구 트위터)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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