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뮐러(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토마스 뮐러(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유럽에서 가장 골을 많이 넣는 공격수와 어시스트가 가장 많은 공격형 미드필더는 가장 중요한 2연전에서 딱 1골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바이에른뮌헨의 탈락을 막지 못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와 토마스 뮐러 이야기다.

13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1-2022 UCL 8강 2차전을 가진 바이에른이 비야레알과 1-1로 비겼다. 합계스코어 1-2로 뒤진 바이에른은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기록상 바이에른이 슛 시도 23회 대 4회로 압도한 것 같지만, 실제 경기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유효 슛은 4회 대 1회로 큰 차이가 없었다. 비야레알 수비가 굴절시킨 슛이 7회로 많은 편이었다. 슛 위치를 기준으로 봐도 절반 넘는 12회가 페널티 지역 밖에서 찼다는 점이 공격의 비효율성을 보여준다.

탈락의 기미는 비야레알과의 2연전을 앞두고 이미 조금씩 보이고 있었다. 먼저 경기력이 저하된 선수는 윙어 르로이 자네였다. 지난 2월부터 두 달 반 동안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경기가 단 2회에 불과했다.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은 시즌 초 왼쪽 측면이나 중앙에서 눈부신 활약을 해준 자네가 슬럼프에 빠지자 오른쪽으로 위치를 옮겨보는 등 여러 수를 강구했지만 허사였다. 자네는 UCL 조별리그에서 무려 6골 6도움을 몰아친 선수였기에 그의 슬럼프는 타격이 컸다.

비슷한 시기 세르주 그나브리 역시 경기력 저하를 겪었다. 두 달 반 동안 그나브리가 공격포인트를 올린 경기는 3회에 그쳤다. 결국 3월 중순부터 주로 교체로 뛰는 신세가 됐다. 그나브리가 지난 3월 프라이부르크 상대로 교체 출장해 오랜만에 1골 1도움 활약을 펼치자, 나겔스만 감독은 바로 이어진 비야레알과의 1차전에 선발로 내보냈다. 실패한 카드였다.

상대를 흔들어 주던 20대 선수들이 킹슬리 코망 외에 일제히 부진에 빠지자, 마무리를 담당해 온 30대 스타들에게도 부진이 전염되고 말았다. 레반도프스키와 뮐러다.

레반도프스키는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32골 1도움, UCL 13골 3도움으로 압도적인 득점 선두를 달려 왔다. 그러나 3월 A매치 일정을 통해 폴란드 대표팀에 다녀온 뒤 가벼운 부상을 안고 무리하게 경기를 소화하면서 최근 보름 동안 유독 부진했다. 하필 이 시기에 비야레알과의 2연전이 껴 있었다. 레반도프스키는 최근 4경기에서 골도 도움도 기록하지 못했는데, 그 전에는 침묵이 2경기를 넘긴 적 없었다.

뮐러는 최근 2시즌 동안 분데스리가 20개 안팎의 도움을 기록하며 세계 최고 어시스트 달인의 면모를 유지해 왔고, 이번 시즌은 이미 7골 16도움으로 초인적인 찬스메이킹 속도를 자랑하고 있었다. UCL에서도 4골 4도움을 기록 중이었다. 그런 뮐러도 비야레알전을 앞둔 시점에서 최근 두 달 반 동안 도움이 1회에 불과할 정도로 위력이 떨어져 있었다.

결국 비야레알과 가진 2차전에서 뮐러의 패스로 레반도프스키가 선제골을 넣으며 콤비의 침묵을 깼다. 하지만 뮐러의 키 패스는 이것 하나뿐이었고, 레반도프스키가 경기 내내 슛을 단 2회 시도했다는 건 평소 파괴력에 미치지 못했다는 뜻이었다.

결국 나겔스만 감독은 16강 때 썼던 필살기를 또 꺼내야 했다. 16강에서도 1차전에서 레드불잘츠부르크와 무승부에 그치자, 2차전에서 극도로 공격적인 3-2-4-1 포메이션을 가동해 7-1 대승을 거둔 바 있다. 이번에도 바이에른은 시작부터 끝까지 비슷한 포메이션을 썼다. 그러나 점유율과 슛 횟수는 압도할 수 있었지만, 컨디션이 떨어진 바이에른 공격진은 지배력을 점수로 바꾸지 못했다. 자네와 코망은 지나치게 측면에만 붙어 있었고 뮐러, 레반도프스키, 자말 무시알라, 공격에 자주 가담한 레온 고레츠카는 그 사이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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