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골키퍼까지 제치고 득점하려던 김도혁에게 송시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제발! 제발!"
하나원큐 K리그1 2020도 이제 끝을 향해 달린다. 파이널라운드에 돌입해 우승 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할 팀도 가려야 한다. 또 하나 관심이 모이는 곳은 순위표 가장 낮은 곳이다. 다음 시즌을 K리그2에서 보내지 않기 위해 '잔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시즌 막판 하위권 구도가 더욱 복잡해진 것은 인천 유나이티드의 약진 때문이다. 인천은 시즌 초반 14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부진에 빠졌다. 하지만 조성환 감독 부임 이후 5승 1무 3패의 호성적을 거두며 반전을 만들었다. 파이널라운드 돌입 뒤 첫 경기인 27일 성남FC 원정에선 6-0 대승을 거뒀다. 김준범이 물꼬를 트는 첫 골을 기록했다. 무고사가 해트트릭으로 맹활약했고, 김도혁도 멀티골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김도혁은 28일 '뽈리TV'의 라이브 프로그램 '크크크'에 출연해 잔류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여전한 긴장감을 내비쳤다.
성남전 승리로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인천은 승점 21점(21득점)으로 부산아이파크와 같지만, 실점이 적어 골 득실에서 앞선 11위다. 6월 7일 이후 처음으로 12위를 벗어났다. 김도혁은 "성남이 실수를 해서 이른 시간 퇴장을 당했다. 운이 좋았다. 방심하긴 이르다. 저희도 대승을 거두긴 했지만 이런 승리를 해본 게 처음이라 좋기보다도 어리둥절한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시즌 1,2호 골을 모두 성남전에서 기록했다. 후반 9분 약 30미터 거리에서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한 골, 그리고 후반 38분엔 침착하게 김영광 골키퍼까지 제친 뒤 빈 골대에 손쉽게 마무리했다. 김도혁은 "울산전에서도 골대를 맞췄다. 부모님께서 머리를 자르면 골이 들어갈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제가 미용실 가서 머리를 잘랐는데 골이 들어갔다. 골 넣자마자 부모님 생각이 났다"며 득점 소감을 밝혔다.
이어 "(득점 장면을) 수없이 돌려봤다. SNS로 너무 많은 분들이 태그를 해주셨다. 올해 처음 있는 일이라서 정말 좋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득점 장면엔 비화가 있었다. 바로 동료 송시우가 김도혁을 애타게 불렀던 것. 김도혁은 "두 번째 골을 넣을 때, 골키퍼를 제치고 골대가 비어 있었다. 옆에 송시우가 있었다. 시우가 '제발, 제발' 했다. 패스를 달라는 거였다. 시우 목소리를 듣고 '진짜 줘야 하나' 흔들리더라. '시우타임' 세리머니를 하면서 손목을 두드리고 싶었던 것 같다. 완벽한 찬스에서도 자기 패스 달라고 하는 걸 보니 골맛이 무서운 거구나 싶더라"며 웃었다.
이날 경기에서 송시우는 도움만 2개를 올렸다. 김도혁이 경기를 마친 뒤 "시우야 확실히 골맛이 좋긴 좋더라"고 말했더니, 송시우도 "어시스트 맛이 나쁘지 않더라"며 받아쳤다고.
강등 경쟁에 대한 단호한 각오도 내비쳤다. 김도혁은 "부주장의 짐이 좀 크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상당히 힘들다. 지금도 시즌이 끝난 게 아니다. 긴장을 늦추지 않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의 변화가 인천 반등의 시작이었다. 김도혁은 조성환 감독의 부임을 중요한 이유로 꼽았다. "확실히 감독님 효과가 큰 것 같다"며 "엄청 강력한 리더십을 구사하고 계신다. 선생님들이 손수 보여주신다. 선수들이 실수를 하면 벌을 받지만, 선생님들 그리고 감독님조차도 페널티를 감수하신다. 3주 전에 식당에서 맞춰 입은 옷을 다르게 입고 오셨다. 저녁에 갑자기 커피 쿠폰이 오더라. 알고 보니 감독님이 커피를 다 보내라고 하셨던 거다. 40명에게 전부 커피를 보냈다. 손수 보여주시니까 저희도 따라가게 된다"고 '솔선수범' 리더십을 칭찬했다.
임대생 아길라르의 합류도 천군만마와 같았다. 김도혁과 어울려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아길라르랑 잘 맞는다. 밸런스를 맞추다 보니까 공격적으로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아길라르가 내려오면 제가 올라가고, 아길라르가 올라가면 제가 내려가고. 그래서 공격적으로 할 수 있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제 인천은 마지막 4경기에서 잔류를 확정해야 한다. 다음 상대는 2연승에 성공한 수원 삼성이다. 김도혁은 "수원도 경기력이 좋고, 지금 상승세를 타는 것 같다. 수원에 이긴 경험이 있다. 경기를 이기려면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수원전 잘 준비하겠다. 홈에서 팬들에게 좋은 결과를 안기고 싶다"며 승리 의지를 다졌다.
최근 몇 시즌 인천은 부진한 전반기를 보낸 뒤 후반기에 살아났다. 올해도 강등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했지만 후반기 귀신처럼 살아났다. 김도혁은 "저희도 현장엔 계시지 않지만 항상 팬들이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 팬들에게 좋은 결과를 안겨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끝까지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저희가 열심히 해서 내년에는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팬들의 응원을 부탁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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