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첼시가 아스널에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프랭크 램파드 감독의 빠른 대처가 경기 흐름을 바꿔놓았다.

29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 경기에서 첼시가 아스널에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아스널 원정에서 값진 승점 3점을 획득한 첼시(승점 35)는 5위 맨체스터유나이티드(승점 31)를 승점 4점차로 따돌렸다.

스리백을 들고 나온 첼시는 전반전 아스널에 주도권을 내주며 고전했다. 전반 13분에는 선취득점을 내주고 말았다. 외질이 찬 코너킥을 체임버스가 헤딩으로 연결했고, 이것을 오바메양이 헤더 골로 마무리하면서 아스널이 먼저 첼시의 골망을 흔든 것이다.

아스널은 최근 첼시를 상대로 한 홈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었을 경우 좀처럼 패하지 않았다. 선제골을 기록한 홈경기에서 11승 4무로 15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왔다. 이른 시간에 나온 오바메양의 선제골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러나 아스널 오랜 기간 깨지지 않았던 ‘선제골 무패’ 공식에도 불구하고, 런던더비의 주인공이 되진 못했다.

램파드 감독의 빠른 대처가 주효했다. 전반 내내 아스널에 점유율을 내준 첼시는 볼 운반에 애를 먹은 까닭에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그러자 램파드 감독이 이른 시간 변화를 꾀했다. 첼시는 전반 34분 만에 에메르송을 빼고 조르지뉴를 투입하면서 중원에 변화를 주는 동시에 4백으로 전환했다.

첼시는 이후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상대 진영으로 볼이 연결되는 횟수도 부쩍 늘었다. 램파드 감독은 후반전에도 교체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갔다. 후반 14분 부진하던 토모리를 빼고 올 시즌 출전 기회가 전무했던 램프테이를 투입하는 과감한 기용을 했고, 후반 25분에는 코바치치를 빼고 오도이를 투입하며 공격 쪽에 무게를 뒀다.

첼시는 후반전 45분간 10회로 슈팅 횟수가 아스널(2회)의 5배에 달했고, 점유율도 64%로 끌어올렸다. 선발 기용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전반전 흐름을 아스널에 내줬다면, 후반전은 적재적소에 변화를 가져간 덕분에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다.

영국 ‘BBC’에서 축구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크리스 서튼도 경기 종료 후 “아르테타 감독의 패배다. 아스널 입장에서는 레노 골키퍼의 치명적 실수가 나왔고, 조르지뉴가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지 않은 사실이 불만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첼시는 무기력한 경기했던 전반전 이후에는 아스널보다 더 날카로웠고, 에너지 넘쳤다. 램파드 감독의 교체카드 경기를 바꿔놓았다”고 평가했다. 

런던 라이벌 아스널에 1959년 12월 이후 60년 만에 홈 4연패를 안긴 첼시, 출발은 불안했지만 실패를 인정하고 빠르게 변화를 준 램파드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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