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레알베티스는 38세 호아킨 산체스에게 여전히 많은 걸 맡긴다. 호아킨은 이번 시즌 단 3골을 넣었지만, 모든 골이 화제를 모을 만했다.

8일(한국시간) 스페인의 세비야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베니토 비야마린에서 ‘2018/2019 스페인코파델레이’ 4강 1차전에서 베티스와 발렌시아가 2-2 무승부를 거뒀다. 베티스가 두 골을 먼저 넣어 앞서갔고, 발렌시아가 후반전에 두 골을 따라잡아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명단에서 제외했다.

호아킨의 골은 ‘진기명기’였다. 후반 9분 호아킨의 오른발 코너킥이 날카롭고 빠르게 휘어지며 발렌시아 골문으로 직접 날아갔다. 하우메 도메네크 골키퍼가 깜짝 놀라 쳐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골라인을 넘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일명 ‘올림픽 골’이라고 부르는 코너킥 득점이다.

오른쪽 윙백 호아킨은 발렌시아의 모든 선수보다 높은 개인 점유율 6.2%와 볼 터치 82회를 기록했다. 드리블 돌파 3회(경기 2위), 동료의 슛으로 이어진 패스 2회(경기 최다), 드리블 성공률 100%, 태클 성공 1회, 가로채기 성공 4회(경기 최다) 등 공수 양면에서 빼어난 기록을 남겼다. 동시에 본인 실책으로 공을 잃어버렸거나 반칙을 저지른 기록은 하나도 없었다. 발렌시아의 왼쪽 미드필더 데니스 체리셰프와 레프트백 호세 가야를 모두 상대하며 만들어낸 기록이었다.

호아킨의 출장 횟수는 많지 않다. 이번 시즌 윙어, 공격수, 윙백 등 다양한 포지션을 오가며 16경기 선발, 8경기 교체 출장을 통해 3골 1도움(모든 대회 합산)을 기록했다. 일단 경기에 나서면 38세 나이가 무색한 활동량과 활약상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호아킨은 중요한 경기에서 인상적인 골을 넣어 왔다. 지난해 9월 열린 ‘안달루시아 더비’에서 베티스가 라이벌 세비야를 1-0으로 꺾을 때 선제결승골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바르셀로나 원정에서 4-3 승리를 거둘 때도 골을 터뜨렸다. 베티스의 시즌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두 경기 모두 호아킨이 주인공이었다. 베티스가 코파 결승에 오른다면 호아킨은 더 빛나는 하이라이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을 상대로 맹활약한 뒤 페널티킥을 놓친 걸로 유명한 호아킨은 2000년부터 베티스에서 활약한 간판 스타다. 발렌시아, 말라가, 피오렌티나를 거쳐 2015년 베티스로 복귀했다. 복귀 당시 은퇴를 준비하는 노장의 행보로 보는 시선도 있었지만 호아킨은 기대 이상의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017/2018시즌에는 라리가에서만 4골 7도움을 기록하며 앞선 여섯 시즌보다 나은 득점 생산력을 보였다. 스페인 일간지 ‘AS’가 선정한 시즌 베스트일레븐에 이름을 올렸다. 복귀 당시 맺었던 3년 계약을 연장했고, 이번 시즌 출장 시간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중요한 시점마다 활약 중이다.

준결승 2차전은 3월 1일 발렌시아의 홈에서 열린다. 다른 준결승 대진에서는 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가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사진= 레알베티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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