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대표팀의 10년 전 간판 멤버들이 모두 은퇴했다. 공격의 중심은 완전히 에딘 제코에게, 미드필드의 중심은 미랄렘 퍄니치에게 이동했다. 제코의 비중이 더욱 높아진 뒤 치르는 첫 경기가 한국전이다.

한국과 보스니아는 6월 1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치른다. 한국이 ‘2018 러시아월드컵’ 참가를 위한 출국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국내 평가전이자 출정식이다. 보스니아는 지난 29일(한국시간) 몬테네그로와 가진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한국에 왔다. 체력 부담이 큰 일정이다. 현재 전주에서 휴식과 컨디션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보스니아는 러시아월드컵 유럽 예선 H조에서 승점 2점이 부족해 조 2위를 놓치고 조 3위로 예선을 마쳤다. 10경기 5득점을 한 제코와 3득점을 한 베다드 이비세비치가 공격의 중심이었다.

이제 이비세비치는 보스니아 라인업에서 볼 수 없게 됐다. 보스니아의 간판 스타이자 독일분데스리가에서 스타로 활약했던 이비세비치, 즈브예즈단 미시모비치, 에미르 스파이치가 모두 은퇴했다. 각각 34세, 36세, 38세 노장이다. 미시모비치와 스파이치는 프로 선수로서도 사실상 은퇴 상태였다. 몬테네그로전은 2010년을 전후해 보스니아의 중심으로 활약했던 노장들을 떠나보내고 새 시대를 맞이하는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세 은퇴 선수 중 이비세비치의 은퇴는 보스니아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걸 의미한다. 이비세비치는 러시아월드컵 예선 과정에서 팀내 출장 시간 7위인 핵심 멤버였다. 이제 제코를 중심으로 새로운 공격 조합을 꾸려야 한다. 제코는 이탈리아세리에A의 AS로마에서 2017/2018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주도한 특급 공격수다.

제코 역시 32세다. 전성기가 얼마나 오래갈지 장담할 수 없다. 제코의 힘이 빠지기 전에 한 번은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이 보스니아 대표팀의 사정이다. 보스니아는 ‘2014 브라질월드컵’ 외에 유로나 월드컵 본선에 참가하지 못한 팀이다.

제코를 지원할 측면 공격의 한 축은 정해졌다. 득점력을 갖춘 윙어 에딘 비스카의 주전 자리가 확고하다. 비스카는 터키수페르리그에서 최근 강팀으로 발돋움한 바샥세히르에서 꾸준히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선수다. 지난 5시즌 중 두 번 정규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고, 2017/2018시즌에도 리그 9골과 UEFA 유로파리그 5골로 뛰어난 득점력을 발휘했다.

제코의 뒤를 잇거나 파트너로 뛸 차세대 공격수는 리야드 바이치가 대기하고 있다. 바이치는 2016/2017시즌 터키에서 시즌 17골을 넣은 뒤 이탈리아 구단 우디네세로 이적했으나, 반년 만에 실패를 인정하고 터키 리그로 돌아왔다. 최근 컨디션은 나빴지만 유럽에서 득점왕 경쟁이 가능한 인재다. 바샥세히르에서 비스카와 함께 뛰고 있다.

미드필드 역시 미랄렘 퍄니치 위주로 재편되는 중이다. 라치오 소속 스타 미드필더 세나드 룰리치가 러시아월드컵 예선을 끝으로 A매치 은퇴를 선언했다. 보스니아는 퍄니치를 중심으로 스탕다르리에주 소속인 고이코 치미로트, 국내파인 엘비스 사리치 등을 기용해 조합을 시험해보는 중이다.

주전 수비수 중 아스널에서 활약 중인 세아드 콜라시나치는 이번 명단에 소집되지 않았다. 대신 에르빈 주카노비치가 몬테네그로전을 걸렀기 때문에 한국을 상대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주카노비치는 원래 보스니아의 핵심 수비수다. 장신과 크로스 능력을 겸비했다. 센터백과 왼쪽 수비수를 모두 맡을 수 있다. 제코, 퍄니치, 주카노비치는 한때 AS로마 동료였으나 현재 퍄니치는 유벤투스, 주카노비치는 제노아로 팀이 바뀌었다.

보스니아의 세대교체는 혹독하다. 월드컵 예선이 끝나고 올해 친선경기를 5차례 치렀는데, 총 1득점 1실점에 그쳤다. 수비력은 뛰어났지만 공격력이 형편없었다. 퍄니치의 프리킥과 제코의 제공권이라는 세계 최고 수준 득점 루트를 보유하고도 뾰족한 수를 내지 못했다.

한국전에서도 보스니아가 경기를 제대로 풀지 못한다면 한국 선수들에겐 수월한 경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퍄니치의 지능적인 빌드업과 제코의 뛰어난 포스트 플레이는 월드컵을 앞두고 경기 감각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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