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승우는 “형들에게 배워 가겠다”는 겸손한 첫마디와 달리 ‘2018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제 발탁 자체가 이슈인 유망주가 아니라 어엿한 팀원으로서 기능을 갖춰야 한다.

이승우는 21일 소집된 한국의 러시아월드컵 1차 엔트리 27명에 포함됐다. 측면 미드필더 혹은 윙어로 분류할 수 있는 선수는 이재성, 이승우, 문선민, 이청용이다. 측면 수비수로 분류돼 있는 김민우, 고요한과 공격수로 분류된 손흥민도 측면에 설 수 있다. 주전 측면 미드필더였던 권창훈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경쟁이 한층 헐거워졌다.

여기에 22일 이근호의 부상 이탈까지 발표됐다. 측면 자원 중 이승우, 문선민은 미드필더보다 공격수에 가깝다. 이들은 권창훈과 이근호의 부상 공백을 메워야 하는 후보들이다.

원래 이청용, 문선민, 이승우 중 한 명만 본선 엔트리에 포함될 거라는 전망이 있었다. 기존 주전 선수들의 부상은 후보급 선수들이 더 많은 활약을 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으로선 이청용, 문선민, 이승우 중 한 명만 탈락하거나 세 명 모두 본선에 갈 가능성이 있다.

신태용 감독은 이근호의 부상에 대한 대안으로 “공격수는 3명(손흥민, 김신욱, 황희찬) 뿐이지만 문선민, 이승우, 구자철이 투톱 형태를 만들 수 있고, 다른 전술을 할 때도 공유할 수 있는 전술을 만들어 놓았다”라고 말했다. 이승우가 이근호의 대안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승우는 21일 소집 당시 한껏 겸손한 태도로 이야기했다. “내가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남은 보스니아전, 온두라스전에서 좋은 활약을 해서 최종 명단에 들고 싶다”고 말한 이승우는 “아직 본선 생각은 없다. 첫날이기도 하고 형들과 아직 어색하다. 운동하고 생활하면서 형들에게 많이 배워 가겠다. 형들에게 많이 배워서 도움이 되고 싶고 성장하고 싶다. 월드컵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월드컵 엔트리를 구성할 때는 23명 모두가 실력순으로 선발되는 게 아니다. 때로는 노장의 노련미, 유망주의 패기를 높이 사 대표로 발탁하는 경우도 있다. 팀 전체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전파하라는 의도에서다. 이승우도 대표팀에 패기를 전해줄 선수 정도로 간주되던 때가 있었다.

이제 이승우는 권창훈, 이근호의 부상을 메우기 위해 꽤 긴 시간 동안 출장할 수도 있는 어엿한 전략 자산이 되어야 한다. 선배들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짐은 곧 이승우에게 중요한 기회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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