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 조기 발표, 기존 공격진은 기대 혹은 긴장

파주NFC에 소집된 김현(제주유나이티드)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참가를 위해 노력 중인 남자축구 대표팀은 아직 소집되지 않은 동료에게 한 자리를 내줬다. 와일드카드 선발을 추진 중인 손흥민(토트넘홋스퍼)이다.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의 선발을 위해 이미 토트넘 측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3월 A매치 기간엔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어느 쪽에도 손흥민을 뽑지 않으며 토트넘 측을 배려하는 제스처를 보였다. 와일드카드 후보를 이례적으로 일찍 발표한 건 본선이 열리는 8월에 손흥민을 차출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 때문이었다.

 

올림픽은 단 18명만 참가하는 대회다. 모든 포지션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신 감독이 공격 2선뿐 아니라 최전방 공격수로도 손흥민을 쓸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에 기존 공격자원들 모두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 21일 경기도 파주의 파주 국가대표축구트레이닝센터(NFC)로 소집된 올림픽대표팀 멤버들의 인터뷰에서도 손흥민이 화두였다.

 

손흥민은 유력한 와일드카드 후보였기 때문에 놀라울 것 없는 이름이다. 조기 발표가 뜻밖일 뿐이다. 공격수 김현(제주유나이티드)은 “다들 예상한 거 아닌가요? 저도 물론 예상하고 있어서”라며 놀랍지 않다고 했다. 문창진(포항스틸러스)은 과거 소집 중 동료들과 와일드카드 선발 선수를 예상해 봤는데 그때도 손흥민이 거론됐다고 했다.

 

공격수들에게 손흥민은 약간 버거운 경쟁 상대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개인 기량뿐 아니라 손흥민과의 시너지 효과까지 신 감독에게 보여줘야 한다. 올림픽팀 공격진 멤버들이 가장 먼저 밝힌 감정은 기대감이다. 김현과 문창진 모두 “손흥민은 같이 뛰어보고 싶던 선배”라고 이야기했다. 문창진은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좋아 잘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조합에 대해서도 이미 구상을 갖고 있었다.

 

박인혁(FSV프랑크푸르트)은 현실적인 태도를 취했다. “손흥민 합류로 내 입지가 축소되는 건 사실이다.” 올림픽 예선을 겸해 지난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 참가하지 못했던 박인혁으로선 다른 선수들보다 본선행 여부가 더 신경 쓰이는 상황이다.

 

박인혁은 “알제리와의 평가전을 통해 내 모습을 어필하면 문제없을 거다. 내 모습을 최대한 보여드리는 데 신경 써야한다”고 했다. 손흥민을 비롯한 다른 공격수들과 차별화된 장점으로 살아남겠다는 생존 전략도 있었다. “그동안 공격수 형들이 안 했다는 건 아니지만 확실한 전방 압박으로 수비를 도와주면 실점을 줄일 수 있다.”

 

골키퍼 김동준(성남FC)은 한 발 떨어진 곳에서 전체적인 구도를 이야기했다. 김동준은 손흥민이 합류해도 주전 경쟁에 영향을 받지 않는 포지션이고, A대표팀에서 함께 훈련한 적도 있다. 내부자이면서도 객관적인 관점에서 와일드카드 조기 발표를 바라볼 수 있는 선수다.

 

“A대표에서 한 번 같이 훈련해 봤다. 워낙 좋은 선수라 팀에 오면 좋은 동기부여가 될 거다. 메달을 따서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동기부여 면에서 플러스 요인이다.” 김동준이 기대하는 ‘손흥민 효과’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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