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문슬기 기자= 손흥민이 '2016 리우 올림픽' 와일드카드로 나선다. 하지만 이번 3월에는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에 모두에 소집되지 않는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축구국가대표팀(A대표팀) 감독과 신태용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2016 리우 올림픽을 5개월 앞둔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와일드카드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와일드카드 3장 중 하나는 손흥민에게 돌아간다.

한국 A대표팀은 오는 24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7차 예선 레바논전을 갖는다. 이어 27일엔 원정 태국 평가전을 치른다. 태국전은 기존 예정돼 있던 월드컵 예선 쿠웨이트전이 취소되면서 대체된 경기다.

두 차례의 A매치를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은 14일 오전 서울시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선수 컨디션 등의 이유로 이제 막 시즌에 돌입하는 K리거들 대신 해외파 선수들이 대거 발탁됐다.

그러나 손흥민(토트넘홋스퍼)의 이름은 없었다. 손흥민은 슈틸리케호의 핵심 자원이다. 2014년 9월 부임한 슈틸리케 감독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아시안컵’, 러시아 월드컵 예선전, 각종 평가전 등에서 손흥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손흥민 역시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호주 아시안컵 8강 우즈베키스탄전과 결승 호주전 등에서 중요한 순간에 골을 넣으며 크게 활약했다. 두 차례의 월드컵 예선 라오스전에선 무려 5골이나 넣으며, 한국이 일찌감치 최종 예선행을 확정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손흥민이 명단에서 제외되자 기자회견의 주된 내용은 손흥민을 발탁하지 않은 데 대한 배경 설명으로 이어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은 올림픽 대표팀에서 와일드카드로 활용될 것”이란 다소 파격적인 답변을 냈다. 리우 올림픽은 오는 8월 초에 개막한다. 아직 5개월이나 남았다. 대게 와일드카드가 대회 개막이 임박한 시점에 공개되는 걸 감안하면 매우 이른 시기의 발표다.

현재 손흥민은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다소 밀렸다. 선발과 교체를 반복하며 입지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4일 새벽(한국 시간)에 열린 가장 최근 ‘2015/2106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경기서는 결장했다. 30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손흥민은 9경기를 선발로, 12경기를 교체로 출전했다. 공격포인트는 2골 1도움이 전부다.

이 때문에 소속팀서의 활약과 최근 컨디션을 중시하는 슈틸리케 감독이 손흥민을 뽑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비슷한 처지의 박주호, 김진수, 이청용 등이 뽑히면서 손흥민의 명단 제외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손흥민을 제외한 이유는 두 가지다. 슈틸리케 감독과 신 감독이 서둘러 발표한 것은 토트넘과 충분한 협력을 하고, 주변 잡음도 없애기 위해서다. 두 감독은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손흥민이 필요하다. 선수 본인도 뛰고 싶다는 의사를 충분히 피력했다. 그러나 손흥민이 23세를 넘어 소속팀에서 의무적으로 보내줄 필요가 없다. 토트넘과 미리 접촉해야 했다”라고 입을 모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좀 더 구체적으로 “토트넘 구단에 3월에 A대표팀에 차출하지 않음으로써 와일드카드로서 올림픽 본선에선 뛸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토트넘은 EPL에서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 팀이다. 게다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도 참가 중이다. 매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만큼 선수 이탈이 치명적일 수 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우리가 먼저 토트넘을 배려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토트넘도 손흥민을 올림픽에 보내는 걸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확언할 수 있는 건 없다. 만약 손흥민이 부상을 당하거나 여타 다른 문제를 안고 있으면 와일드카드를 교체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개월이나 이른 시기에 발표한 건 주변 잡음을 우려해서였다. 신 감독은 “이렇게 오늘 손흥민 제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으면 분명 주변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을 것이다. 다행히 행정적인 절차가 잘 진행되고 있다. 모두가 손흥민 관련 내용을 공개해도 좋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만약 올림픽 대표팀이 본선에서 메달을 따게 되면 선수 개개인의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손흥민은 아직 군복무를 마치지 않았다. 그러나 신 감독은 병역 문제가 손흥민을 와일드카드로 활용하려는 주된 이유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손흥민 개인에게 병역 혜택을 주기 위해 뽑는 건 아니다. 다만 팀의 핵심이 될 와일드카드 선수 3명이 팀에 긍정적 효과를 주고, 이를 통해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면 충분히 고려할 요소다. 손흥민은 한국 최고의 선수다. 우리 팀에 충분히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2 런던 올림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메달 획득을 노리는 한국으로선 손흥민이 필요하다. 신태용호는 지난 1월에 열린 ‘2016 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즈베키스탄(2골), 예멘(5골), 이라크(1골), 요르단(1골), 카타르(3골), 일본(2골) 등을 상대로 14골을 뽑았다. 그러나 본선에서 더 강한 상대를 만날 걸 감안하면 확실한 공격 무기가 필요하다. 신 감독은 "손흥민은 공격 전 지역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그만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7차 예선전 & 친선 태국전(감독: 울리 슈틸리케)
GK(3명): 김승규(빗셀고베), 김진현(세레소오사카),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
수비수(8명): 김진수(호펜하임), 박주호(보루시아도르트문트), 김영권(광저우에버그란데), 곽태휘(알힐랄), 김기희(상하이선화),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장현수(광저우R&F), 오재석(감바오사카)

MF(9명): 한국영(카타르SC), 기성용(스완지시티), 정우영(충칭리판), 고명진(알라이안),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남태희(레퀴야SC), 이청용(크리스털팰리스), 이재성(전북현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FW(3명): 황의조(성남FC), 이졍협(울산현대), 석현준(FC포르투)

대기선수(5명): 권순태(GK, 전북현대), 김창수(DF, 전북현대), 김주영(DF, 상하이상강), 주세종(MF, FC서울), 김신욱(FW, 전북현대)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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