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문슬기 기자= 한국축구국가대표팀(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의 협력 관계가 손흥민(토트넘홋스퍼)의 올림픽 본선 참가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6월에 손흥민이 어느 팀에서 뛸지는 아직 완벽하게 조율되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14일 오전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레바논전과 친선 경기 태국전에 나설 A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레바논전은 오는 24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태국전은 2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을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와일드카드로 손흥민을 쓰기 원했던 올림픽 대표팀에 대한 배려였다. 슈틸리케 감독과 신태용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손흥민을 와일드카드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공언했다. 만 23세가 넘는 손흥민은 올림픽 출전 자격이 없기 때문에 와일드카드(만 24세 이상 선수 3명 포함 가능)로 선발해야 한다.

신 감독과 손흥민 본인은 올림픽 출전을 원하지만 문제는 소속팀 토트넘의 입장이다. 이를 풀기 위해 대한축구협회는 손흥민을 3월 A매치에 부르지 않는 대신 올림픽 기간에 차출하는 방안을 토트넘에 제안했다. 현재 토트넘은 ‘2015/2016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서 우승 경쟁 중이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도 아직 생존해 있다. 한국은 토트넘을 배려한다는 제스처를 취했고 토트넘은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그러나 아직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3월에 A대표팀, 올림픽 대표팀, 토트넘의 이해관계를 조율해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6월은 이야기가 다르다. 이 시기에 A대표팀은 스페인, 체코와 유럽에서 맞붙는다. 월드컵 최종 예선을 앞두고 보다 강한 상대를 만나 전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슈틸리케 감독의 계획이다.

문제는 이 시기에 올림픽 대표팀도 모인다는 것이다. 올림픽 대표팀은 오는 4월 14일 열리는 조 추첨을 통해 본선 상대를 알 수 있다. 실제로 발을 맞추기 시작하는 시기는 5월 말이다. FIFA A매치 기간에 맞춰 소집되기 때문이다. 올림픽 대표팀은 이 기간에 한두 차례 평가전이 포함된 전지 훈련을 진행한다.

월드컵 최종 예선을 앞두고 벌이는 유럽 평가전에선 슈틸리케 감독도 손흥민이 필요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3월 A매치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은 좋은 협력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라면서도 “6월엔 매우 중요한 두 차례의 유럽 평가전을 갖는다. 우린 이 평가전에서 한국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평가하길 원한다. 확실하게 평가하기 위해선 최고 전력을 갖춰야 한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6월 친선전에선 와일드카드로 차출되는 선수들도 다 뛰길 원한다. 최소 첫 경기인 스페인전에선 그래야 한다. 이후 2차전에서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3월은 포기할 수 있지만 적어도 6월 한 경기서는 손흥민을 반드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이다.

신 감독 역시 손흥민을 붙잡고 싶다. 두 감독 사이에 완벽한 조율이 이뤄진 듯 보였던 기자회견에서 미묘하게 원하는 바가 부딪친 대목이다. 신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도 A대표팀의 스케줄을 고려해 유럽 현지 전지훈련과 평가전 등을 생각하곤 있다. 만약 함께 유럽으로 간다면 슈틸리케 감독의 말처럼 1차전엔 와일드카드 선수들이 A대표팀에 합류했다가, 2차전에 올림픽 대표팀으로 복귀하면 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5월 이후 일정이 잡힌 게 없어 이후 상황을 가늠할 수 없다. 다만 올림픽을 앞두고 벌이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A대표팀에서도 양보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충분히 배려해 줄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신 감독은 “손흥민이 공격 전 지역에서 뛸 수 있는 만큼 다양한 활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독일분데스리가와 EPL을 거치며 유럽 빅리그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좌우 윙어와 최전방 공격수를 두루 소화하며 포지션 적응력도 높여 왔다.

관건은 6월이다.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의 협력 관계가 더 잘 이행되기 위해선 6월 스케줄 계획이 맞아야 한다. 두 팀이 모두 유럽에서 전지훈련 및 평가전을 갖는다면 일정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 올림픽 대표팀이 향후 일정을 계획할 때 염두에 두는 부분이다.

# 올림픽 대표팀 향후 일정
- 3월 25, 28일: 친선 알제리전
- 4월 14일: 리우 올림픽 본선 조 추첨
- 5월 말~6월 초: 국내외 전지훈련 및 평가전(미정)에 따른 소집
- 7월 중순: 리우 올림픽 최종 엔트리 발표 및 소집 & 해외로 이동해 적응 훈련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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