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 감독(광주FC). 서형권 기자
이정효 감독(광주FC).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광주FC의 김경민 골키퍼는 동료 수비수와 뒤엉키고 부딪치다가 아쉬움만 남긴 채 일찍 빠져나가야 했다. 여기에 이정효 감독, 조성권의 퇴장까지 광주는 스스로 무너졌다.

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을 치른 전북현대가 광주FC2-1로 승리하며 우승했다. 이날 관중 29,410명은 다시 중립 구장에서 개최하기 시작한 지난해 27,184명보다 소폭 늘어난 숫자다.

광주의 간판 스타이자 베테랑인 김경민은 이날 유독 동료 선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았다. 양팀 응원전이 격렬한 코리아컵 결승전이라 서로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듯 보이기도 했다. 경기 초반 프리드욘슨과 호흡이 맞지 않았는데 이때는 큰 실점 위기로 이어지진 않았다.

결정적인 수비 실책은 첫 실점 상황에서 나왔다. 전반 추가시간 5분 코너킥에 이어 재차 올라온 상황에서 수비수 진시우가 김경민과 부딪쳐 공을 떨어뜨리게 만들었다. 이를 송민규가 밀어주고 이동준이 밀어 넣으면서 골이 터졌다. 광주 선수들끼리 부딪쳤기 때문에 항의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후반전 초반에는 송민규의 돌파를 막던 조성권이 몸을 날려 누워 있던 김경민 골키퍼와 충돌했다. 팀킬이 되어 버렸고, 김경민은 들것에 실려 나갔다. 광주는 부랴부랴 벤치에 있던 노희동을 교체 투입했다. 노희동이 이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김경민의 공백은 다행히 크지 앟았다.

광주는 이변을 노리는 입장이었다. 그런 가운데 자신들의 실수로 실점에 부상이 연이어 나오면서 경기 흐름까지 망가졌다. 전북은 속공 능력이 특히 탁월한 팀이다. 광주가 무리해서 공격에 나서면 배후 공간을 전북이 날카롭게 찔렀다.

광주의 자멸은 실수가 아닌 감정 조절 실패에서 더 뼈아프게 발생했다. 전반 40분 이정효 감독이 퇴장 당하는 변수가 생겼다. 측면으로 나간 공의 소유권에 대한 별로 대단하지 않은 상황으로 보였으나 이미 흥분해 있던 이 감독을 주심에게 달려들며 크게 흥분했고,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로써 앞선 퇴장으로 빠진 거스 포옛 전북 감독에 이어 두 팀 감독이 모두 벤치에 없는 희귀한 사태가 발생했다.

감독 퇴장은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반면 연장전에는 선수 퇴장까지 나왔다. 연장 전반 11분 조성권이 등을 지고 공을 지켰는데, 이승우가 집요하게 따라붙어 견제하자 공이 나간 뒤 짜증을 내며 어깨로 이승우를 강하게 쳤다. 이승우가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이미 경고가 한 장 있덪 조성권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했다.

퇴장 후 전북이 곧바로 공격을 보강했고, 이를 통해 골까지 만들 수 있었다. 상대 선수 이승우까지 퇴장 당했음을 감안하면 광주만 거칠었다고 볼 순 없었다. 그러나 서로 거칠고 감정이 격렬해진 경기에서 더 많은 퇴장이 나오고, 결과적으로 손해를 본 쪽은 광주였다. 이 감독이 아무리 유리한 상황이어도 지능적인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화를 내 온 걸 감안한다면 스스로 손해를 보는 분위기를 만든 건 아쉬웠다.

광주의 경기력은 이 감독이 잘 조련해 온 팀답게 훌륭했다. 리그 최강 전북을 상대로 크게 밀리지 않았고, 밀리다가도 좋은 공격 전개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그래서 자멸이 더 아쉽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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