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환 수원삼성 감독. 김희준 기자
변성환 수원삼성 감독. 김희준 기자

[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변성환 감독은 패배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선수단에 생겼기 때문이다.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 2025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 수원삼성이 제주SK에 0-1로 패했다. 수원은 오는 7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반전을 노려야 한다.

수원이 홈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이날 수원은 김포FC전 가동했던 라인업을 대부분 그대로 들고 나왔다. 몸 상태에 의문이 있던 이규성을 이민혁으로, 박지원 대신 세라핌이 선발로 나선 걸 제외하면 동일했다. 체력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수원은 대부분 시간 제주를 몰아붙였는데 세밀함이 부족해 제대로 된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결국 득점하지 못한 게 패배로 이어졌다. 수원은 후반 20분 김민준 골키퍼가 뛰쳐나와 공을 막아내려다 유인수를 넘어뜨리며 페널티킥을 내줬고, 유리 조나탄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수원은 제주에 헌납한 실점을 끝내 만회하지 못하며 2차전 제주 원정을 앞두고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그럼에도 변 감독은 웃으면서 기자회견장에 들어왔다. 이번 경기 패배는 아쉽지만 선수들의 경기력에서 충분히 희망을 봤기 때문이었다. 변 감독은 K리그1 팀을 상대로도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며 2차전 승리를 다짐했다. 이하 변성환 감독 경기 후 기자회견 전문.

변성환 수원삼성 감독. 서형권 기자
변성환 수원삼성 감독. 서형권 기자

경기 총평

중요한 경기였고 승리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시즌 내내 수원은 경기를 비기거나 이겨도 좋은 경기력으로 이기지 못하면 비난받는 팀이다. 리딩 클럽으로서 많은 팬들이 관심을 가지는 팀이다. 시즌 중에는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팀은 패배했지만 우리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특별한 경기였다. K리그1과 경기를 하면서 패배했지만 인상적인 경기를 했다. 특히 원진이와 민혁이는 창민이와 이탈로 선수를 상대로 중원에 잘 보이지 않았다. 유리 선수의 PK로 득점한 장면 외에는 잘 보이지 않았다. 경기력이나 선수들이 보인 모습은 칭찬받아야 한다. PK를 준 장면에서는 민준의 아쉬운 판단이 있었지만 언제든 나올 수 있는 장면이다. 후반전이 남았다. 원정에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

실점 이후 경기력

실점하는 장면에서 레오 선수가 직접적이진 않지만 부담을 느꼈던 것 같다. 그 장면 이후에 민준이의 판단이 아쉬워서 PK까지 이어졌다. 실점을 하다보니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급해지지 않았나 싶다. 경기 후 스태프와 짧게 미팅을 진행했고, 라커룸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2차전 후회 없이 부딪혀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간절함, 피지컬, 응집력, 집중력 중 아쉬웠던 부분

체력적인 부분, 간절함, 응집력은 절대적으로 좋았다. 그런데 집중력에서 상황 판단이 좋지 않아서 PK로 이어졌다. 한 장면을 빼고는 상대에게 위협적인 장면을 줬나 싶다. 벤치에서 봤을 때는 상대가 잘하는 걸 잘 막으려고 준비했다. 축구는 이기기 위해 득점해야 한다. 득점하지 못해 많이 아쉽다. 다른 부분들은 경쟁할 만하다 느꼈다. 가장 아쉬운 건 무득점으로 끝난 것이다. 2차전에는 득점해야만 기회를 만들 수 있고, 승리할 수 있다. 기조를 잘 이어가면서 득점하는 데 더 집중할 생각이다.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자기들끼리 좋은 대화를 주고받았다. 결과는 아쉽지만 선수들이 해볼 만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그 점은 긍정적이다.

수원삼성. 서형권 기자
수원삼성. 서형권 기자

세트피스 플레이 보완

나도 끝나고 스태프들과 그 부분을 얘기했다. 제주 선수들이 높이가 좋다. 어디를 어떻게 공략할지 새로운 패턴도 준비했는데, 웜업 끝나고 난 다음에 얘기하길 날씨가 춥고 공이 딱딱해서 우리가 준비한 것보다 공이 날아가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경기 들어가기 전에 기존 스타팅포인트보다 한두 발 앞에서 당겨서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실제 경기장에서는 우왕좌왕하고, 잘 안 들리다 보니 기존 스타팅포인트에서 플레이했다. 그 부분은 끝나고 얘기했다. 디테일하게 접근해야 할 것 같다.

제주의 노련한 경기 운영 공략법

밸런스를 깨면서 무리하게 공격을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좋은 팀이고 좋은 선수를 보유한 상대 홈에서 경기를 한다. 0-1로 지고 가기 떄문에 의욕만 가지고 득점할 수 없다. 90분 동안 차분하게 경기할 생각이고, 연장도 대비해야 한다. 다양하게 준비할 거다. 득점해서 1-0으로 가도 후반에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겠다. 나중에 승부를 볼 때가 있을 거다. 그때는 밸런스를 깨뜨리더라도 공격에 힘을 실을 거다.

팬들에게 한 마디

오늘 이 추운 날씨에 평일임에도 리그에서 가장 많은 관중이 들어오지 않았나 싶다. 시작하기 전에 우리 직원에게 들었을 때는 그랬다. 수원 팬들과 서포터즈는 대단하다. 경기 시작 전에 봤을 때 우리 팀만 가능하구나, 우리 팀만 할 수 있구나. 특별함을 보여주셨다. 승리로 보답하지 못한 게 제일 아쉽다. 2차전은 영끌해서 우리가 경기에 집중해서 승리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나 싶다. 팬들에게는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감사함을 갖고 있다.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크고, 이기지 못해 죄송하다. 2차전은 구단 30주년에 맞춰서 승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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