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남자 축구대표팀 임시감독. 서형권 기자
황선홍 남자 축구대표팀 임시감독.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대한민국은 전반전뿐 아니라 후반전에도 긴 예열이 필요하다는 큰 약점이 생겼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때 시작된 약점이 황선홍 임시감독 아래서도 그대로였다. 태국을 상대하는 이번 경기에서 이 버릇을 버리지 못하면 위험하다.

한국은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부진한 경기력과 온갖 논란을 낳은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고 황 감독의 지휘 아래 3월 2연전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은 1-1 무승부에 그쳤다. 26일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4차전은 승리가 필요하다.

한국은 아시안컵때부터 생긴 나쁜 습관을 지난 태국전에서도 버리지 못했다. 긴 탐색전이다.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이긴 경기조차 킥오프 직후부터 경기를 장악하지 못하고 20~30분 정도 탐색전을 가진 뒤에야 제 실력을 발휘했다. 더 큰 문제는 그 다음이다. 전반전을 치르면서 경기감각을 끌어올리고 주도권을 잡아도,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상대가 승부수를 던지면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휘둘리는 경우가 잦았다.

특히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리셋'되는 패턴이 큰 약점이었다. 한국은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부터 태국전까지 6경기 동안 정규시간 승리가 한 번도 없었다(연장전 포함 1승 4무 1패). 이 6경기 동안 총 실점이 11실점인데, 그 중 후반전 1~16분 사이에 내준 실점이 5실점이나 됐다. 거의 절반이었다. 심지어 아시안컵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은 후반전 37초만에 실점하기도 했다. 한국의 아시안컵 마지막 경기였던 요르단전은 후반 8분 실점을 시작으로 무너졌다.

태국전도 마찬가지였다. 킥오프 후 한동안 태국의 압박에 휘둘리던 한국은 갈수록 진형이 정돈되면서 주도권을 잡았고, 전반 42분 손흥민의 선제골을 만들 때까지는 순조로웠다. 이 주도권을 후반전이 끝날 때까지 잘 유지했다면 안정적으로 승리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런데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다시 경기운영이 헝클어지더니 후반 16분 수파낫 무에안타에게 골을 내줬다. 후반의 2차 예열을 마친 뒤 다시 상대를 밀어붙였지만, 결국 결승골을 넣지 못해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한국이 하프타임 직후 수싸움에 약하다는 건 만천하에 드러난 약점이 되고 말았다. 지난 태국의 득점자 무에안타는 후반 13분 교체투입되고 단 3분 만에 골을 넣었다. 태국은 의도적으로 한국이 약한 타이밍을 공략했다.

황인범(남자 축구 대표팀). 서형권 기자
황인범(남자 축구 대표팀). 서형권 기자
이강인. 서형권 기자
이강인. 서형권 기자
이재성(오른쪽). 서형권 기자
이재성(오른쪽). 서형권 기자

 

강팀 중 전반과 후반에 각각 20분 가까운 예열이 필요하고, 그래서 경기 절반 가까운 시간 동안 제실력을 내지 못하는 팀은 없다. 경기 전부터 그날의 콘셉트와 경기모델을 정리하고, 킥오프 하자마자 계획대로 운영할 수 있어야 빈틈이 메워진다. 최근 한국이 가장 강팀답지 못한 시간은 전후반 시작 직후다.

태국 입장에서는 원정에서도 성공한 승부수를 홈에서 쓰지 않을 리 없다. 후반전 시작 후 약 15분 동안 승부를 걸어 올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이 시간 동안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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