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호(스토크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배준호(스토크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스토크시티의 배준호가 최근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국가대표 소집 여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1세 나이를 고려한다면 원래 올림픽 대표팀에 부르는 게 최선이지만, 팀내 핵심으로 자리잡은 점이 오히려 황선홍 감독에게는 선택의 폭을 좁힌다.

배준호는 대전하나시티즌을 떠나 이번 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의 스토크로 이적했다. 시즌 초에는 주로 교체멤버에 가까웠지만 최근 붙박이 주전으로 입지가 더 커졌다. 현재 팀내 모든 선수 중 리그 출장시간 7위로 확고한 주전에 가깝다. 여기에 2월 25일(이하 한국시간), 3월 3일 두 경기에서 연속골을 터뜨리며 화제를 모았다.

3월 A대표 임시감독과 본업인 올림픽대표 감독직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황 감독은 두 팀에 선수를 나눠 뽑아야 한다. 3월 21일과 26일 A대표팀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태국과 2연전을 갖는다. 올림픽대표팀은 18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에 참가한 뒤, 4월 초 다시 소집해 카타르 도하에서 올림픽 예선을 겸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 나간다. 두 팀 모두 11일 명단이 발표된다.

21세 배준호는 올림픽 본선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높은 대표적인 선수다. 이번 U23 챔피언십은 예선이라고 우습게 볼 수 없다. 황 감독이 A대표팀을 오가느라 준비에 전념하기 힘든데다, 한국은 일본 중국 아랍에미리트(UAE)와 ‘죽음의 조’에 걸렸다. 여기에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치른 주축 세대가 24, 25세가 되어 대거 이탈했기 때문에 U23 팀의 세대교체까지 동시에 진행 중이다.

가능하면 올림픽 본선에 소집할 선수들을 최대한 예선부터 뽑아 써야 한다. 그래야 본선행 가능성도 극대화하고, 나아가 조금이라도 발을 맞추면서 본선 준비를 겸할 수 있다. 국내파 선수들의 차출은 쉽지만 문제는 요즘 부쩍 늘어난 U23 해외파 선수들이다. 의무차출 대회가 아니라서 소속팀의 협조가 필요하다.

이 점에서 배준호의 최근 상황을 보면 3월 올림픽대표팀에 뽑기 어렵다. 일단 소속팀 스코트가 챔피언십 24팀 중 22위로 떨어져 잔류 전쟁 중이다. 그리고 배준호는 붙박이 주전을자리매김 했다. 소속팀 발등에 불이 떨어진데다 팀내 입지까지 확대됐다.

원래 황 감독은 옴림픽대표 선수 차출을 위해 유럽 구단들과 소통하며 발로 뛰었다. 스토크도 방문한 적이 있다. 구단은 선수의 올림픽 참가가 장기적으로 가치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납득하고 차출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공감대까지 형성한 상태였다. 그러나 지금은 배준호를 예선에 보내줄 경우 팀이 3부로 떨어질 수도 있는 위기상황이다.

만약 스토크가 올림픽대표 차출을 거부한다면, 황 감독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A대표팀 차출이다. A대표팀에서 부상으로 이탈한 황희찬의 자리를 메우면서, 비록 팀은 다르지만 황 감독과도 가까이에서 교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는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스토크에 남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면 차출하지 않는 것이다.

배준호(스토크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배준호(스토크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배준호(남자 U20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배준호(남자 U20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배준호뿐 아니라 파르티잔베오그라드의 23세 고영준, 베헨비스바덴(바이에른뮌헨에서 임대)의 21세 이현주 등이 모두 유럽 소속팀에서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파 차출은 대부분 어렵기 때문에 황 감독은 이들 없이 올림픽 예선을 뚫어야 하고, 이들 중 일부는 A대표팀에서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해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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