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다이어(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에릭 다이어(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에릭 다이어가 불필요한 ‘그라운드의 사령관’ 노릇을 버리고 수비에 더 집중하면서 경기력이 개선됐다.

6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3-2024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에서 바이에른이 라치오에 3-0으로 승리했다. 앞선 1차전에서 0-1로 패배했던 바이에른이 두 경기 합산 3-1로 8강에 올랐다. 8강 상대는 8일 추첨을 통해 결정된다.

전반기 토트넘홋스퍼 후보 선수였던 다이어는 1월 이적시장을 통해 센터백 충원이 급했던 바이에른으로 팀을 옮겼는데, 이후 기대 이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중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7경기 중 5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라치오전을 통해 UCL도 맛봤다. 전반기에 혹사에 가까운 일정을 소화했던 김민재는 다이어와 동등한 팀내 입지로 경쟁하는 관계가 됐다.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친 다이어는 이날 정확한 패스 85회, 패스 성공률 96%로 두 부문 모두 두 팀 선발 멤버 통틀어 2위였다.

다만 수비 및 경합 관련 기록은 적었다. 헤딩 경합을 아예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다. 발로 공을 탈취하려는 시도 역시 아예 없었다. 대신 가로채기 2회, 걷어내기 3회를 기록했다.

수비 관련 기록이 대부분 적은 건 파트너였던 마테이스 더리흐트도 마찬가지였다. 더리흐트는 헤딩 경합에서 3회 모두 승리하며 다이어 대신 제공권 싸움을 전담했다는 걸 보여줬다. 공을 빼앗으려는 시도는 다이어와 마찬가지로 아예 없었고, 걷어내기 4회를 기록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발리킥으로 어시스트를 기록해 더리흐트의 평점이 대체로 높았지만 수비 상황에서는 둘 다 한가한 경기였다.

라치오의 공격이 그 정도로 무뎠다. 이번 시즌 라치오는 세리에A 9위까지 떨어졌을 정도로 경기력이 나쁘다. 지난 시즌 2위를 기록한 팀과는 딴판이다. UCL에서 어렵게 16강에 진출하긴 했지만 조별리그에서도 약체 셀틱 원정만 승리했을 뿐 페예노르트, 아틀레티코마드리드 원정은 모두 패배했다. 반면 조별리그 홈 경기는 2승 1무로 괜찮았다. 이처럼 홈 강세와 원정 약세가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라치오의 경기력이 이날도 반복된 셈이다.

다이어의 경기력만 놓고 보면 지난 경기들보다 나았다. 특히 토마스 투헬 감독이 “집중력이 향상됐다”고 팀 전체를 호평했듯, 다이어도 불필요한 행위를 줄이고 수비 자체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동료들을 지휘하려고 이리저리 손짓하다 정작 바로 등 뒤를 비워두는 약점이 이날은 보이지 않았다.

이적 직전 토트넘에서 보여준 부진을 생각한다면, 다이어가 바이에른에서 출장시간을 갖는 것 자체가 의아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빅 클럽으로 이적한 걸 계기로 경기감각과 집중력을 회복한 다이어는 왕년 잉글랜드 대표팀의 주전 미드필더 겸 수비수였던 시절의 준수한 모습으로 돌아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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