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완 천안시티FC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태완 천안시티FC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천안시티FC가 올 시즌 약팀 이미지를 탈피할 실마리를 보였다.

천안이 개막전 승리를 거뒀다. 지난 2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4 1라운드를 치러 부천FC1995에 3-1로 승리했다. 윤재석, 이광진, 파울리뇨가 득점에 성공하며 최재영이 1골을 넣는 데 그친 부천을 제압했다.

천안은 지난 시즌 K리그2에 합류한 신생팀이다. 함께 들어온 동기 충북청주FC가 시즌 막판까지 승격 플레이오프 경쟁을 하는 동안 천안은 줄곧 최하위에 머물렀다. 첫번째 승리도 21경기 만에 할 수 있었다. 최종 성적은 5승 10무 21패. 첫 시즌임을 감안해도 아쉬움이 짙게 남는 성적이었다.

이번 시즌에는 변화를 예고했다. K리그에서 상무팀을 이끌며 전술적 역량을 증명한 김태완 감독이 부임한 걸 시작으로 이웅희, 김대중, 마상훈, 김륜도, 구대영, 이광진 등 K리그에 잔뼈가 굵은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 신형민을 영입해 팀 분위기를 끌어올린 좋은 기억을 되살리는 느낌이었다.

이에 대해 지난달 26일 K리그 2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김 감독은 “작년 천안 경기를 볼 때 경험이 있는 선수가 없다보니 힘들었고, 중간에 신형민이 들어오면서 팀이 안정됐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보강을 많이 했다.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선수 위주로 선발했다”고 후일담을 밝혔다.

김태완 감독(왼쪽), 이웅희(이상 천안시티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태완 감독(왼쪽), 이웅희(이상 천안시티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중에서도 이웅희에 대한 신뢰가 두터웠다. 김 감독은 “이웅희 같이 상무 있을 때 제자들이 금액 같은 걸 따지지 않고 흔쾌히 와줬다. 지금 온 선수들은 다 귀하게 모신 선수들”이라며 “이웅희는 이 팀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와서 준비를 했고 경험도 많은 선수다. ‘천안에서 나와 함께 팀을 만들어보자’고 말했고, 주장으로 임명했다”고 말했다.

이웅희 역시 “선수 생활 마지막을 생각할 나이인데 아무 의미 없이, 아무 데나 가서 선수 생활을 하기는 싫었다. 나를 잘 아는 김태완 감독님께 연락이 와서 다른 부분은 생각하지 않고 빠르게 결정했다”며 “천안만의 문화를 만드는 데 있어 고참들이 중요하니 그런 부분을 잘 부탁한다고 말씀해주셨다”고 김 감독이 이적 이유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베테랑들과 어린 선수들을 조화시켜 주도적인 축구를 꿈꾼다. 우선 과제는 약팀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다. 김 감독은 “되도록이면 공을 많이 소유하고, 내려서는 수비가 아닌 공격적인 수비로 경기를 다이내믹하게 만들고 싶다. 선수들에게 그 안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찾자고 말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이 땀을 흘리고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올 시즌 천안이 공격적으로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이웅희도 “천안은 올해 순위를 이야기하기보다 약팀 이미지를 많이 벗어내려 생각한다”며 “감독님이 내려서지 않는 축구를 많이 강조하셨다. 약팀 이미지를 벗어나는 게 가장 먼저 해야 할 부분이라 선수들도 맞춰서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광진(오른쪽, 천안시티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광진(오른쪽, 천안시티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개막전에서 천안이 원했던 축구가 어느 정도 구현됐다. 엄밀히 말해 천안은 부천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천안은 신생팀인 데다 김 감독이 올 시즌 부임한 데 반해 부천은 이영민 감독이 4년째 팀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조직력에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부천에 골대 불운이 따르지 않았다면 결과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었다.

그럼에도 천안은 물러서기보다 조직적인 전방압박과 빠른 측면 공격으로 부천을 무찔렀다. 부천이 후반 공세로 전환했음에도 중원이 조금 더 내려섰을 뿐 수비라인 자체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를 통해 효율적인 역습을 전개할 수 있었고, 후반 막판 두 골을 연달아 뽑아내며 달콤한 개막전 승리를 얻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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