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커스 래시퍼드(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커스 래시퍼드(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나름 체계적인 역습 전술을 들고 왔지만 이를 90분 내내 유지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7라운드를 치른 맨유가 맨체스터시티에 1-3으로 패했다. 맨유는 리그 6위(승점 44)에 머물렀고, 5위 토트넘홋스퍼(승점 50)와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맨유는 이날 브루누 페르난데스와 스콧 맥토미니를 투톱으로 세우는 변칙 전술을 들고 나왔다. 라스무스 호일룬의 빈자리를 페르난데스로 채우면서 중앙에 공을 소유하고 뿌릴 수 있는 선수를 놓고 양 측면에 빠른 발과 결정력을 가진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와 마커스 래시퍼드를 배치해 역습을 노렸다.

이 경기에서 맨유는 의도적인 중원 삭제 축구를 펼쳤다. 에릭 텐하흐 감독은 올 시즌 내내 중원에 수적 열세를 자처하는 전술을 구사해 큰 비판을 받았는데, 이날만큼은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중원을 건너뛰어 역습을 전개했다. 이를 통해 맨시티의 밀집된 중앙을 단숨에 건너뛰어 효율적인 역습을 전개하고자 했다.

브루누 페르난데스(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게티이미지코리아
브루누 페르난데스(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게티이미지코리아

맨유의 선제골 장면은 이러한 의도를 잘 드러낸다. 전반 8분 페르난데스는 순간적으로 맨시티 수비 뒤로 돌아뛰었고, 안드레 오나나는 이를 놓치지 않고 긴 패스로 전방에 공을 공급했다. 수비보다 한 발 앞서 공을 잡아낸 페르난데스는 어렵사리 공을 지킨 뒤 쇄도하던 래시퍼드에게 공을 내줬고, 래시퍼드는 강력한 발목힘으로 중거리슛을 시도해 크로스바를 맞고 들어가는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였다. 이후 맨유는 날카로운 역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정확히는 괜찮은 전개가 몇 차례 있었지만 슈팅이나 퍼스트 터치가 정확하지 않아 맨시티 골문을 위협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이는 지표로도 확인된다. 맨유는 이날 유효슈팅을 단 한 번 기록했다. 이를 다시 말하면 래시퍼드가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가른 이후 80분 넘게 득점과 가까운 기회를 맞이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기대득점으로 보면 그 심각성이 더욱 체감된다. 맨유는 전반 기대득점 0.26을 기록했는데 이는 경기 전체 기대득점과 같은 수치다. 이 말인 즉 맨유가 후반에 적립한 기대득점이 0이라는 뜻이다. 맨유는 후반 내내 유효슈팅은 커녕 슈팅다운 슈팅조차 한 번도 시도하지 못했다.

날카롭지 못한 역습은 그만큼 맨시티가 여유롭게 공격할 시간을 벌어주는 행위였다. 경기가 후반부에 갈수록 맨시티는 거의 공을 소유하다시피 경기를 풀어나갔다. 후반 11분 필 포든의 동점골을 시작으로 후반 35분 포든, 후반 추가시간 1분 엘링 홀란이 연달아 득점에 성공하며 29경기 만에 처음으로 맨유에 역전승을 거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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