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링 홀란(왼쪽), 필 포든(오른쪽, 이상 맨체스터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엘링 홀란(왼쪽), 필 포든(오른쪽, 이상 맨체스터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좋은 전술적 접근으로 더비에 임했으나 맨체스터시티를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4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7라운드를 치른 맨유가 맨시티에 1-3으로 패했다. 맨유는 리그 6위(승점 44)에 머물렀고, 맨시티는 리그 2위(승점 62)로 1위 리버풀(승점 63)과 격차를 1점으로 유지했다.

홈팀 맨시티는 3-2-4-1 전형으로 나섰다. 엘링 홀란이 최전방을 책임졌고 제레미 도쿠, 베르나르두 실바, 케빈 더브라위너, 필 포든이 2선에 위치했다. 존 스톤스와 로드리가 중원을 구성했고 네이선 아케, 후벵 디아스, 카일 워커가 수비벽을 쌓았으며 에데르송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원정팀 맨유는 4-4-2 전형으로 맞섰다. 브루누 페르난데스와 스콧 맥토미니가 투톱으로 출격했고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카세미루, 코비 마이누, 마커스 래시퍼드가 미드필더진을 이뤘다. 빅토르 린델뢰프, 조니 에반스, 라파엘 바란, 디오구 달로트가 수비벽을 쌓았고 안드레 오나나가 골문을 지켰다.

경기 초반부터 맨시티가 불을 뿜었다. 전반 2분 더브라위너가 중앙으로 건넨 패스를 포든이 중거리슛으로 연결했고 달로트가 머리로 슈팅을 방어했다. 전반 5분 포든에게 공을 건네받은 도쿠가 왼쪽 페널티박스 안에서 시도한 슈팅은 골문을 벗어났다.

마커스 래시퍼드(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커스 래시퍼드(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러나 선제골은 맨유의 몫이었다. 전반 8분 오나나의 킥을 페르난데스가 그대로 받아 공을 간수한 후에 살짝 뒤로 공을 내줬고, 래시퍼드가 지체없이 때린 과감한 중거리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맨시티가 반격했다. 전반 14분 더브라위너가 뺏어낸 공을 실바가 이어받아 오른쪽으로 넘겼고, 포든이 이를 어렵사리 잡아 시도한 오른발 슈팅은 오나나가 다리로 막아냈다. 전반 15분 더브라위너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때린 슈팅은 골문을 많이 벗어났다.

맨유는 전반 17분 수비 진영에서 걷어낸 공을 디아스가 걷어내려다 미끄러졌고, 페르난데스가 감각적으로 건드려 래시퍼드가 1대1 상황을 맞이할 뻔했으나 머리로 정확히 건드리지 못해 무산됐다.

오나나가 다시 한 번 엄청난 선방을 보여줬다. 전반 19분 맨시티 역습 상황에서 더브라위너가 환상적인 스루패스를 공급했고, 이를 잡은 포든이 결정적인 상황을 맞았으나 뛰쳐나온 오나나가 포든의 슈팅을 잘 막아냈다.

래시퍼드가 추가골 기회를 놓쳤다. 전반 23분 에반스가 공을 끊어내며 시작된 역습에서 페르난데스가 반대편으로 좋은 크로스를 올렸고, 이것이 맥토미니를 거쳐 래시퍼드에게 향했지만 래시퍼드가 공을 제대로 건드리지 못했다.

맨시티가 맨유 골문을 계속 두드렸다. 전반 29분 반대 전환 패스를 받은 도쿠가 실바와 2대1 패스를 통해 공간으로 침투했으나 이어진 슈팅이 하늘 위로 날아갔다. 전반 32분 도쿠가 왼쪽에서 시도한 슈팅이 달로트를 맞고 높게 뜨자 카세미루가 머리로 걷어내려다 공을 뒤로 보냈고, 이를 홀란이 빠르게 머리로 건드려 슈팅을 시도했다. 공은 골문 위로 날아갔다.

맨시티 공세가 계속됐다. 전반 33분에는 더브라위너의 크로스를 바란이 걷어내자 로드리가 지체없이 슈팅으로 연결했고, 이를 오나나가 다이빙해 팔을 쭉 뻗어 막아냈다. 전반 35분 더브라위너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을 잡아 때린 슈팅은 가까운 골문 바깥으로 나갔다.

맨유는 수비적으로 나서며 맨시티 공격을 최대한 제어했다. 수비 간격을 촘촘하게 만들어 맨시티가 무의미한 슈팅을 할 수밖에 없도록 제어했다. 전반 44분 포든의 강력한 슈팅을 마이누가 머리로 막아내는 헌신도 있었다.

홀란이 결정적인 기회를 날려버렸다. 전반 45분 로드리가 오른쪽으로 띄운 공을 포든이 머리로 중앙에 건넸고, 이를 홀란이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문 바로 앞에서 찬 공은 놀랍게도 크로스바 위로 날아갔다.

맨시티는 전반 내내 밀어붙였으나 동점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전반 추가시간 3분 더브라위너가 실바와 감각적인 2대1 패스 이후 올린 낮은 크로스는 바란이 겨우 발을 뻗어 밖으로 걷어냈다.

후반에도 맨시티 공세가 이어졌다. 후반 5분 홀란이 중앙에서 버텨준 사이 공이 실바를 거쳐 도쿠에게 공급됐다. 도쿠가 곧바로 반대편을 향해 크로스를 보냈으나 오나나가 포든보다 앞서 공을 손으로 쳐냈다. 만약 오나나가 건드리지 못했다면 포든이 밀어넣을 수 있을 정도로 좋은 궤적의 크로스였다.

필 포든(맨체스터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필 포든(맨체스터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침내 맨시티가 동점골을 넣었다. 후반 11분 맨유가 역습을 전개하는 듯했으나 래시퍼드가 워커에게 저지당하며 무산됐고, 이후 전개된 맨시티 공격에서 로드리가 건네준 패스를 받은 포든이 순간적으로 중앙으로 드리블해 린델뢰프를 제치고 시도한 슈팅이 빨랫줄처럼 뻗어 반대편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맨시티는 후반 14분 도쿠를 빼고 훌리안 알바레스를 넣어 공격에 고삐를 당겼다. 측면을 휘젓는 선수 대신 중앙에서 한 방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로 바꿨다.

경기 내내 환상적인 선방을 보여준 오나나가 쓰러졌다. 후반 19분 왼쪽 허벅지 뒤편을 잡고 넘어졌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의료진의 치료를 받은 오나나는 다시 일어나 경기를 소화했다.

맨유는 후반 24분 에반스를 불러들이고 윌리 캄봘라를 투입했다. 이어 후반 29분에는 래시퍼드를 빼고 안토니를 넣었다.

맨유가 좋은 역습을 할 뻔했다. 후반 33분 마이누가 중원에서 아웃프런트로 찔러준 패스를 가르나초가 빠른 발로 따라갔는데 에데르송이 한 발 앞서 공을 걷어냈다. 이 과정에서 페널티킥 반칙이 의심됐으나 비디오 판독실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내렸다.

포든이 기어이 역전까지 만들어냈다. 후반 35분 포든이 오른쪽 하프스페이스에서 알바레스와 2대1 패스를 통해 맨유 수비를 뚫어냈고, 낮게 깔리는 왼발 슈팅으로 반대편 골문에 공을 밀어넣었다. 경기 내내 훌륭한 선방을 보여준 오나나가 공을 손으로 건드렸지만 막아내기에는 너무도 정교한 득점이었다.

맨유는 후반 37분 마이누와 가르나초를 불러들이고 소피안 암라바트와 오마리 포슨을 투입했다. 맨유 입장에서 가동할 수 있는 최선의 자원이었다.

맨시티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1분에는 더브라위너가 간담을 서늘케 하는 중거리슛을 시도했다.

엘링 홀란(맨체스터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엘링 홀란(맨체스터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홀란이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추가시간 1분 암라바트가 치명적인 트래핑 실수를 로드리가 가로채 홀란에게 건넸고, 홀란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침착하게 반대편 골문으로 공을 밀어넣었다.

맨시티는 후반 추가시간 6분 포든을 빼고 오스카르 보브를 넣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맨유는 남은 시간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경기는 3-1 맨시티의 승리로 끝이 났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