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목포] 권태정 기자= 한국여자축구국가대표팀이 10년 넘게 넘지 못한 벽. 바로 북한이다. 그 벽을 ‘2016 리우올림픽’ 예선 첫 경기에서 다시 마주한다. 이번에는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있다.

여자대표팀은 29일 저녁 7시 35분 일본 오사카에서 북한과 올림픽 예선 1차전을 치른다. 가뜩이나 어려운 예선 일정 중 가장 까다로운 상대를 제일 먼저 만나게 된 것이다. 북한과의 상대 전적은 1승 1무 14패다. 한국은 2005년 동아시안컵에서 1-0으로 승리한 것이 북한을 상대로 거둔 처음이자 마지막 승리다. 이후 9연패를 당했다.

북한 여자축구의 시작은 1989년. 한국보다 1년 앞서 출발한 북한 여자축구는 줄곧 우위에 있었다. 한국이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아시안컵과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은 각각 세 번씩이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북한 6위, 한국 18위로 여전히 그 간극이 크다.

하지만 윤덕여 여자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은 이번 북한전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윤 감독은 24일 오후 전남 영암군 현대삼호중공업축구장에서 열린 공식 인터뷰에서 북한전에 대해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윤 감독은 “역대 전적에서 많이 밀리긴 하지만 그것은 지나간 과거다. 이제는 우리의 경기력도 많이 올라왔다. 상대에 대한 분석도 잘 돼 있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믿는다. 선수들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한 체력과 활동량을 앞세운 북한은 언제나 두려움의 대상이었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조금 달라졌다. 한국은 2014년 아시안게임과 2015년 동아시안컵에서 북한에 각각 1-2, 0-2로 패하긴 했으나 내용면에서는 전보다 대등해진 모습이었다.

주장 조소현은 북한과의 전력 차를 ‘한 끗 차이’라고 표현했다. 조소현은 “예전에는 전력 차가 상당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북한은 주춤한 상태인 반면, 우리는 조금씩 성장해 왔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아쉽게 역전 당했고, 동아시안컵에서도 전반전에는 우리가 더 좋은 장면이 많았다. 이제는 많이 따라잡았다고 생각한다. 한 끗 차이를 넘느냐, 못 넘느냐의 싸움”이라고 설명했다.

장슬기는 “우리들끼리 고민하는 것이 있다. 우리가 북한보다 결코 부족하지 않은 데도 이기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차이가 있다면 정말 작은 것인데, 그걸 극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이번에는 북한을 꼭 이기고 싶다. 100%의 확신을 갖고 임할 것”이라며 강한 각오를 드러냈다.

여자대표팀이 북한전에 대한 자신감을 강조한 것은 이 경기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1차전에서 좋은 성과를 얻어야 이어지는 경기들을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 한국은 북한에 이어 일본, 호주, 중국, 베트남을 연달아 상대한다. 강팀과의 맞대결이 초반에 몰려 있어 부담이 따른다. 윤 감독은 북한, 일본과의 경기에서 반드시 승점을 확보하겠다는 각오다.

한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여자축구 후발 주자이지만 차근차근 경험을 쌓으며 앞선 이들을 쫓아왔다. ‘2015 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사상 최초의 16강 진출을 이르며 한 계단을 더 올라섰고, 이제는 그 다음 계단을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전가을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에 나가게 된다면, 한국 여자축구가 월드컵 16강의 성과 이상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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