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오디션 우승자’ 최유상이 프로 첫 선발 경기에서 데뷔골을 넣으며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다. 소속팀 서울이랜드FC도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10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5’ 38라운드에서 서울이랜드FC가 충주험멜에 4-2 대승을 거뒀다.

최유상은 양팀 선발 명단에서 가장 뜻밖인 선수였다. 올해 초 서울이랜드의 공개테스트 ‘디 오퍼 2015’에서 54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최유상은 요즘 유행하는 표현으로 ‘축구 미생’이다. 최근 여러모로 화제를 모으는 청춘FC 선수들과 비슷한 처지에서 어렵게 뒤늦은 프로 기회를 잡았다. 최근 청춘FC와 가진 연습경기에서 골을 넣기도 했다.

최유상은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마친 뒤 후반기에 등록되며 본격적인 프로 경력을 시작했고, 1경기에서 교체 출장하며 프로의 맛만 살짝 본 상태였다. 선발 투입은 파격적이었다. 기존 주전인 보비 대신 오른쪽 날개를 맡은 최유상은 왼발잡이 공격수답게 문전으로 파고들며 골을 노렸다.

전반 29분 최유상에게 잊지 못할 순간이 찾아왔다. 하늘에 뜬 공이 여러 선수의 머리를 거쳐 주민규와 최유상이 겹친 자리로 떨어졌다. 주민규는 공을 건드린 뒤 순간적으로 피했고, 최유상의 왼발 슛이 골망을 갈랐다. 벤치로 달려간 최유상에게 마틴 레니 감독과 동료 선수들이 달려들어 껴안고 축하를 보냈다. 생애 첫 선발 경기에서 득점한 최유상은 비로소 어엿한 프로 선수로서 첫 발을 뗐다.

김영근에서 이름을 바꾼 김성주도 후반 17분에 개명 후 첫 골을 넣으며 새 이름으로 팬들 앞에 신고식을 했다. 최유상과 김성주의 골 모두 주민규가 어시스트하며 주민규는 시즌 6호 도움을 기록했다. 주민규는 최근 득점이 드물지만 레니 감독의 주문에 따라 미드필드까지 자주 내려가며 팀플레이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서울이랜드는 창단 이후 충주전 4전 전승을 거두며 확실한 우위를 유지했다. 다만 이날의 승리가 서울이랜드의 좋은 경기력에서 나왔다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슈팅 횟수는 오히려 충주가 14대10으로 많았다. 문제는 충주의 수비에 있었다.

시즌 내내 수비수들의 잦은 실수로 고생하고 있는 충주는 이날도 세트 피스 수비 실패, 순간적인 집중력 부족으로 일찌감치 골을 내주기 시작했다. 특히 전반 13분 칼라일 미첼과 전반 16분 타라바이가 프리킥 상황에서 넣은 연속골은 그대로 승패를 결정한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김종필 충주 감독은 “수비에서 어이없는 실점을 하며 어려운 경기가 됐고, 그래서 패배했다. 너무 쉽게 실점한다. 믿고 기대했던 선수가 못했을 때 상황이 어려워진다”며 수비 문제를 시인했다.

서울이랜드의 수비도 2실점을 비롯해 여러 차례 흔들리긴 마찬가지였다. 충주의 조석재와 김도형은 여러 차례 좋은 호흡으로 득점 기회를 잡았다. 레니 감독은 “우린 공격적인 팀이기 때문에 수비는 좀 노출될 수 있다. 우린 꾸준한 공격 축구로 15승을 했다. 앞으로도 공격적인 축구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이랜드는 이번 주말 경기를 갖는 유일한 상위권 팀이다. 37라운드까지 1위였던 대구FC(승점61), 2위 상주상무(승점55), 3위 수원FC(승점55) 모두 경기가 없다. 서울이랜드는 이번 승리로 승점 56점을 기록하며 순위를 2위로 끌어올렸다.

서울이랜드는 한 경기 더 치른 가운데 선두와 승점 6점차다. 리그 일정이 5~6경기 남아 있어 따라잡을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레니 감독은 경기 후 “하던 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두권 팀과의 경기에서 기회를 살리면 승점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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