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블라호비치(피오렌티나). 게티이미지코리아
두산 블라호비치(피오렌티나).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두산 블라호비치가 토트넘홋스퍼, 아스널 등 잉글랜드 구단들의 구애를 거절하고 유벤투스로 향할 것이 유력하다. 유벤투스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이탈 이후 무게감이 떨어졌던 최전방을 단번에 보강했다.

여러 현지 매체에 따르면 블라호비치는 유벤투스행으로 마음을 굳혔다. 이적료는 옵션이 달성될 경우 7,500만 유로(약 1,015억 원)나 되는데, 올겨울 이적 중 최고액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봉은 700만 유로(약 95억 원) 안팎에서 협상 중이라고 알려졌다.

토트넘이 노리는 공격수로 알려졌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했다. 토트넘이 블라호비치를 노렸던 건 지난해 여름 해리 케인의 이탈이 거론되던 시점이었다. 차세대 대형 스트라이커 블라호비치와 케인을 한 팀에 품는 건 토트넘 규모 구단에서 어려운 일이었다.

행선지가 유벤투스로 결정되는데 더 큰 영향을 미친 건 선수의 의견이었다. 블라호비치는 유벤투스행을 가장 간절하게 원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오렌티나 팬들은 간판 스타가 자꾸 유벤투스로 이적할 때마다 진절머리를 낸다. 블라호비치 이적이 확정되면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 수입 선수로 기록되는데, 10위 이내에 유벤투스로 간 선수가 4명이나 된다. 2위 페데리코 키에사(2020), 4위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2017), 9위 펠리페 멜루(2009)다. 특히 블라호비치, 키에사, 베르나르데스키는 명문 재건의 핵심으로 꼽힌 선수들이라 한 명 갈 때마다 타격이 컸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1990년 당시 세계 최고 이적료를 경신하며 유벤투스로 가 큰 충격을 안겼던 로베르토 바조도 있다. 마침 두 팀의 후반기 대결은 피오렌티나의 홈에서 열린다. 블라호비치는 야유와 저주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유벤투스 입장에서는 지난해 여름 호날두가 떠난 뒤 약화됐던 공격진을 단숨에 보강하는 셈이다. 호날두가 여름 이적시장 막판에 갑자기 떠나면서 대체자를 찾기 힘들었다. 이탈리아 대표 공격수 모이스 킨을 급히 영입했지만 득점왕 호날두와 비교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었고, 합류 이후 컨디션도 나빴다. 결국 23경기를 치르는 동안 팀 내 득점 1위 파울로 디발라가 7골, 2위 알바로 모라타가 5골에 그쳤다. 우승을 다투기엔 크게 부족한 공격력이었다. 유벤투스는 23라운드 현재 5위에 그쳤는데, 득점력은 리그 11위(34골)에 불과하다.

호날두가 떠나고, 에이스였던 페데리코 키에사는 부진에서 탈출하자마자 십자인대 부상으로 이번 시즌 복귀가 불가능해졌다. 역시 컨디션 난조를 겪으면서도 디발라가 이름값을 해줬지만 여의치 않았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가파르게 성장한 블라호비치는 이번 시즌 17골로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유벤투스의 고민을 일거에 해결해 줄 선수다.

또한 유벤투스는 디발라의 재계약이 지체되는 가운데 새 중심을 얻었다. 유벤투스는 디발라와 잔여 계약이 약 반년 남은 가운데 재계약 협상을 벌였지만, 금액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추후 이적시장에서 쓸 돈까지 당겨서 블라호비치 영입에 과감하게 투자했기 때문에 디발라가 받을 조건은 더 나빠진다는 것이 현지 분석이다. 유벤투스는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 잉여 자원이었던 애런 램지를 내보내면서 인건비를 아끼려 했으나, 그만큼 블라호비치의 연봉으로 투입된다면 역시 디발라와는 상관 없는 이야기가 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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