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손흥민(왼쪽부터,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황의조, 손흥민(왼쪽부터,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손흥민은 지난달 이라크전을 0-0으로 마친 뒤 더욱 적극적으로 슈팅하겠다고 다짐했고, 한 달 뒤 열린 A매치 2연전에서 약속을 지켰다.

12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한국이 이란과 1-1 무승부를 거뒀다. 양 팀 주장 손흥민과 알리레자 자한바크시가 선제골과 동점골을 터뜨렸다. 2승 2무가 된 한국은 승점 8점으로 조 2위를 유지했다. 1위 이란(승점 10)과 격차는 여전히 2점 차다.

세계 최고 공격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손흥민은 지난달까지 명성에 비해 대표팀 활약이 아쉬웠다. 소속팀 토트넘홋스퍼에서 골 행진을 이어나간 것과 반대로 대표팀에서는 침묵이 길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지난달 이라크전까지 22경기 4골에 그쳤다. 그마저 페널티킥 득점이 2골이었다. 필드골 득점은 2019년 10월 스리랑카전이 마지막이었다.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슈팅 능력을 갖춘 손흥민이 유독 대표팀에서는 슈팅을 아낀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최종예선 첫 경기였던 이라크전을 0-0 무승부로 마친 뒤 비판이 더 커졌다. 당시 손흥민은 이라크와의 경기에서 슈팅 시도 2회에 그친 반면 선발 공격진 중 이재성(44회) 다음으로 많은 패스(38회)를 시도했다. 좋은 기회에서 슈팅을 때리기보다 동료에게 패스를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슈팅으로 이어진 키 패스 기록은 2회였다. 전진 패스가 주 업무인 황인범과 같은 수치다.

이라크전 이후 비대면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흥민은 슈팅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수용했다. “맞는 말이다. 고쳐야 한다. 승리하려면 골이 필요하다. 슛을 좋아하고 자신이 있는데,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시도하는 건 팀에 피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욕심을 내고 열심히 하겠다”며 변화를 예고했다.

경기를 앞두고 종아리 부상을 당해 9월 레바논전에는 ‘달라진 손흥민’을 확인할 수 없었으나 10월 A매치에서 손흥민은 약속대로 변화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3차전 시리아전 익숙하지 않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장했음에도 슈팅 8회를 때렸고, 4차전 이란 원정에서는 본 포지션인 측면 공격수로 돌아와 슈팅 5회를 시도했다. 2경기 연속 팀 내 최다 슈팅 기록이었다.

‘에이스’ 손흥민의 과감한 슈팅은 득점으로 이어졌고, 승점 획득과도 직결됐다. 손흥민은 시리아전 후반 43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2년 만에 기록한 A대표팀 필드골이었다. 적시에 터진 손흥민의 골 덕분에 한국은 승점 2점을 놓칠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이란 원정에서도 손흥민이 해결사였다. 후반 3분 주특기인 빠른 속도를 살린 침투로 기회를 만들어 선제골을 넣었다. 대표팀 전 주장 박지성 이후 12년 만에 나온 이란 원정 득점이었다. 이 골로 한국은 귀중한 승점 1점을 따냈다.

손흥민은 이란전을 마친 뒤 대한축구협회(KFA)를 통해 슈팅 시도와 득점이 늘어난 것을 동료들의 공으로 돌렸다. “선수들이 많이 도와줬다. 편안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해줬다. 문전에서 슈팅하라고 소리쳐 이야기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됐다. 특히 오늘 득점은 너무 좋은 상황을 만들어줬기 때문에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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