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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빅4?] 맨시티: 1강이 아닌 ‘4강 중 하나’로 떨어진 펩의 위기
김정용 기자 | 승인 2019.11.11 17:17

<2019/2020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12라운드 순위표를 보면 일종의 ‘빅 4’ 체제가 보인다. 4위 맨체스터시티와 5위 세필드유나이티드의 승점차가 8점이나 되니까. 그런데 빅 4의 면면이 좀 이상하다. 맨시티가 4위까지 떨어져 리버풀이 독주하게 내버려 두는 것도 이상하고, 2위가 레스터시티라는 것과 3위가 영입금지 징계를 받은 첼시라는 것도 이상하다. 이들이 4강을 구성하게 된 사연을 한 번 짚고 넘어가자.>

 

▲ 현재 승점 : 25점(8승 1무 3패) 4위

 

▲ 얼마나 나쁜 성적인가 : 12라운드 승점이 25점인 건 여느 감독들에게 충분히 좋은 성적이지만,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는 데뷔 이래 최악의 성적이다. 지난 11시즌 동안 과르디올라 감독은 12라운드에서 ‘고작’ 25점을 기록한 적이 없다. 맨시티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2017/2018시즌 11승 1무, 2018/2019시즌 10승 2무라는 완벽한 성적으로 12경기를 보냈다. 우승을 놓치고 3위에 그쳤던 맨시티 첫 시즌(2016/2017)조차 12라운드 성적은 8승 3무 1패로 지금보다 나았다.

 

▲ 부상자 빈자리 못 메우고, EPL 상향평준화에 고생하는 펩

맨시티의 부진이 심각하다고 보긴 힘들다. 맨시티는 EPL에서 4경기나 승리를 놓쳤지만, 컵대회에서는 현재까지 2무(커뮤니티실드 승부차기승 우승 포함)를 제외하고는 전승을 거두고 있다. 반면 리버풀은 EPL에서 11승 1무를 거두고 컵대회에서 3무 1패(승부차기패 1회, 승부차기승 2회 포함)를 기록했다. 즉 승리를 놓친 횟수는 두 팀이 비슷하지만 리버풀은 EPL만큼은 순항했고, 맨시티는 컵대회에서 오히려 순항한 반면 EPL에서 자주 승리를 놓쳤다. 전체 성적은 비슷한데 시즌 운영을 리버풀이 더 잘 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기복이 크다고도 볼 수 있다. 맨시티는 골득실에서 +22(35득점 13실점)를 기록하며 첼시의 +10을 크게 앞서고 있지만 승점은 오히려 첼시보다 하나 뒤쳐진다. 대승과 다실점 패배를 오가면서 생긴 기록이다. 맨시티는 왓퍼드를 무려 8-0으로 대파하는 등 4득점 이상 승리만 3번을 기록했다. 반면 승리를 놓친 4경기에서는 2실점 2회, 3실점 2회 등 많은 실점을 내줬다. 맨시티보다 득점이 7골 적지만 실점도 3골 적어 안정적으로 승점을 따낸 리버풀에 비하면 비효율적이다.

몇몇 부상자가 나올 때 크게 흔들렸다는 점이 아쉽다. 특히 주전 센터백 아이메릭 라포르테가 빠진 뒤 원래 미드필더인 페르난지뉴가 센터백으로 출장하며 공백을 메우고 있는데, 전만큼 탄탄한 수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레프트백은 올렉산드르 진첸코가 붙박이 주전으로 뛰어도 될 정도로 성장하긴 했지만, 진첸코가 잔부상을 당할 때 대신 출장하는 벤자맹 망디, 앙헬리뇨, 주앙 칸셀루 모두 믿음을 주는데 실패했다. 11일(한국시간) 리버풀전에서 패배할 때는 주전 골키퍼 에데르손의 부상 공백도 있었다.

현재까지 맨시티의 특징은 비교적 약한 팀에 휘둘리다 패배하는 현상이다. 특히 최하위 노리치시티가 고작 2승을 기록했는데 그 중 한 경기 상대가 맨시티였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노리치는 이번 시즌 EPL의 트렌드인 ‘빠른 공수전환과 용감한 공격축구’를 상징하는 팀이다. 공수전환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려 용감하게 상대를 압박하는 축구다. 노리치는 이 축구로 아직까지 성공을 거두지 못한 반면, 셰필드유나이티드는 비슷한 콘셉트를 더 완성도 높게 소화하며 5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맨시티는 아직 셰필드와 한 번도 만나지 않았는데 최근 패배 패턴을 고려하면 셰필드가 맨시티의 상성상 천적이 될 수도 있다.

EPL은 유럽 빅 리그 중에서 상위권과 하위권의 실력 격차가 가장 적은 리그다. 천문학적인 중계권 수입을 비교적 공평하게 분배하는 정책 덕분에 이변이 많이 일어난다. 하위권 구단들이 맨시티를 만났을 때 과거처럼 뒤로 물러앉아 소극적인 축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전진수비를 통해 맨시티의 실수를 유발한 뒤 속공으로 당황시키는 양상이 늘어나고 있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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