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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빅4?] 리버풀: 독주하는 리버풀, 이번에는 진짜 우승할 수 있을까
유지선 기자 | 승인 2019.11.11 17:38

<2019/2020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12라운드 순위표를 보면 일종의 ‘빅 4’ 체제가 보인다. 4위 맨체스터시티와 5위 세필드유나이티드의 승점차가 8점이나 되니까. 그런데 빅 4의 면면이 좀 이상하다. 맨시티가 4위까지 떨어져 리버풀이 독주하게 내버려 두는 것도 이상하고, 2위가 레스터시티라는 것과 3위가 영입금지 징계를 받은 첼시라는 것도 이상하다. 이들이 4강을 구성하게 된 사연을 한 번 짚고 넘어가자.>

▲ 현재 승점 : 34점(11승 1무) 1위

▲ 얼마나 좋은 성적인가 : 리버풀(승점 34)은 12라운드까지 11승 1무를 기록했다. 개막 후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팀은 EPL 20개 팀을 통틀어 리버풀이 유일하다. 숙적으로 꼽히던 맨체스터시티(승점 25)를 승점 9점차로 따돌렸고, 2위 레스터시티(승점 26)와의 격차도 승점 8점이나 된다. 12라운드를 기점으로, 1위와 2위 팀의 승점차가 8점으로 벌어진 건 2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1993/1994시즌 선두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2위 팀에 승점 9점을 앞섰고, 해당 시즌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바 있다.

▲ '마누라' 라인 앞세운 리버풀, EPL에 적수가 없다

리버풀이 달라졌다. 그동안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적이 많았지만, 올 시즌에는 일찌감치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리버풀의 우승에 너도나도 한 표를 던지고 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은 11일 리버풀이 맨시티를 3-1로 꺾은 뒤 “EPL 우승 경쟁은 끝났다”며 리버풀의 우승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반 바퀴도 돌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지만, 아직까지는 리버풀의 독주를 멈춰 세울 대항마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리버풀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사디오 마네, 모하메드 살라, 호베르투 피르미누로 이어지는 공격 삼각편대다. 국내에서는 세 선수의 이름을 따 ‘마누라 라인’이란 별칭도 생겼다. 피르미누의 연계 능력과 마네의 시원한 돌파, 살라의 골 결정력이 어우러진 리버풀의 공격진은 어떤 빅 클럽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세 선수가 리버풀에 합류한 뒤 리그에서 기록한 득점만 해도 총 163골(피르미누 51골, 마네 52골, 살라 60골)이다. ‘마누라 라인’ 완전체가 뭉친 최근 3시즌을 살펴봤을 때, 세 선수가 기록한 골은 리버풀 전체 득점의 67%(리그 기준)를 차지한다.

날카로운 발끝을 자랑하는 좌우 풀백도 리버풀의 자산이다. 좌우 풀백 앤드류 로버트슨과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는 지난 시즌 뚜렷한 두각을 나타냈고, 올 시즌에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리버풀 득점의 상당수가 두 풀백의 발끝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1일 맨시티와 한 EPL 12라운드 경기에서도 아놀드와 로버트슨으로 이어지는 공격 전개 과정에서 두 번째 골이 터졌다. 아놀드가 반대편의 로버트슨에게 롱패스를 해 방향을 전환했고, 로버트슨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살라의 헤더 골로 이어졌다. 위르겐 클롭 감독도 “두 번째 골은 정말 놀라웠다. 오른쪽 풀백이 60야드 거리에 있는 왼쪽 풀백에게 패스해 골을 만들 거라고 누가 상상했겠는가”라며 감탄했다. 실제로 리버풀은 두 풀백의 공격 가담 덕분에 이전보다 훨씬 다양한 공격 전개가 가능해졌다.

▲ 리버풀, 이번에는 ‘2위의 저주’ 풀까... 불안 요소는 있다

“11월 초에 1위이길 바라는 팀은 아무도 없다.” 클롭 감독은 현 순위는 아무 소용이 없다고 했다.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단 이야기다. 그도 그럴 것이 리버풀은 우승을 눈앞에 두고 좌절했던 적이 많았다. ‘베법사’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이 지휘하던 2008/2009시즌에 맨유에 승점 4점차로 밀려 2위에 머물렀고, 2013/2014시즌에는 브랜든 로저스 감독 체제에서 맨시티에 승점 2점차로 밀려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지난 시즌도 마찬가지다. 승점 97점으로 구단 최고 성적을 거뒀지만, 맨시티(승점 98점)에 승점 1점이 부족해 우승이 좌절됐다. 최근 11시즌을 통틀어 크리스마스에 선두로 올라섰던 팀이 우승하지 못한 적이 EPL에서 딱 3번(2008/2009시즌, 2013/2014시즌, 2018/2019시즌) 있었는데, 3번 모두 리버풀이 불명예스런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마네, 살라, 피르미누의 백업이 빈약하다는 것이 불안요소다. 리버풀은 ‘마누라 라인’ 완전체가 뭉치지 못했을 땐 파괴력이 줄어들었다. 디보크 오리기가 중요한 순간 한방을 터뜨려주긴 하지만, 경기 내내 상대를 압도하는 공격을 펼치진 못했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을 최전방에 배치해 최근 효과를 보고 있지만 주전 공격수가 이탈했을 때 장기적으로 쓸 수 있는 카드로 검증되지 않았다.

맨시티를 꺾고 첫 고비를 넘긴 리버풀은 혹독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오는 23일(이하 현지시간) 크리스탈팰리스 원정을 시작으로 12월 17일까지 3~4일 간격으로 경기가 이어진다. 이후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자격으로 참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치른 뒤, 곧바로 박싱데이에 돌입한다. 힘들기로 유명한 잉글랜드 일정에 클럽월드컵을 더하면서 유럽 축구 역사상 최고 수준의 살인 일정이 됐다.

장기 레이스인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선 적절한 로테이션은 필수다. 맨시티처럼 예상치 못하게 부상자가 속출할 수도 있다. 일부 포지션의 빈약한 백업과 빡빡한 일정은 리버풀이 1989/1990시즌 이후 30년 만에 EPL 정상에 오르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글= 유지선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유지선 기자  jisun22811@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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