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8강 탈락. ‘2019 UAE 아시안컵’은 실패로 끝났다. 불운이 아닌 실력이 패배를 불렀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이유를 찾아 복기하는 게 중요하다. ‘풋볼리스트’가 대회 준비부터 운영 그리고 벤투호를 둘러싼 아쉬운 환경까지 폭넓게 살펴봤다. <편집자주>

 

‘2019 UAE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한 벤투호는 성적도 얻지 못했고 세대교체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카타르와 한 ‘2019 UAE 아시안컵’ 8강에서 0-1로 졌다. 우승이라는 현실적인 목표와 함께 세대교체라는 장기적인 목표에도 차질이 생겼다. 벤투 감독은 워낙 선수단을 좁게 썼고, 기회를 준 젊은 선수들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월드컵 다음해에 열리는 아시안컵은 아시아 최고 무대이자 세대교체의 장이다.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을 떠난 베테랑과 처음으로 대표팀에 선발된 유망주들이 함께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예들이 이 대회에서 경험을 잘 얻으면 대표팀 세대교체가 빠르게 이뤄진다. 최근에 치른 두 대회 ‘2011 카타르 아시안컵’과 ‘2015 호주 아시안컵’을 살펴봐도 이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카타르 아시안컵은 이영표와 박지성이 마지막으로 뛰었던 국제대회였다. 조광래 감독은 이 선수들과 함께 기성용, 이청용, 김보경, 구자철, 지동원, 윤빛가람 등을 선발했다. 당시 만 19세였던 손흥민까지 불렀다. 한국은 3위에 그쳤으나 구자철이 득점왕에 오르는 등 성과도 있었다.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선수들은 지금까지도 한국 중심으로 활약 중이다.

 

호주 아시안컵에서는 카타르 대회에서 주전으로 도약한 선수들이 주축으로 활약했다. 주장을 맡았던 기성용은 에이스로 중심을 잡았고, 손흥민은 주공격수 역할을 했다. 기성용은 이 대회에서 ‘완전히 달라졌다’, ‘성숙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후 대표팀에서 흔들리지 않는 기둥 역할을 했다. 손흥민은 기성용의 바통을 넘겨 받을 자격을 증명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극적인 세대교체도, 유려한 바통 터치도 없었다. 1차전 이후 부상으로 빠진 기성용의 공백을 메우는 과정을 보면 세대교체의 현재를 알 수 있다. 벤투 감독은 16강에서는 정우영 옆에 황인범을 세웠고 8강에서는 정우영과 주세종을 썼으나 바라던 경기력을 얻지 못했다. 후방에서 경기를 만드는 기성용이 없어지자 공수가 함께 흔들렸다.

 

한국 축구 미래로 기대를 모았던 1996년생 3인방(김민재, 황희찬, 황인범)과 대표팀 막내인 1998년생 이승우도 가능성 정도를 보이는데 그쳤다. 1995년생 김문환도 1경기에만 나섰다. 김민재는 2골을 넣으며 어느 정도 역할을 했으나 나머지 선수들은 아쉽게 대회를 마쳤다. 이들은는 흔들리는 팀 안에서 자신을 증명하지 못했다.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은 급변할 가능성이 크다. 구자철은 은퇴를 선언했고 기성용도 계속해서 은퇴를 암시하고 있다. 기성용을 다음 월드컵까지 잡아둔다고 해도 그 옆에 설 선수들이 마땅치 않다. 새로운 조합과 가능성을 찾아내는 게 이번 대회 숙제였었다. 벤투호는 이래저래 아쉽게 대회를 마감했다.

 

글= 류청 기자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