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로빈 판페르시는 36세 나이에 부활했다. 부활을 선언한 경기는 마침 라이벌 아약스와 벌인 ‘클라시케르’였다. 동시에 아약스는 역사에 남을 굴욕을 당했다.

27일(한국시간)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에 위치한 스타디온 페예노르트에서 ‘2018/2019 네덜란드에레디비지’ 19라운드를 치른 페예노르트가 아약스에 6-2 대승을 거뒀다. 경기 후 2위 아약스는 승점 47점, 3위 페예노르트는 승점 39점으로 격차가 여전히 8점이나 됐다. 그러나 추격 가능성과 별개로 아약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긴 경기였다.

두 팀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지만 한 물 간 취급을 받고 있던 판페르시가 모처럼 맹활약했다. 전반 42분과 후반 13분 연속골을 터뜨렸다. 속공 상황에서 눈치 좋게 돌아뛰며 옌스 토른스트라의 어시스트를 받아 득점했다. 이어 스티븐 베하이스의 크로스를 향해 가볍게 발만 대 특유의 왼발 발리슛으로 마무리했다.

판페르시의 두 골은 경기 흐름을 결정적으로 바꿨다. 전반 8분 라세 쇠네의 프리킥 골이 나올 때까지만 해도 원정팀 아약스의 기세가 좋았다. 전반 16분 토른스트라, 전반 31분 베하이스의 골로 페예노르트가 역전하자 전반 33분 하킴 지예흐가 동점을 만들었다. 이때 판페르시의 두 골이 나오며 페예노르트가 승기를 잡았다. 이미 승부가 기울어진 후반 30분 토니 빌헤나, 후반 39분 야신 아유브의 쐐기골이 연거푸 나왔다.

두 팀의 대결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격렬한 라이벌전 ‘클라시케르’다. 판페르시는 35세 174일 나이로 골을 터뜨려 클라시케르 사상 최고령 득점자로 기록됐다.

이번 시즌을 통해 판페르시는 회춘의 정의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판페르시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떠나 페네르바체로 이적한 2015/2016시즌 16골을 넣으며 이름값을 했지만 이후 두 시즌 동안 리그 10골을 넣지 못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 페예노르트에서 교체 위주로 뛰며 약 80분 당 1골을 넣어 훌륭한 경기당 득점력을 보여줬지만 시즌 성적은 리그 5골이었다. 이번 시즌에는 페예노르트의 주전 공격수로서 9골을 넣었다. 특히 올해 들어 치른 3경기(컵대회 포함)에서 연속골, 총 5골을 몰아치며 제대로 기세를 탔다.

판페르시는 페예노르트 출신이지만 에레디비지에서 제대로 활약하기도 전에 아스널의 유망주 영입 정책에 의해 발탁돼 21세였던 2004년 아스널 유니폼을 입었다. 그래서 이번 시즌이 페예노르트에서 보내는 최고 시즌이다. 판페르시는 아약스를 꺾은 뒤 “홈 팬들을 돌아보니 그 모습이 아름다웠다. 최고의 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아약스는 리그 최강 강호답지 않게 부실한 수비로 최근 부진에 빠졌다. 컵대회 포함 5경기 연속 실점을 기록 중이며, 1월 초 휴식기에 가진 친선경기마저 두 경기에서 4골을 실점했다. 특히 에레디비지 휴식기가 끝난 뒤 치른 두 경기에서 헤렌벤과 4-4로 비기고 페예노르트에 대패했는데, 2경기 10실점은 아약스가 전반기에 내준 17경기 8실점보다도 많다. 페예노르트가 아약스 상대로 6골 이상 넣은 건 1964년 이후 처음이었다. 아약스가 두 경기 연속 4실점 이상 기록한 건 1959년 이후 처음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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