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축구는 특별하다. 프리미어리그(EPL)는 경기가 펼쳐지지 않는 순간에도 전 세계의 이목을 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풍성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2018/2019 시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Football1st'가 종가의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 주>

두 경기 연속 득점으로 득점 선두에 올라 있는 히차를리손은 2018/2019시즌 2라운드까지 EPL의 주인공이다.

지난 17일(한국시간) 홈 구장 구디슨 파크에서 2라운드를 가진 에버턴은 사우샘프턴을 2-1로 꺾었다. 전반 15분 시오 월컷의 선제골이 터졌고, 전반 31분 월컷의 크로스를 받아 히차를리손이 한 골을 추가했다. 후반전 적극적으로 반격한 사우샘프턴은 후반 9분 대니 잉스의 만회골로 쫓아갔지만 그 이상 효과를 보지 못했다.

히차를리손은 에버턴의 시즌 첫 경기였던 울버햄턴 원정 경기에서 팀의 두 골을 모두 터뜨려 2-2 무승부를 이끈 바 있다. 2라운드까지 단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끝난 가운데, 히차를리손은 3골로 득점 선두에 올라 있다.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모두 득점한 선수는 히차를리손 등 4명뿐이다.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히차를리손이 보여준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속공 상황에서 공을 잡을 때마다 지난 시즌 왓퍼드에서 보여준 드리블 능력이 빛났다. 상대 수비를 뚫고 들어가는 것뿐 아니라 패스, 침투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공격에 다양성을 부여했다.

에버턴 공격 자원 세 명은 각자 다른 개성을 가졌다. 히차를리손의 의외성, 길피 시구르드손의 시의적절한 패스와 슛, 시오 월컷의 노련한 공간 침투와 공격 마무리 능력이다.

구체적인 경기 기록을 보면 히차를리손의 기여도가 보기보다 더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슛을 2개 시도했는데 하나는 수비수에게 막혔고 하나는 골이 됐다. 동료의 슛을 이끌어낸 패스 2회를 기록했다. 드리블을 4회 시도해 2회 성공한 것 모두 경기 최다 기록이다.

제공권, 수비 가담 등 여러모로 에너지가 넘쳤다. 특히 인상적인 건 공중볼을 네 번 따냈다는 점이다. 에버턴 미드필더와 공격수 전원을 통틀어 7회뿐인 기록 중 4회를 히차를리손이 도맡았다. 또한 월컷은 하나도 없는 태클을 히차를리손은 3회 시도해 2회 성공시켰다. 공격수 센크 토순과 함께 전방 압박을 담당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가로채기도 2회 기록했다.

그만큼 모험적인 플레이스타일 때문에 히차를리손에게서 공격이 끊긴 횟수도 많았다. 공을 잃어버린 횟수가 4회로 팀내 7회 중 과반수였다.

히차를리손이 이날 넣은 골 장면을 보면, 발재간만 좋은 브라질 선수가 아니라 ‘제2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될 가능성을 볼 수 있다. 2선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다양한 방법으로 골을 터뜨릴 줄 안다는 뜻이다. 히차를리손의 키는 179cm로 평범하지만 월컷의 크로스를 받았을 때 헤딩의 타점이 높았다. 앞선 울버햄턴 전에서는 오른발로 두 골을 넣었다. 발과 머리로 모두 득점할 줄 아는 선수의 면모를 보여줬다. 지난 시즌 왓퍼드에서 오른발로 2골, 왼발로 2골, 머리로 1골을 넣은 점 역시 득점 루트가 다양하다는 뜻이다.

이번 시즌 히타를리손의 가장 큰 과제는 ‘가을용 선수’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것이다. 지난 시즌 맹활약하긴 했지만 골과 도움이 전반기에 몰려 있었고, 후반기에는 그리 돋보이지 못했다. 상대팀에 분석당하기 쉬운 스타일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고, 기복도 거론됐다. 시즌 내내 꾸준히 활약한다면 EPL에서 가장 에측하기 힘들고 득점력이 뛰어난 윙어로 발전할 자질이 있다.

마르코 실바 에버턴 감독은 왓퍼드에서부터 좋은 인연을 맺은 히차를리손을 원했고, 에버턴은 5,000만 파운드(약 715억 원)를 과감하게 투자했다. 현재까지 모습을 보면 과감한 투자의 가치가 있었다. 히차를리손은 21세에 불과하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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