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경남 캉테’ 최영준은 올해 K리그 첫 골을 넣은 뒤 팬들에게 음료수 한 잔을 권했다.

28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 20라운드를 치른 경남FC는 FC서울에 극적인 3-2 승리를 거뒀다. 최영준은 경남이 한 골 차로 지고 있던 후반 9분 동점골을 넣었다. 최영준의 시즌 첫 골이었다.

지난해 K리그2의 모든 미드필더들을 상대로 판정승을 거뒀던 최영준은 올해 K리그1에서도 강력한 중원 수비력과 활발한 공격 가담으로 ‘1인 2역’을 하는 중이다. 그러나 공격 효율은 수비만큼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이날은 모처럼 멋진 공격이 나왔다. 네게바의 크로스를 말컹이 머리로 떨어뜨리자 최영준이 바로 옆으로 침투하며 오른발 발리 슛으로 득점했다. 말컹의 머리에서 바로 떨어진 공이라 타이밍을 잡기 힘들었지만 감각적으로 차 넣었다.

최영준은 시즌 첫 골을 넣은 뒤 바로 골대 옆에 있던 스포츠 음료 게토레이를 들어 한 모금 마시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골대 뒤에서 소리 지르는 축구 팬들에게도 음료슈를 권하는 손 동작을 했다. 여유 넘치는 ‘소품’ 세리머니였다.

최영준은 세리머니를 미리 준비한 건 아니었다고 했다. “눈에 딱 보이더라고요. 그때 목도 말랐고, 게토레이가 K리그 후원사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저도 한 잔 하고, 서포터들도 한 잔 하라고 그런 동작을 했습니다.”

최영준은 그 순간 문전으로 침투한 건 말컹이 공을 떨어뜨려줄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네게바가 크로스를 올리는 순간 말컹이 따낼 거라고 느낌이 왔어요. ‘눈빛만 봐도 안다’ 뭐 그런 건 아니고요, 말컹이 웬만하면 공을 다 따내니까 예측할 수 있었죠.”

최영준은 이 골이 프로 174경기 5호골이었다. 득점이 매우 적은 편이다. “골을 더 넣고 싶죠. 그런데 제 특성상 득점을 하기보단 다른 선수들이 득점하게끔 뒤에서 희생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제 마인드가 그렇기도 하고요.”

올해 경남은 2위를 달리며 승격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 중심에 최영준이 있다. 20경기를 모두 소화한 선수는 경남에서 최영준뿐이다. 여름엔 체력 부담을 다른 선수들과 나누기 위해 두 경기 교체 투입되기도 했지만 결장한 경기는 없었다. 왕성한 활동량이 가장 큰 장점인 최영준은 공격 효율이 높진 않아도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 최전방까지 공격에 가담하는 선수다. 서울전에서 마침내 끈질긴 침투가 결실을 맺었다.

최근 경남은 최영준의 동료 수비형 미드필더 김준범이 18라운드 베스트일레븐에 선정되고, 17라운드에는 경남 전체가 라운드 베스트팀에 이름을 올리는 등 전력이 고르게 상승하고 있다. 동료들의 고른 지원이 뒷받침되자, 핵심 공격수 말컹은 월드컵 휴식기 이후 5경기에서 5골 2도움을 몰아치며 전반기 이상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