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K리그 여름 휴식기는 올스타전이라는 축제와 함께해 왔다. 지난해를 거르고 올해는 베트남에서 열린다. 예전보다 시들해진 올스타전, 유럽에서는 유사 사례가 없는 올스타전. ‘풋볼리스트’가 29일 베트남 U-22 대표팀과 K리그올스타의 대결을 앞두고 올스타전과 관련된 이슈를 한 자리에 모았다.

K리그는 1983년에 출범했지만 처음부터 올스타전이 존재한 것은 아니다. 태생적인 배경 때문인지 팬, 연고지 등에 대한 인식이 쌓이는 과정에는 시간이 걸렸다. 올스타전은 팬을 위한 서비스다. 세월이 흐르며 승강제가 도입되고, 팀의 수가 변동하는 등 변화에 따라 팀의 구성이나 형식에 대한 변동의 폭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변화 속에서 올스타전을 준비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 각 팀들과 선수들은 팬을 위한 서비스가 강화되어야 하다는 인식을 더욱 굳건하게 가지게 됐다. 형식과 관계 없이 선수들은 평소 그라운드 위에서 경고를 받을 법한 세레머니나 각종 퍼포먼스를 펼치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각 팀별로 가장 빠르게 슈팅을 하는 캐논슈터 선발전, 각 구단의 선수, 팬, 코칭스탭, 심판 등이 참가하는 계주는 가끔 올스타전 자체 보다 더 인기를 끌기도 했다. 

처음 올스타전이 시작된 것은 1991년이다. 시즌 중이 아닌 시즌 종료 후에 개최됐다. 직전 시즌 성적에 따라 청군과 백군으로 나뉘었다. 최초의 올스타전은 1위 대우, 4위 유공, 6위 LG가 청군을, 2위 현대, 3위 포철, 5위 일화가 백군으로 팀을 구성했다. 당시에는 ‘쇼맨십’의 개념이 크지 않았다. 진지한 올스타전이 개최됐고 1만여 명의 관중이 동대문운동장에서 역시 진지하게 경기를 관전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티코 1대’가 관중 추첨 경품으로 내걸렸다. 1992년에도 마찬가지 형식의 올스타전이 개최됐다. 

이후 올스타전은 2년간 개최되지 않았다. 재개된 것은 1995년이다. 부산구덕운동장에서 개최됐다. 앞선 대회와 달리 국내 선수들이 청룡팀, 외국인 선수들이 백호팀으로 나뉘어 경기를 치렀다. 1997년에도 마찬가지 형식의 경기가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개최됐다. 1995년과 1997년의 올스타전은 당시 팀별 연고지 개념이 확실하지 않았던 시기에 확실한 연고지를 가지고 팬 몰이를 하던 부산로얄즈와 전남드래곤즈의 홈 구장에서 개최되어 연고지 팬 베이스 확충에 큰 기여를 했다.

1998년에는 서울올림픽주경기장에서 올스타전이 개최됐다. 앞선 대회에 비해 각 팀별 연고지 정착이 진행되어 연고지별 팀 구성이 시행됐다. 수원, 안양, 천안, 대전, 부천이 중부팀, 부산, 울산, 전남, 전북, 포항이 남부팀을 구성했다. 당시 프랑스월드컵으로 인해 축구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각 팀별로 월드컵 대표팀 선수 위주의 선발이 독려됐다.  더불어 2002한일월드컵 개최에 대한 기대로 1998년 이후의 올스타전은 같은 형식으로 2007년까지 꽤나 긴 기간 동안 유지됐다. 하지만 수도권 위주의 올스타전 개최에 대한 팬들의 불만도 상존했다.

2008년 올스타전은 전환기를 맞이했다. K리그의 올스타와 일본 J리그의 올스타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009년까지 경기를 가졌다. 2008년은 도쿄국립경기장에서 개최되었고, 최초로 해외에서 개최된 올스타전으로 기록됐다. 2009년은 인천문학경기장에서 개최됐다. 당시 일본 기업인 조모사가 대회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다. 각국의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의 자존심을 건 대결인 만큼 화제성도 뛰어났다.

2010년에는 FC바르셀로나의 프리시즌 투어의 일환으로 K리그 올스타팀이 맞붙었다. 조모컵 올스타전 개최도 논의되었지만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가장 많은 논란을 낳은 올스타전으로 남았다.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특정 클럽과 맞붙는다는 사실 자체로 찬반 논란이 뜨거웠다. 또한 바르셀로나의 일방적인 일정 요구로 K리그 팀들이 리그 일정을 옮겨야 했다. 더불어 바르셀로나가 시종일관 불성실한 태도로 방한 일정을 소화해 K리그까지 비난의 대상이 됐다. 이어 2011년은 승부조작 파문으로 인해 올스타전 자체가 개최되지 않았다. 대신 연맹은 자숙의 의미로 ‘2011 올스타 사랑나눔 클리닉’을 개최하는 등 사회봉사를 통한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2012년은 2002 한일월드컵 10주년을 기념해 팀 2002와 팀 2012가 맞붙었다. 월드컵의 주역들과 2012년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맞붙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참가했다. 2013년에는 1, 2부 승강제 맞이해 K리그 클래식 올스타와 K리그 챌린지 올스타의 대결로 진행됐다. 여기에 K리그 출신 해외파인 구차절, 기성용, 이청용, 윤석영이 특별 초청 선수로 올스타전을 누볐고, 일각에서는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시각도 존재했다. 당시 올스타전은 1만여 명이 조금 넘는 관중이 입장해 흥행에 실패했다는 혹평을 받았다.

2014년은 박지성의 은퇴를 기념하기 위한 올스타전이 개최됐다. 박지성은 K리그에서 활약한 경험이 없다. 하지만, 한국 축구에 남긴 짙은 족적을 함께 축하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흔쾌히 허락했다. K리그 올스타팀과 팀 박지성이 맞붙었다. 월드컵 무대에서 박지성과 함께 뛰었던 옛 대표팀 동료들이 대거 참가했고, 거스 히딩크 감독이 다시 한 번 지휘봉을 잡았다. 경기의 심판진을 각 팀들의 감독으로 구성하는 등 연맹의 세심한 마케팅 역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대회는 악천후 속에서 진행되었지만 5만여 명이 넘는 관중이 찾아 호평을 받았다. 이어 2015년에는 당시 K리그 최강팀이었던 전북의 최강희 감독과 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대결로 펼쳐졌다. 온라인 투표를 통해 각 팀별 선수들이 선발돼다. 2016년에는 중국 슈퍼리그 올스타와의 대결을 추진했다. 양 리그 실무진이 수 차례 협의를 거쳤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또한 심판 매수 사건으로 인해 올스타전은 개최되지 못했다. 그리고 2017년 7월 28일. K리그 올스타는 베트남 22세 이하 대표팀과 맞붙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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