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팬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 통렬하게 반성하고 있다.”

K리그클래식에 자신만만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조태룡 강원FC 대표이사가 홈 개막전 이후 불거진 논란에 사과했다. 

강원은 지난 11일 평창알펜시아스키점프센터 경기장에서 FC서울과 'KEB하나은행 K리그클래식 2017‘ 2라운드 경기로 홈 개막전을 치렀다.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았고, 잔디에서 악취가 났다. 팬들은 입장권 수기 발권으로 경기장 입장이 지체됐고, 주차 시설 미비 등으로 불편을 겪었다. 

조 대표는 ‘풋볼리스트’와 인터뷰에서 “미안하단 얘기 밖에 못 한다”고 했다. 조 대표는 다음 홈경기까지 최대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강원이 경기장 운영 주체가 아니었기 때문에 경기 당일 발생한 시설 문제에 대한 대처가 빠르게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이벤트 경기 과정에서 시설 일부가 파손되기도 했다. 인터넷과 전기가 경기 당일 갑자기 다운되면서 입장권 수기 발권이 이뤄졌다. 강원은 시설 보수를 요청했으나 운영 측으로부터 시간이 걸린다는 답변만 받았다. 일일 대관 형태로 임대료를 지불하고 사용하는 입장인 강원이 주도적으로 시설 개선을 위해 투자하기 어려웠다.

몇몇 논란에 대해 조 대표는 변명이 될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잔디에서 난 악취가 ‘퇴비’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를 정정했다. “1만 톤에 달하는 눈을 치웠다. 얼음 녹으며 물이 너무 많이 발생했다. 배수로로 나가는 쪽의 잔디가 썩으면서 냄새가 난 것이다. 퇴비 냄새는 아니다.”

본래 스키점프대 경기장은 2월 말까지 올림픽 대표 선수들이 훈련할 예정이었다. 강원은 잔디 정상화를 위해 대표팀의 해외 전훈비를 일부 지원해 2월 중순으로 철수시기를 당겼다. 이후 진행한 제설 작업 과정에 잔디가 얼어 있었다. 예상하치 못한 일이었다. 결정적인 시행착오가 됐다. 용역을 통해 해결하려 했으나 인력이 부족했다. 직원들과 인턴까지 투입해야 했다. 

대관령은 3월에도 춥다. 평창의 초 봄 잔디 상황 관리는 전례가 없던 일이다. 잔디는 자라는 속도가 빠르다. 날이 풀리는 대로 회복된다. 강원 측은 늦어도 두 번째 홈경기까지 잔디가 회복될 것으로 생각했다. 첫 홈경기의 상황이 예상보다 훨씬 더 좋지 않았다. 

평창의 미비한 경기장 상황에 대해 일부 팬들은 홈 경기장 이전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강원은 강릉시에 터를 잡고 있다. 클럽하우스과 사무국이 강릉에 있다. 

강원 측은 강릉시청이 올 시즌 강릉종합운동장을 사용하지 못한 것에 대해 연간회원권 발매 이전 시점에 ‘강릉시로부터 보안시설 지정 문제로 사용불가 통보를 받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대표는 “연간 회원권을 지정석으로 판매했고, 그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했다”고 했다. 경기장이 바뀌면 약속한 지정석을 할당할 수 없다. 조 대표는 연간회원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잔디 상태 회복이 시간문제인 만큼 지금 와서 홈 경기장을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선택지가 아니다. 

강원은 당장 18일에 포항스틸러스와 3라운드 경기를 홈에서 치른다. 잔디 상태가 온전히 회복되기엔 빠듯한 시점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잔디 문제에 대한 지적이 거세지자 해당 경기의 일정 연기를 논의하고 있다. 강원 측은 잔디 상태의 원활한 회복을 위해 포항과 홈경기 연기 결정이 내려지면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조 대표는 홈 개막전에 드러난 모든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하겠다고 했다. 팬들이 남긴 피드백을 면밀히 검토하며 대책 회의를 진행 중이다. 회의가 끝나는 대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팬들의 질타에서 애정이 있다는 것을 봤다. 다음 경기에 어떻게 팬들에 잘 해드릴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만 하고 있다.”

사진=풋볼리스트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