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은골로 캉테는 공수를 겸비한 미드필더지만 득점은 거의 없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만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번 시즌 2골 모두 맨유를 상대로 기록했다.

1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2016/2017 잉글리시FA컵’ 8강전을 치른 첼시는 맨유를 1-0으로 꺾고 승리했다. 첼시가 마지막으로 4강에 합류해 토트넘홋스퍼와 맞붙게 됐다. 나머지 두 팀은 아스널과 맨체스터시티다.

맨유는 지난 10월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스탬포드 브리지 원정에서 0-4로 대패한 바 있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했고,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징계로 결장한다는 문제가 겹쳤다.

주제 무리뉴 맨유 감독의 대안은 3-4-3 시스템이었다. 첼시와 같은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면서, 맞춤형 수비 전략을 가미했다. 첼시가 오른쪽 윙백에 원래 윙어인 빅터 모제스를 배치하기 때문에, 맨유는 왼쪽 윙어로 윙백까지 소화할 수 있는 애슐리 영을 배치했다. 첼시를 거울처럼 따라하면서 수비에 중점을 뒀다.

맨유의 강한 압박은 전반전에 어느 정도 효과를 보는 듯 했으나 잦은 파울이 문제였다. 특히 드리블에 뚫리느니 반칙이라도 하겠다는 맨유 선수들의 접근법이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안데르 에레라가 전반 19분과 35분 아자르의 드리블을 두 번 거칠게 방해하며 연속 경고를 받고 퇴장 당했다. 무리뉴 감독은 수비력을 유지하기 위해 윙어 헨리크 미키타리안을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인 마루앙 펠라이니를 투입해야 했다. 이때부터 공격이 더 무뎌졌다.

 

시즌 2골 모두 맨유 상대로 득점

첼시는 원래 속공에 강한 팀이지만, 맨유 선수가 한 명 퇴장당한 상황에선 점유율을 확보하고 다양한 공격 루트로 지공을 펴기 시작했다. 적극적인 공격은 후반전이 시작한지 6분 만에 결실을 맺었다.

마무리를 한 선수가 캉테였다. 네마냐 마티치의 롱 패스로 시작된 속공이 한 번 늦춰지자 첼시는 오른쪽, 왼쪽, 후방으로 공을 다양하게 돌리며 맨유 수비를 교란했다. 이때 캉테는 첫 속공 시도 때 아자르와 호흡을 맞추며 문전까지 침투했고, 다시 공이 후방으로 빠지자 미드필더 본연의 포지션으로 이동해 후방 지원을 시작했다. 윌리안이 짧은 드리블 후 내준 공을 받은 캉테는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렸다. 낮고 빠른 슛은 크게 휘며 골문 구석에 꽂혔다.

경기 내내 캉테의 공격력이 돋보였다. 캉테는 첼시 전체 선수 중 세 번째로 공을 많이 만지면서(90회) 두 번째로 많은 키 패스(4회)를 기록했다. 드리블 돌파 횟수는 공동 2위인 4회, 파울을 얻어낸 횟수는 3위인 2회였다. 공 소유권을 잃어버린 횟수가 0이었다는 것이 가장 눈에 띈다. 모험적인 위치로 자주 들어가면서도 일단 공을 받으면 실수를 거의 저지르지 않았다.

캉테는 속공 상황에서 특유의 재빠른 드리블 전진 이후 동료에게 적절한 전진 패스를 내줬고, 윙어들이 지공을 시작할 때면 페널티 지역 안으로 과감하게 침투하며 패스 경로를 열어 줬다. 후반 17분 중거리 슛을 하는 척 하다가 윌리안에게 슬쩍 패스해 슈팅 기회를 열어 주는 플레이도 적절했다.

캉테는 직접 공격력이 좋은 선수는 아니다. 이번 시즌 EPL 27경기 중 26경기에 선발로 출장했지만 득점은 단 1골에 불과하다. 당시 상대팀 역시 맨유였다. 맨유를 4-0으로 꺾을 때 쐐기골을 넣은 캉테는 맨유 수비진 앞에서 드리블 돌파까지 선보이며 평소 자제하는 공격력을 마음껏 과시한 바 있다.

기본 임무인 수비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캉테의 태클 4회는 팀내 최고 기록이다. 그 외에 가로채기 1회, 걷어내기 4회로 활약했다. 캉테의 경기 장악력은 맨유의 폴 포그바, 에레라, 펠라이니 등을 압도했다.

키는 작지만 탄탄한 육체, 기술, 지능을 겸비한 캉테는 첼시가 약간 불안정한 시스템을 채택한 상태에서도 아무런 불안감 없이 EPL 선두를 질주할 수 있는 힘이다. EPL 우승이 유력한 가운데, FA컵에서도 두 팀만 더 넘으면 우승을 달성할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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