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펠레와 마라도나, 호나우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아구에로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고로 평가 받는 선수들의 공통점은 10대의 나이에 프로가 되었고, 20세를 전후로 이미 최고라는 수식어에 가까워졌다는 점이다. 프로 세계에 나이는 없다. AS모나코의 음밥페는 만 18세의 나이로 프랑스 리그앙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AC밀란의 잔루이지 돈나룸마는 만 16세에 이미 이탈리아 명문팀의 주전 수문장이 됐다. 2016/2017시즌 현재, 세계 축구를 뒤흔드는 무서운 10대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유럽에서도 만 18~19세는 유소년 팀의 마지막 단계다. 그러나 이 나이대의 선수들은 최소한 2군팀에서 프로 경기에 나서고, 팀내 최고 재능이라 불리는 선수들은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며 진정한 프로가 된다. 

한국 역시 프로 산하 클럽을 통한 육성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고교 선수는 프로에 등록해 뛸 수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생일이 지나지 않은 만 18세가 최연소 프로 데뷔가 가능한 시점이다. 실질적으로 만 19세 선수만 ‘10대 스타’의 길에 도전할 수 있다.

아쉽게도 10대의 나이로 K리그 무대를 뒤흔든 선수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지난 2016시즌의 경우 U-20 대표팀의 중심 선수로 꾸준히 활약해온 한찬희가 전남 유소년 팀 광양제철고를 졸업한 뒤 프로로 직행해 후반기부터 주전으로 기용되며 당시 기준 만 19세의 나이로 23경기에 출전해 1골 1도움을 올린 것이 가장 인상적인 활약이다. 

노상래 전남 감독은 10대 선수들에 대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기회만 꾸준히 주면 충분히 올라온다”고 했다. 그러나 스플릿 라운드와 승강제가 실시되면서 성적에 따라 경질 여론이 쉽게 일어나는 K리그의 현실 속에 어린 선수들을 기다려주는 환경이 되기는 어렵다. 

모 감독은 “하위스플릿 내려가면 버스를 막고, 강등권으로 내려간다고 버스를 막는 상황에서 감독이 길게 보고 어린 선수에게 기회를 주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유스에서 키운 선수를 바로 프로에 데려오면 경기에 못뛰어서 침체되고, 대학에 보내면 1,2학년에는 마찬가지로 주전이 되기 어렵다. 3,4학년까지 하고 오면 2~3년 정도 뛰고 군대에 가야한다”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을 말했다.

이런 문제는 최근 R리그의 부활로 2군 선수단을 운영하며 경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게 되면서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다. 유스 시스템의 정착으로 몇몇 팀들은 대학으로 보내지 않고 바로 1군팀으로 불러 들여 R리그를 통해 검증하고 1군 데뷔 기회를 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017시즌 K리그클래식과 K리그챌린지를 통틀어 27명의 10대 선수가 등록됐다. 박성민, 윤종규, 손무빈(서울), 유승민, 이재형(전북), 김호승(제주), 이상헌, 문정인(울산), 김성주(전남), 유주안(수원삼성), 이승모(포항), 김진야, 김보섭(인천), 이해웅, 손석용, 조용재, 정충엽(대구), 이태민(강원), 김민규. 이시환(성남), 김정호(부산). 황재정(대전), 권영신, 김도윤, 박준민(부천), 김의원, 박현욱(경남).

윤종규, 이상헌, 문정인, 유주안, 이승모, 김진야 등은 청소년 대표 선수로 뛰며 이름을 알린 선수들이다. 올 시즌 1군 데뷔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K리그 최초로 유스 시스템을 정착시킨 포항의 이승모는 이들 가운데 가장 주목할만한 선수다. U-17 대표팀에 이어 U-20 대표팀에서도 각광 받고 있는 이승모는 중앙 수비수와 중앙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이승모는 185센티미터의 장신이지만 볼을 다루는 기술이 좋고, 스피드도 갖췄다. 정확한 중거리 슈팅 능력도 갖췄다. 여러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 포항이 대대적인 리빌딩 과정에 있다는 점에서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있다. U-20 월드컵에 참가해 국제 경험까지 쌓고 돌아온다면 후반기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 2016년 한찬희의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는 선수다. 

글=한준 기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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