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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광주 이적생들의 수다…"남딩크 믿고 왔습니다"
한준 기자 | 승인 2017.01.10 08:25

[풋볼리스트=광양] 한준 기자= 광주FC는 K리그 무대에서 도깨비 같은 팀이다. 2015시즌 K리그클래식 승격 이후 두 시즌 연속 잔류하는 과정에 계속해서 새 판을 짜야 했다. 잘 나가는 선수는 좋은 조건으로 새 팀을 찾아 떠났고, 경험이 쌓인 선수들은 군 입대 연령이 차면서 어쩔 수 없이 떠났다. 빈 자리는 무명의 젊은 선수들이 채웠는데, 성적과 조직력은 오히려 향상됐다. 

2016시즌 리그 8위로 창단 후 최고 성적을 거둔 광주는 구단이 배출한 첫 리그 MVP이자 득점왕 정조국을 비롯해 미드필더 이찬동, 여름, 수비수 이으뜸 등을 잃었다. 이번에도 빈 자리는 다른 팀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던 젊은 선수들,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딛은 신인 선수들이 대신한다.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전문가로 알려진 남기일 광주 감독의 손에 의해 ‘전성 시대’를 맞이할 주인공은 누가 될까? 남 감독이 적극 구애한 것으로 알려진 제주유나이티드 공격수 정영총(25), 전북현대 미드필더 이우혁(24)과 수비수 이한도(23)는 광주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차세대 척추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풋볼리스트’는 광양에서 1차 전지 훈련을 통해 광주에 녹아 들고 있는 ‘세 이적생’의 적응기를 들었다.

#밖에서 봤던 광주FC

-다른 팀에 있을 때 생각한 광주FC는 어떤 팀이었나?

이우혁(이하 혁): 조직적으로 끈끈하고 파이팅이 넘치는 팀. 경기는 아기자기하게 잘 풀어 나가는 부분이 있어서 굉장히 재미있는 축구를 한다고 생각했다. 광주는 까다로운 팀이었다. 젊은 선수들이 많다 보니까, 활동량이나 파이팅적인 면에서 뛰어나다.

정영총(이하 총): 조직적으로 굉장히 잘 갖춰져 있는 팀. 대체적으로 선수층이 어리다 보니까 기동력이 좋은 팀이라고 생각했다. 제주에 있었을 때도 광주랑 경기하게 되면 수비적인 면에서 타이트한 면이 강하니까 볼 처리를 미리 미리 하라고, 이런 팀이 껄끄러운 팀이라고 조성환 감독님도 얘기하셨다. 선수들도 빨리 볼 처리 하지 않으면 빼앗기니까 빨리 처리하자는 얘기를 많이 했다.

이한도(이하 이): 쉽지 않은 팀. 껄끄러운 팀. 남기일 감독님이 저를 원한다고 하셔서 흔쾌히 왔다. 전북현대에 있었지만 광주가 부족한 팀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 내 또래도 많아서 운동 분위기도, 생활도 되게 좋은 것 같다.

정: 선수는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다. 나 역시 남기일 감독님이 원하신다고 하셔서 왔다. 나를 원하는 감독님 밑에서 축구 해보고 싶다. 제주 감독님이 날 안 믿어주신 것은 아니다. 남 감독님 밑에서 많은 걸 배울 것 같다. 광주에 있었던 형들이 제주에 있었다. 호남이 형이나, 수범이 형. 그 형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 감독님과 하는 것이 선수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결정했다. 호남이 형은 입대 전에 ‘영총이 너가 기일 감독님 밑에서 배우면 선수로 성장할 것 같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그런 말을 들었었기 때문에 제의가 왔을 때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혁: 남기일 감독님에 대해 간접적으로 들었는데, 훌륭한 지도자라고 많이 들었다. 그런 감독님이 나를 원하시고, 불러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왔다. 그 믿음에 보답하려는 생각으로 훈련하고 있다.

#설움의 2016년, 이를 간 2017년

-지난 시즌 전 소속팀에서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혁: 한도도 마찬가지겠지만, 전북에서 경기를 못 뛰었다고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준비가 안되어 있지 않았다. 쉽게 말해서, 놓고 있던 시간은 없었다. 항상, 하루하루 경기에 나가지 못해도 훈련에 최선을 다했다. 그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려고 했다. 밖으로 보여지지는 못했지만 선수로서 발전을 했으면 했지, 더 떨어지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전북은 팀 훈련을 경기방식으로 많이 한다. 실제 경기만큼은 아니겠지만 자체 경기를 통해 큰 선수들과 겨루면서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이: 일단 좀 힘들었다. 대학교 때 그래도 기대를 많이 받고 갔는데,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래도 훈련할 때나, 시합 따라갈 때 많이 보고 배웠다. 1년 차인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옆에서 경험하고, 클럽월드컵도 같이 따라가서 교체라도 짧게 뛰었다. 축구 선수 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은퇴 하기 전에 그런 경험을 한 번 더 할 수 있을까? 생각도 하고.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클럽월드컵을 경험했으니 절대 후회하는 부분은 없다.

-이제는 경기에서 보여주고 싶은 열망이 클 것 같다.

이: 완전 이를 갈았다. 휴가 때도 전북에서 시즌이 늦게 끝나서 많이 쉬지는 못했지만, 계속 생각하고 운동도 안 쉬고 계속 준비했다. 감독님의 기대, 팬들의 기대 부응하고 싶다. 내 자신의 기대도 그렇고, 이번에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정: 초반에는 좋았다. 개막전에도 선발로도 뛰고, 조성환 감독님이 계속 경기를 데리고 가주시고, 뛰게 해주셔서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는 시작보다 마무리를 잘하는 게 좋다는 걸 많이 느꼈다. 초반에는 많이 뛰었지만 결국 부상을 당하고, 마지막에 잘 못하다보니 내가 팀에 보탬이 되기는 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느 팀이든 신인 선수들은 형들이 못 뛰는 부분을 채워줘야 하는 것도 있다. 그런 역할을 많이 했다. 수비도 적극적으로 해주고. 공격수지만 수비수 역할을 했다. 

-광주에서는 주인공으로 나설 수 있는 기회다.
정:
절대 그렇게 생각 안했다. 솔직히 광주든 제주든, 선수 개개인의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한다. 광주에 온다고 뛸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제주에 있었으니 광주에 가면 뛸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온 게 아니다. 앞으로 축구 인생에서 남기일 감독이라는 분을 만나 것이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온 거다. 내가 못하면 경기에 못 뛰는 것이다. 그렇다고 광주 선수들이 경기를 못하는 것도 아니다. 열심히 하고 내 모습 보여줘야 한다.

-포지션상으로나 역할 면에서 김호남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정:
호남이 형은 굉장히 좋은 선수다. 골 에어리어에서 굉장히 위협적이다. 그렇게 기대하신다면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드리고, 감독님이 원하시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 

#직접 겪어본 광주, 1차 전훈 일주일 소감

이: 직접 배워 보니 좋다. 광주 팀 색깔도 그렇고, 내가 좋아하는 축구와 비슷한 점이 많다.

혁: 비슷한 또래가 많고 선수단이 젊어서, 분위기면에서는 굉장히 재미있게 훈련하고 있다. 이제 체력 훈련 지나고 감독님의 지도를 조금씩 받고 있다. 밖에 있으면서 생각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기자기하게 만들어가는 플레이, 조직을 맞춰서 수비하는 플레이를 얘기하신다. 몸으로 빨리 익히는 게 중요하다. 

이: 조금 더 세세하게 가르쳐 주시는 것 같다. 작은 위치 하나라도 정밀하게 가르쳐주시는 것 같다. 주말에 대학 팀과 연습 경기를 했다.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하려고 노력 중인데 아직까지는 팀 훈련을 많이 안했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 그 동안 해온 방식 대신 감독님의 축구에 젖을 수 있도록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이한도 선수는 홍준호, 박동진 등 또래 선수가 많은 센터백 포지션은 경쟁이 치열하다.
이:
경쟁은 어느 팀이나 해야 한다. 다 좋은 선수들이다. 경쟁해야 한다고 해서 사이가 안 좋지는 않다.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에 대해 서로 공유하면서 보완하고 있다.


-센터백으로 훈련 중이지만 수비형 미드필더, 공격수 다 볼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미팅 했을 때 일단 내가 중앙 수비를 먼저 생각하고 왔따고 말씀 드렸다. 어느 포지션이든 감독님이 하면 즉각 해야죠. 여러 포지션 보고 싶기도 하고. 아직까지 솔직히 여러 포지션 다 잘하고 싶은 욕심은 있다. 감독님 밑에서 배우다 보면, 시즌 중 누가 다치고 어찌 될지 모르니 생각은 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수비를 봐왔다.

-정영총 선수는 훈련 때 과감한 슈팅을 하더라. 광주에선 더 공격적인 역할 주문 받고 있나?
정:
(허공으로) 많이 날라갔다. (웃음) 처음 면담할 때 감독님이 하신 얘기가 ‘난 도전하지 않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였다. 내가 제주에서 실패한 이유가 팀 안에서 형들 눈치, 감독님 눈치를 너무 많이 본 것이다. 그래서 내가 가진 것을 잘 못 보여줬다. 감독님은 안 하는 것 보다, 실패하는 것 보다는 해보는 걸 원하신다. 

-양 발 슈팅이 강점으로 알려져 있는데?
정:
내가 보기엔 잘못된 정보다. 왼발 잘 못 쓴다. 왼발도 연습은 하는데 도무지 이 녀석이 말을 안 듣는다. (웃음) 그런데 오늘 빗나간 슈팅은 오른발이었다. (Q. 아직 몸이 안 풀린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이우혁 선수는 중원에서 김민혁과 호흡이 중요하다. 두 선수 모두 비슷한 면이 많은 것 같다.
혁:
작년 광주의 첫 경기부터 몇 경기를 봤다. 민혁이가 공격적으로 찔러주는 패스가 좋다고 생각한다. 내 스타일은 볼 배급과 전진 패스다. 민혁이와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뒤에서 민혁을 받쳐주면서 전진 패스를 주고, 민혁이가 그 패스를 받아서 마무리 패스를 보내는 플레이를 맞춰보고 있다. 

-니제르 대표 선수인 미드필더 본즈와 소통은 어떤가?
혁:
본즈는 워낙 피지컬이 좋다. 앞으로 포르투갈 전지훈련에 가면서 경기를 통해 많이 맞춰야 한다. 가기 전에 영어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간단한 의사소통을 한다면 충분히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한 살씩 차이 난다.
이:
족보가 애매하다
혁: 내가 빠른 년생(1993년생)이다. 정영총(1992년생)과 친구다. 
이: 난 학교를 1년 일찍 들어갔다. (1994년생). 나만 동생이다.

-들어온 선수가 많아서 서로 낯설 것 같은데 금방 친해진 것 같다.
정:
난 처음에 진짜 어색했다. 아는 사람이 (박)동진이 밖에 없었다. 어떻게 적응하지 했는데 이 친구(이우혁)가 먼저 말 걸더라. 한 다리 건너 아는 친구가 있었다. 먼저 말 걸어준 이우혁 덕분에 적응을 빨리했다. 처음에는 낯을 많이 가리지만, 친해지면 잘 다가가는 성격이다. 아무래도 선수들 연령대가 어려서 적응하기 빨랐던 것 같다. 연령대가 높았다면 지금도 적응 못하고 있었을 것 같다.

혁: 강원에 있으면서부터 항상 비슷한 또래면 먼저 다가가고, 선수 방에도 가고, 말을 먼저 걸면서 선수들이 다 친해질 수 있게끔 했다. 내 성격인지, 여기서도 먼저 말을 걸게 되더라
이: 오지랖퍼 (웃음)

혁: 박동진, 조주영 등 기존 선수도 알던 선수도 몇몇 있었다. 김정현 선수도 고등학교, 중학교 후배라 어려움 없이 다른 선수들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비슷한 또래라 말을 걸기 수월했고, 금방 편해졌다.

이: 나도 친한 사람이 우혁이 형 말고는 아예 없었다. 전북에서도 우혁이 형을 많이 따르고 쫓아다녔다. 우혁이 형이 먼저 다 친해지니 나도 우혁이 형 옆에 있어서 다 친해졌다. 나이대가 비슷해서 공감대가 비슷하더라. 거리낌 없이 다 친해졌다.

#광주에서 이루고 싶은 꿈과 목표

혁: 제주에 있는 권순형 선배는 강원 시절부터 많이 보고 배운 선배다. 권순형 선배님이 작년에 5골 8도움을 했더라. 나는 5골 10도움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코너킥은 더 잘 찰 수 있다. 코너킥으로 어시스트 많이 노려보려고 한다. 

정: 순형이형은 최고다. 원채 가진 게 많다. 내가 잘만 뛰면 안보고 뛰어도 내 발에 들어올 거다. (이우혁에 대해서도) 밖에서 많이 들었다. 소문으로는 택배사로 불린다. 이 친구가 (볼을) 잡으면 뒤도 안 돌아 보고 뛸거다. 호남이 형이 광주에서 큰 역할 많이 했었다. 그 역할을 목표로 해보고 싶다. 공격 포인트는 두 자리 수. 어시스트, 골 합쳐서.

이: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르는 것. 아직 리그 데뷔를 못했다. 작년까지 합쳐서 어느 포지션으로든 전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 38경기 출전. 그게 목표다.

-광주는 올 시즌 상위 스플릿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감독님이 있잖아요. 남딩크(남기일+히딩크). 감독님 믿고 가야죠.

정: 4위. 제주도 매번 중위권 머무르다가 목표 우승으로 잡고 하니 4위까지 올라가더라. 전에 계시던 감독에게 들은 얘긴데, 4위로 목표 잡으면 밑으로 떨어질 수 있는데, 우승으로 잡으면 우승 아니라도 그 밑까지 갈 수 있다. 아, 그러면 다시. 목표는 1위. 최소 4위까지는 가게. 목표로 잡고.

혁: 난 6강 안에 드는 게 목표다. 내 전 소속팀 전북, 강원을 전부 다 잡는게 목표다. (Q. 강원은 올해 폭풍 영입으로 화제다.) 굉장히 많은 생각이 들더라. 기쁘기도 했는데, 내가 거기서 많이 고생했다. 내가 있을 땐 아무것도 못하고… 그래서 감정이 복잡했다. 최윤겸 감독님과도 있어봤고, 팀 스타일도 잘 안다. 그런 부분에서 우리 광주팀에 도움이 될 거다. 전북도 마찬가지다. 

-전 소속팀을 상대로 골 넣으면 세리머니 할 건가?

혁: 할 겁니다.
정: 난 벌써 다 준비되어 있다. (이적이) 결정난 순간부터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4골까지, 골 세리머니 4개를 준비했다.

이: 골 넣을지 모르겠는데, 기분은 남다를 것 같다. 전북이랑 경기한다면, 나를 보낸 걸 후회하게. 한풀이를 하고 싶다. 내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 

사진=풋볼리스트, 광주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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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 기자  holaz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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