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에 3-2 승리, 2위 등극으로 ACL 원정 분위기 'UP'

[풋볼리스트=전주] 김정용 기자= 막판에 실점해 승점을 놓치곤 했던 전북현대가 이번엔 뒤로 갈수록 강해졌다. 전북이 초반에 보인 틈을 성남FC가 집요하게 추적했고 그 때마다 경기장은 점점 달아올랐지만, 마침내 경기를 끓어오르게 만든 건 성남이 아닌 전북이었다.

16일 전북 전주의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6라운드에서 전북과 성남이 만났다. 5라운드까지 성남이 2위, 전북이 3위였기 때문에 선두권 판도가 갈릴 빅 매치였다. 전반전이 끝날 때쯤, 선두 FC서울이 수원FC를 3-0으로 꺾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1위와의 격차를 유지하려면 승리가 필수였다.

#어수선한 전북, 성남의 동점골

전북은 나흘 뒤 FC도쿄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E조 5차전을 앞두고 있었지만, 별다른 체력 안배 없이 주전급 선수를 대거 투입해 성남을 상대했다. 최전방의 이동국, 미드필드에 동시에 포진한 김보경과 이재성이 특히 상징적이었다. 성남전에서 승리해 좋은 기세를 타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고, 도쿄전이 4일 뒤 저녁 경기이므로 어느 정도 체력 회복이 가능할 거란 계산도 있었다. 성남은 미드필더 안상현 대신 최호정을, 피투 대신 조재철을 넣는 약간의 선수 변화 아래 전북을 상대했다.

두 팀이 앞선 5경기 동안 내준 골은 경기당 0.6골에 불과했지만 이날은 일찍부터 골이 오가기 시작했다. 전반 13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동국이 경합한 공이 뒤로 흘렀고, 장윤호가 건드려 문전으로 굴려 놓은 공을 로페즈가 잡아 골로 마무리했다. 다가오는 공을 그대로 골문 구석에 낮고 강하게 차 넣은 로페즈의 마무리가 돋보였다.

그러나 전북은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는 기회를 여러 차례 잡고도 모두 놓치며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날 골이든 도움이든 기록하면 K리그 최조 250 공격포인트를 달성할 수 있었던 이동국이 번번이 득점 기회를 놓쳤다. 성남은 김동준 골키퍼의 패스가 여러 차례 전북 압박에 끊기는 등 전반전에 특히 불안했지만 이동국 덕분에 추가 실점 없이 후반전에 돌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후반 10분 티아고의 코너킥을 조재철이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전북, 이번엔 시간이 갈수록 강해졌다

전북은 후반에도 체력 안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경기는 오히려 점점 격렬해졌다. 최 감독은 주전급 선수에게 휴식을 주는 대신 후반 14분 장윤호 대신 레오나르도를 투입해야 했다. 김보경, 이재성, 이동국은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골이 터지는 주기는 점점 짧아졌다. 후반 24분 레오나르도의 프리킥이 수비 벽에 맞고 살짝 휘며 절묘하게 성남 골망을 갈랐다. 그 뒤에도 경기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았고, 7분 뒤 티아고의 절묘한 터닝슛으로 다시 동점이 됐다. 최철순을 등지고 있던 티아고는 왼쪽으로 돌아서는 척하다 오른쪽으로 돌아서는 간단한 속임수 이후 왼발로 골망을 갈랐다. 시즌 5호골이다.

갈수록 전북 공격은 날카로워졌다. 마침표를 찍은 선수는 김보경이었다. 후반 40분, 경기 내내 잠잠하던 김보경이 전북의 공격 흐름을 따라 성남 문전으로 뛰어들었다. 레오나르도가 연결해 준 패스를 받은 김보경은 지체 없이 왼발 강슛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김보경의 K리그 데뷔골과 함께 경기장의 열기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마침내 종료 휘슬이 울렸고, 전북 선수들은 후련한 표정으로 서로를 격려하며 경기장을 떠났다. 전북은 앞선 3경기 동안 K리그에서 2무, ACL에서 1패에 그쳤다. 위기였다. 세 경기 모두 경기 종료 직전 실점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막판 운영 능력뿐 아니라 집중력까지 비판의 대상이 됐다. 최 감독 스스로도 뒤로 갈수록 조직이 느슨해지는 현상을 가장 경계하고 있었다.

이날 전북은 갈수록 빈틈이 없어졌다. 성남에 동점골을 내줄 위기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경기 막판까지 이재성은 몸을 날려 성남 패스 전개를 끊었고, 이동국은 속공을 방해하다 경고를 받았다. 쉴새 없이 공수를 오간 이주용은 후반 중반부터 발이 무거워진 상태에서도 마지막까지 달렸다. 레오나르도는 추가시간에 대해 대기심에게 항의하기까지 했다.

최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선제골 후 실점하는 패턴이 또 나왔다"며 아직 경기 운영 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의지를 갖고 뭉쳤기 때문에 마지막 결승골이 났다”는 점은 높이 샀다. 전북은 3승 3무로 승점 12점에 올라 선두 서울(승점15)와 승점차를 유지했다. 순위는 전북이 2위, 성남이 3위로 바뀌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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