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청주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충북청주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우린 아직 멀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최윤겸 충북청주FC 감독이지만, K리그2 선두에 오른 현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목소리는 웃음기가 서려 있었다.

충북청주는 지난 17일 홈에서 FC안양과 1-1 무승부를 거두며 하나은행 K리그2 2024 3라운드 현재 2승 1무를 기록 중이다. 1라운드 전남드래곤즈, 2라운드 천안시티를 연파한 뒤 안양과 무승부를 거두며 현재까지 3경기를 치른 팀 중 유일한 무패다. 선두에 오른 채 A매치 휴식기를 맞는다.

약팀을 골라 상대한 것도 아니었다. 안양과 전남은 원래 K리그2 상위권으로 매해 꼽혀 온 팀이고, 천안시티도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청주가 상대한 세 팀의 청주전 제외 전적을 모두 더하면 3승 1무다. 그 정도로 강한 팀들이지만 청주를 만나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해 팀의 주축이었던 외국인 선수들이 올해 우르르 떠났지만, 그 자리를 새 외국인이 아닌 한국 선수들이 메워주고 있다는 게 더욱 긍정적이다. 지난해 13골 2도움을 올린 조르지는 포항스틸러스로, 피터는 서울이랜드FC로 가는 등 흩어졌다. 그 자리를 대체해야 할 외국인 중 선발로 꾸준히 뛰는 건 공격수 파울리뉴 한 명이다. 파울리뉴도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현재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는 단계다. 일본 미드필더 미유키가 교체로 뛰며 출장시간 확대를 노리고 있다.

두 외국인 선수는 아직 본격적으로 전력에 들지 못했다. 특히 오두(네이선 오두와)는 잉글랜드 토트넘홋스퍼 유소년 출신으로서 한때 손흥민과 같은 클럽하우스를 썼지만 1군에 정착하지 못하고 여러 나라를 거쳐 한국에 온 측면자원이다. 최 감독은 “오두는 무릎 통증이 해결되면 곧 투입할 수 있다. 토트넘 출신답게 재능이 정말 좋다. 선수들도 다 인정한다. 부상, 적응, 추운 날씨 등의 장애물이 걷히면 좋은 활약을 해 줄 선수”라고 기대를 밝혔다. 수비수 베니시오도 첫 출전을 노린다.

이처럼 외국인 선수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는데도 선두에 오른 비결은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다. 특히 구현준은 부산아이파크 시절부터 충북청주 첫해였던 작년까지 부상으로 제대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해 몸 관리를 철저히 하고 동계훈련부터 제대로 소화하자, 그동안 발휘하지 못했던 능력을 마음껏 선보일 수 있게 됐다. 현재까지 1골 1도움으로 선두 등극의 핵심 역할을 했다. 특히 안양전에서는 왼발잡이지만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멋진 골을 터뜨렸다.

최 감독은 구현준뿐 아니라 스쿼드 전체의 경쟁력이 올라가면서 무한 경쟁 체제에 들어갔다는 걸 올해 변화로 꼽았다. 작년에는 선수가 많았지만 그 중 프로에 활용할 만한지 옥석을 고르는 작업이 진행됐다면, 이번 시즌은 살아남은 선수들에 새로 영입된 선수를 더해 더블 스쿼드 모두 프로급이라는 것이다.

이민형(충북청주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민형(충북청주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강한(충북청주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강한(충북청주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래서 최 감독은 “3월 내에 모든 선수들에게 출장기회를 주고 무한경쟁에 들어간다. 나도 선수를 해 봐서 아는데, 훈련만 하고 경기투입에 대한 기약이 없으면 힘이 나지 않는다. 모든 선수가 서로를 배려하고 응집력을 갖추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골키퍼조차 바꿨다. 베테랑 류원우가 초반 2승을 거뒀는데, 안양전은 지난해 중반부터 상승세 주역이었던 박대한이 골문을 지켰다. 최 감독은 “작년 정말 잘 해준 박대한이 3경기 넘게 쉰다면 몸과 마음의 컨디션이 모두 떨어질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 류원우를 이해시켰다. 양보를 통해 선수들이 동료애를 갖고 뛰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북청주는 A매치 기간인 24일 거제시민축구단과 코리아컵(구 FA컵) 2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최 감독의 구상대로 이날은 경기 경험이 떨어지는 선수를 최대한 투입해 경쟁에 막차를 가할 생각이다. 프로 2년차 구단의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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