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성(미트윌란). 게티이미지코리아
조규성(미트윌란).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유러피언 슈퍼리그 창설을 추진해 온 주최측 ‘A22 스포츠’가 이미 존재하던 비슷한 이름의 리그와 벌인 상표권 싸움에서 패배했다. 조규성, 이한범 등 한국 선수들이 최근 진출한 덴마크 수페르리가가 ‘원조’로 인정받았다.

슈퍼리그는 지난 2021년 본격적인 창설 움직임을 보이며 유럽축구계를 뒤흔들었다. 유럽 최고 빅 클럽들을 싹 모아 새로운 국제리그를 만듦으로써 ‘빅 리그 위의 빅 리그’가 되겠다는 구상이었다. 각국 리그뿐 아니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를 운영하는 UEFA에 엄청난 위협이었다. 당시 시도는 각국 축구팬 및 축구협회의 거센 저항에 막혀 애초 참가를 약속했던 팀들이 대거 탈퇴하며 무산됐다.

이때 슈퍼리그 측이 창설을 위해 진행했던 법적 절차가 상표권 확보였다. 2021년 4월 유럽연합 지식재산국(EUIPO)에 슈퍼리그라는 이름의 대회를 등록하려 했다.

그러나 덴마크 축구계에서 제동을 걸고 나섰다. 덴마크 수페르리가가 슈퍼리그의 이름과 겹치므로 등록하려면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13일(현지시간) EUIPO는 수페르리가의 손을 들어줬다.

수페르리가 측은 “‘더 슈퍼 리그’라는 새 등록상표가 덴마크 수페르리가 소속 구단들의 가치를 침해한다는 점을 유럽연합의 상표권 담당부서가 인정해 준 것을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고 ‘승소’ 소감을 밝혔다.

또한 슈퍼리그의 방향성에도 반대한다며 “우리는 빅 클럽들의 새로운 유럽 리그 창설 움직임에 늘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각국 대회를 통해 참가 가능한 열린 국제대회가 옳다고 본다. 축구는 일부 구단들이 자기들끼리 벌이는 파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축구장 밖에서 거둔 이번 승리가 특히 기쁘다”고 이야기했다.

수페르리가는 조규성, 이한범의 소속팀 미트윌란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덴마크 1부 리그의 이름이다. 리그는 1991년 창설됐고, 수페르리가라는 브랜드는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유러피언 슈퍼리그 홈페이지 메인 화면 캡쳐
유러피언 슈퍼리그 홈페이지 메인 화면 캡쳐
알렉산데르 체페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게티이미지코리아
알렉산데르 체페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게티이미지코리아

 

슈퍼리그 창설 움직임은 지난해 말에도 다시 한 번 일었으나 첫 시도에 비해 화제를 모으지 못했다. 여기에 이번 상표권 판결이 새로운 난관으로 등장했다.

현재 슈퍼리그 측이 추진하는 방식은 초창기에 구상했던 최고 빅 클럽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더 규모가 크고 열린 리그다. 남자부와 여자부가 모두 존재하며, 남자부는 총 64개 팀이 1부부터 3부까지 승강제도 갖는 방식이다. 유럽 축구경기가 대부분 유료 중계되는 점을 겨냥해 슈퍼리그는 전면 무료 중계가 될 거라는 점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유러피언 슈퍼리그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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