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 브륑커(가운데, 자르브뤼켄). 자르브뤼켄 홈페이지 캡처
카이 브륑커(가운데, 자르브뤼켄). 자르브뤼켄 홈페이지 캡처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바이에른뮌헨 격파로 화제를 모았던 독일 3.분데스리가(3부) 구단 자르브뤼켄이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4강에 진출하며 기적의 크기를 키웠다.

13일(한국시간) 독일 자르브뤼켄의 슈타디온 루드비히파크에서 2023-2024 포칼 8강전을 치른 자르브뤼켄이 보루시아묀헨글라드바흐를 2-1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묀헨글라드바흐의 로빈 하크가 전반 8분 일찌감치 선제골을 넣자 3분 뒤 자르브뤼켄의 모하메드 나이피가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카이 브륀커의 역전골로 자르브뤼켄이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3부 구단 자르브뤼켄은 이제까지 4경기 모두 더 규모 큰 팀을 꺾으며 4연속 이변으로 올라왔다. 이번 포칼에 참가한 3부 구단은 넷뿐이다. 그 중 하나인 자르브뤼켄은 1라운드에서 2부 팀 칼스루어를 상대로 후반 45분 브륀커가 결승골을 넣어 2-1로 승리했다.

2라운드에 만난 건 독일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바이에른이었다. 지난해 11월 바이에른을 홈으로 불러들인 자르브뤼켄은 전반 16분 토마스 뮐러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반 추가시간 파트리크 존트하이머의 동점골로 따라붙은 뒤 후반 추가시간 마르첼 가우스의 역전골로 거짓말 같은 2-1 승리를 거뒀다. 김민재가 선발로 뛴 경기에서 당한 첫 패배였다.

이어 16강에서도 1부 구단 아인트라흐트프랑크푸르트를 만난 자르브뤼켄은 2-0으로 한결 깔끔한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8강전 묀헨글라드바흐까지 잡아냈다.

즉 자르브뤼켄은 이제까지 바이에른 포함 더 상위리그 팀만 4번 만나 매 경기 2골을 넣고 승리했으며, 그 중 3경기는 후반 45분 이후 결승골 또는 역전골로 2-1 승리를 거둔 것이다. 일부러 시나리오를 썼다 해도 믿기 힘들 만한 드라마다.

자르브뤼켄의 4강 상대는 이미 결정돼 있다. 2부 구단 카이저스라우테른이다. 자르브뤼켄보다 역사와 현재 전력 모두 우위에 있는 팀이지만, 이미 1부 팀을 3개 연파하고 올라온 자르브뤼켄 입장에서는 오히려 쉬운 상대처럼 보인다.

샤비 알론소 바이엘04레버쿠젠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샤비 알론소 바이엘04레버쿠젠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김민재(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김민재(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만약 4강전까지 넘어설 수 있다면 결승에서는 현재 전경기 무패 중인 1부 선두 바이엘04레버쿠젠과 2부팀 포르투나뒤셀도르프 중 하나를 만나게 된다.

객관적 전력만 본다면 레버쿠젠 입장에서 앞으로 2부, 3부팀만 만나며 포칼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말이기에 더없이 쉬운 대진이다. 4강에 1부팀이 단 하나만 남은 건 대회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흐름상으로는 바이에른을 잡고 올라온 자르브뤼켄이 애매한 1부 팀보다 더욱 껄끄러워 보이기도 한다.

자르브뤼켄은 심지어 3.분데스리가에서도 4위 이내에 들어 출전권을 딴 팀이 아니었다. 지난 시즌 5위에 그쳤지만, 프라이부르크 2군이 1군과 겹치기 출전 금지 규정에 걸리면서 자르브뤼켄에 출전권이 승계돼 극적으로 나왔다. 그런 팀이 홈에서 상위리그 구단들을 연파하면서 환상적인 한해를 팬들에게 선물했다. 4강전 역시 홈에서 열린다는 건 기분 좋은 요소다.

사진= 자르브뤼켄 홈페이지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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