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힘 디아스(레알마드리드). 게티이미지코리아
브라힘 디아스(레알마드리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스페인 국가대표로 뛰었던 레알마드리드 미드필더 브라힘 디아스가 ‘조부모의 나라’ 모로코 대표팀을 선택했다. 

스페인 ‘마르카’는 12일(한국시간) “브라힘이 모로코 대표팀을 선택했다. 스페인을 기다리지 않기로 한 결정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스페인 축구협회의 입장은 브라힘이 선택한 길을 절대적으로 존중하는 것이다”

1999년생인 디아스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말라가에서 태어나 스페인에서 자란 선수다. 말라가, 맨체스터시티 유소년 팀을 거쳤고, 2016년 맨시티 1군 데뷔에도 성공했다. 맨시티에 완전히 자리 잡진 못했지만 레알로 이적 후 AC밀란에서 성공적으로 경험을 쌓았다. 밀란에서는 꾸준한 출전 시간을 받으며 124경기에 출전했고 18골 15도움을 기록했다. 이를 본 레알은 올 시즌 디아스에게 조금씩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디아스는 주로 주드 벨링엄이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대체하고 있고, 나올 때마다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디아스는 대표팀 선택에 고민이 많았다.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으로 스페인 연령별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1년에는 스페인 성인대표팀에도 차출됐고, 리투아니아와 친선경기에서 데뷔해 데뷔골까지 넣었다. 하지만 이후에는 좀처럼 성인 대표팀에 발탁되기 어려웠다. 2021년 11월 소집을 끝으로 한 번도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중국적자인 디아스는 자신에게 더 적극적으로 구애한 모로코 대표팀에 합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마르카’에 따르면 디아스는 어린 시절부터 디아스와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모로코 개최가 예정된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2026 북중미 월드컵, 포르투갈-스페인-모로코가 공동 개최를 추진 중인 2030 월드컵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제시해 디아스를 설득했다. 

루이스 데라푸엔테 스페인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루이스 데라푸엔테 스페인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반면 스페인 대표팀은 이전까지 크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다른 이중국적자인 안수 파티(브라이턴), 라민 야말(바르셀로나), 니코 윌리엄스(아틀레틱클루브) 등을 대우했던 것과 달랐다. 파티나 야말의 경우 바르셀로나 두각을 드러내자마자 스페인 축구협회에서 나서 빠르게 확보했다. 파티는 스페인과 기니비사우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고, 야말은 모로코 아버지와 적도 기니인 어머니를 두고 있는 삼중 국적자이다. 

스페인 대표팀 내 치열한 미드필더 경쟁도 디아스가 모로코를 선택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디아스는 다니 올모, 윌리엄스, 야말, 마르코 아센시오, 미켈 오야르사발, 페란 토레스, 예레미 피노, 브리안 사라고사 등과 경쟁에서 매번 밀려 선발되지 않았다. 지금 잘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유로 승선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이에 스페인을 떠나 꾸준히 발탁될 수 있는 모로코를 선택했다. 

디아스가 앞으로 어떤 선수로 성장하냐에 따라 스페인 대표팀의 선택도 평가가 갈릴 것이다. 지금까지 활약은 '우상향'이다. 지난 시즌 밀란에서 6골 7도움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고, 올 시즌 레알에서도 4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출전 시간이 점점 늘어나면서 경기 내 영향력도 올라가고 있다. 

※ 윤효용 기자의 ‘미라(Mira) 라리가’는 스페인 라리가의 주요 이슈를 소개하는 연재 기사입니다. 스페인어 'Mira'는 Mirar(바라보다)라는 동사의 명령어 형태로 더 관심 있게 라리가를 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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