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최근 성장을 거듭하는 정호연이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3, 4차전에 나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23인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18일 소집돼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른다.

이번 대표팀 명단 발표를 통해 정호연, 주민규, 이명재 등 3명이 생애 첫 대표팀 발탁의 영예를 안았다. 주민규는 33세 333일 나이로 태극마크를 처음 달아 역대 최고령 대표팀 첫 승선 기록을 새로 썼고, 이명재도 30세에 늦깎이 신입생이 됐다.

정호연은 이번에 처음 대표팀에 들어온 선수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 2000년생으로 2022년에 당시 K리그2의 광주FC에서 데뷔해 이제 프로 3년차다.

그러나 K리그 활약은 다른 선수들 못지 않다.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이순민과 함께 중원 조합을 이뤄 광주가 돌풍 끝에 리그 3위에 안착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승선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K리그1 시상식에서 올해의 영플레이어를 수상했다.

올 시즌에는 더욱 발전했다. 지난해에는 수비적으로 뛰어난 이순민이 있었기 때문에 보다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다면, 올 시즌에는 공격성을 낮추지 않으면서도 후방에서 영리한 위치 선정과 왕성한 활동량으로 공을 탈취하고 전진시키며 광주의 개막 후 2연승을 이끌었다. 10일 치른 강원전에는 상대 역습을 차단한 뒤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 가브리엘의 결승골을 돕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정효 광주 감독이 개막전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순민의 공백을 느꼈냐는 질문에 “혹시 정호연 선수를 안 보셨냐”고 반문하며 “오늘 활약으로 증명한 것 같다. (이순민보다) 뛰어났으면 뛰어났지 못하지는 않다”고 칭찬했다. 이 감독은 2월 초 진행된 K리그 미디어캠프에서도 정호연을 국가대표급 경쟁력이 있는 선수로 평가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표팀 명단에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시절 줄곧 포함되던 이순민 대신 정호연이 이름을 올렸다. 물론 이순민도 대전하나시티즌 이적 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황 감독 입장에서는 더 익숙하면서도 발전 가능성이 뚜렷하게 보이는 정호연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듯하다.

황 감독은 이번에 선수를 뽑은 기준에 대해 “K리그를 관찰해서 현재 경기력이 좋은 선수를 염두에 많이 뒀다. 대표팀은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해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야 하는 팀이다. 코칭스태프가 면밀히 검토해 최종적으로 검토를 내렸다”고 밝혔다.

정호연은 지난 미디어캠프 인터뷰에서 “매 시즌 더 큰 꿈을 꾼다”며 “하루하루 내부 경쟁을 통해 매일 리그 경기, FA컵(현 코리아컵) 경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경기에 나가서 가치를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정호연은 시즌 초반부터 K리그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고, 이번 대표팀 승선으로 지난 시즌보다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사진= 풋볼리스트,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