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다이어(왼쪽), 라이언 세세뇽(이상 토트넘홋스퍼). 서형권 기자
에릭 다이어(왼쪽), 라이언 세세뇽(이상 토트넘홋스퍼).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메기 효과’일까. 토트넘홋스퍼의 주전급 영입 선수가 합류한 포지션에서 오히려 기존 선수들이 맹활약했다.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2-20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를 가진 토트넘이 사우샘프턴을 4-1로 꺾었다. 6일 현재 1라운드 10경기 중 7경기만 진행된 가운데 토트넘이 가장 크게 승리하며 선두에 올랐다.

토트넘 승리의 주인공은 오른쪽 윙어 데얀 쿨루세브스키와 왼쪽 윙백 라이언 세세뇽이었다. 쿨루세브스키가 세세뇽에게 대각선으로 열어주는 패스가 전반 21분 잘 적중하면서 토트넘의 경기 첫 골이 터졌다. 이 공격 루트는 나중에도 계속 작동했다. 쿨루세브스키는 마지막 쐐기골을 득점하면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두 선수의 자리는 공교롭게도 토트넘에서 가장 주목 받는 두 선수가 영입된 곳이다. 토트넘이 영입한 6명 중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선수가 브라질 대표 공격수 히샤를리송과 크로아티아 대표 왼쪽 윙백 이반 페리시치다. 각각 쿨루세브스키와 세세뇽을 밀어낼 것으로 기대 받는 선수들이다.

쿨루세브스키의 맹활약은 반년 전 토트넘에 합류했을 때부터 계속 이어졌기 때문에 새삼스러울 것이 없지만 세세뇽의 경기력은 기존에 보기 힘들었던 긍정적인 요인이었다. 특히 헤딩골을 넣은 것은 마치 새로 영입된 페리시치의 장점을 흡수한 듯해 흥미로웠다. 페리시치는 원래 득점에 치중하는 윙어 출신으로서 윙백 중 최고 수준의 헤딩슛 능력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세세뇽이 시즌 첫 경기부터 그답지 않은 헤딩골을 넣은 것이다.

메기 효과가 연상되는 경기였다. 메기 효과는 청어 여러 마리가 있는 수조에 메기를 한 마리 풀어놓으면 청어들이 도망다니느라 오히려 건강해지고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일화에서 딴 것으로, 적절한 강도의 위협이 생명력을 높인다는 효과다. 토트넘은 첫 경기에서 영입된 선수를 한 명도 선발 기용하지 않았지만, 페리시치에게 밀리지 않기 위한 세세뇽과 히샤를리송에게 밀리지 않으려는 쿨루세브스키의 경쟁력 강화 효과를 본 셈이다.

첫 경기 후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세세뇽을 특히 칭찬했는데, 프리시즌 동안 몸 상태를 향상시키기 위한 치열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이 강조됐다. 콘테 감독은 “세세뇽은 굉장히 잘 훈련해 온 선수다. 특히 부상에서 벗어나는데 초점을 맞추고 많은 노력을 했다. 한두 달 훈련하다 또 근육부상이 찾아오는 문제가 반복됐다. 신체적으로 안정감을 주려 노력했다”고 발전해 온 과정을 간단하게 소개했고, “이반 페리시치를 영입한 것도 좋았다. 이반과 같은 선수에게서 뭘 배울 수 있을지 세세뇽이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리얄 토마스 ‘스카이스포츠’ 기자 역시 세세뇽의 개막전 맹활약은 개인적인 노력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휴가 기간 동안 유명 복싱 트레이너를 고용해 2주 동안 개인 훈련을 했기 때문에 팀 훈련에 완벽한 몸 상태로 합류할 수 있었다. 당시는 페리시치의 토트넘 이적이 이미 결정돼 있던 시점이다.

새 선수가 합류한다고 해서 기존 선수가 부진으로 일관한다면 팀 전력은 강화되지 않는다. 토트넘은 세세뇽과 페리시치의 건강한 경쟁을 유발할 수 있게 됐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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